금강고려화학(KCC)이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접수를 통해 그룹 경영권을 장악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단순히 확보된 지분률만을 따지면 현대그룹이 KCC 계열로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매입의 적법성과 현정은 김문희 여사의 숨은 지분, 현대차 및 현대중공업등 범 현대가의 지분행사등이 변수로 남는다.
◇현대그룹 경영권은 누가=그동안 누누히 현대그룹의 대주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임을 밝혀 온 KCC는 이날 경영권 행사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부정하지 않았다.
특히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등 그룹 경영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고주석 KCC 사장은 "그룹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아직 모르는 만큼, 경영 문제를 추후 협의해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미래에 발생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현대그룹 회장이다 아니다 하는 부분은 이후에 논의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고 사장은 지난 12일 임직원들에게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는 이메일을 통해서도 주주로서의 책임에는 경영진의 비정상적인 경영활동을 견제할 책임과 함께 이를 교체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하며 현대그룹이 일부 경영인들에 의해 좌초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었다고 전해 경영권 행사를 강력히 피력했었다.
실제 일각에서는 KCC 인사의 현대그룹 경영권 장악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KCC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이 현재 KCC그룹도 명예회장 직을 맡아 경영일선에서 한걸으 ㅁ비켜 서 있는데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하겠느냐"며 정 명예회장이 아닌 KCC 내부 다른 인사의 현대그룹 회장 등극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KCC측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 및 정몽준 의원과 향후 경영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범 현대가와의 추후협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현대그룹 편입 가능한가=공정거래법상 계열편입 조건은 ▷특정 주식 취득자와 그의 지배회사, 계열사 지분이 전체 주식의 30%이상 되면서 동시에 최대주주인 경우와 ▷임원 겸임과 인사권 행사, 채무보증 및 거래·대차 관계 등으로 지배관계가 명확히 인정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KCC의 발표대로, 정 명예회장을 비롯한 KCC 계열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과 범현대가의 지분이 모두 50%를 상회한다면 현대그룹도 자연히 KCC로 흡수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과 KCC, 고려시리카가 펀드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집하는 과정에서 지분신고를 행하지 않아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다.
증권거래법상 5%이상 지분을 신규로 매입한 경우, 혹은 10%이상 주요주주 및 임원은 변동사실을 5거래일 이전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 측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사모펀드 지분 12.82% 뿐만 아니라 뮤추얼펀드 지분 6.96%까지 의결권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KCC는 우호지분을 포함, 50%이상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확보했으며 공식 지분은 44.39%라고 밝힘에 따라 20.69%의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지분율이 현회장측을 밑돌 수도 있다.
하지만 의결권제한은 실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이해당사자들간의 법적 효력의 영역이지 감독당국이 직접적인 조치를 내릴 사안은 아니라는 만큼 KCC가 현대그룹을 장악했다는 대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재편 시나리오=KCC가 현 회장을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만 인정한다고 언급한 부분과 정 명예회장이 현대상선 지배구조 취약을 이유로 지분을 추가 취득한 부분 등을 감안, 현대그룹 재편에 대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일단 도덕적 비난 등을 염두한 KCC는 현 회장을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으로서만 인정하되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은 직접 나설 가능성과 현대엘리베이터 자체를 계열분리 하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대그룹이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선은 전자 쪽에 더 큰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현대엘리베이터를 분리해 현 회장에게 주는 대신 엘리베이터가 가지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을 인수해 상선을 중심으로 현대 그룹을 재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한편 KCC가 이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며 대북사업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현대아산을 그룹에서 떼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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