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밴드) 심리탐구, 사람들
아침에 눈을 뜨며 휴대폰 신문기사의 헤드라인을 읽고, 10여개의 밴드를 검색한다. 심심풀이 내가 포스팅(Posting, 글올리기)한 것에 대한 댓글, 새로 올라온 것들을 읽고 대응한다. 말하자면 온라인상의 아침인사인 셈이다.
합치면 수만명이 됨직한 밴님 (밴드손님)들의 성격은 다양하다. 일단은 기본적인 질서와 예의를 존중하고 시작한다.
배드에는 규모에 따라 총괄과 몇몇리드가 있고, 지역리드(지역장)로 나누어 진다.
대체로 리드들은 조용히 질서유지에 힘쓰는 편이다. 그러나 지역리드들의 활동은 활발하다. 처음부터 그랬으니 지역장이 되었을테고, 지역회원이 많아야 자체 모임도 갖고, 보람도 느낀다.
광범위한 지역의 회원으로 이루어졌음에도 취향따라 끼리끼리 뭉쳐지는 분위기를 볼 수 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친분을 강화하려는 사람, 조용히 포스팅만 계속하는 사람, 포스팅없이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 댓글도 없이 얼굴표정만 눌러주는 사람, 나거네가 시장통 스쳐가듯 흝어보며 곧장 사라지는 사람...
그중 떠들썩하게 자신을 내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결력이 강하다. 세상살이가 그러니 은근히 돈자랑, 자식자랑, 먹거리 자랑을 이어간다. 그러면서 뒤질세라 인연을 강조하고, 행복의 생각을 공유한다.
어째든 세상살이 꽃길 걷자는 이부류에 구독자 수는 으뜸이다. 동참일까? 아니면 부러움의 공유? 알수가 없으나 세상은 그게 대수이니 말이다.
이런덴 인문학이 대세여서 시인이나 수필가, 그리고 전문인들은 조용히 자신의 글만 써놓고 빠진다. 니들이 알아서 평가하라는 식이다. 아쉽지만 재능기부라는 생각을 해버리면 고마운 일이다.
의외로 순열정파들의 인기가 높다. 그날의 일꺼리나 노후의 전원생활, 심지어 투병기까지 솔직담백하게 글쓰는 그들에겐 맞춤법이 틀려도 그게 매력으로 남는다.
그중에서도 제일 호응을 많이 받는 사람은 역시 부지런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아니 새벽에 일어나 글을 올리고, 텃밭을 둘러보듯 구석구석 다니며 댓글을 달아댄다. 내용의 좋고 나쁨을 떠나 그게 다 품앗이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솔직히 그 구체적 기능도 제대로 모르겠다만 SNS류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트, 네이브 유튜브, 카카오톡...
비싼 밥먹고 바쁜세상에 뭐하는 짓거리냐면, 그래도 사람들은 직접경험을 통하여 얻지 못한 것들을 그러한 간접경험을 통해 습득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언젠가 자료를 보니 우리나라에서 SNS 회원이 제일 많은 사람이 그 유별난 이외수 작가라고 하였다. 그래도 온라인상이나마 친구가 많다는건 자랑거리다.
요즘은 지탄받는 정치인들도 많은 회원을 확보하는걸 보면 그들은 나처럼 욕을 퍼붓지는 않는 모양이다.
글을 올리는데도 마음은 다소 불안하다. 부족하거나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남는다.
60대 중반 어느 남자의 고백이 가슴에 들어왔다.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하고, 꾸준히 홀로 세상배움의 길을 걸어왔단다.
지금도 아픈 아내를 대신해 살림을 살며, 거의 매일 글을 올리는 그는 이제 여러방면에서 전문가 수준이었다.
꽃길을 걸으며 행복을 누리자.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누리는 꽃길의 뒤안길에는 희생하고 수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먹거리를 생산한 농어민, 탈것을 만든 기술자, 입고 즐길꺼리를 만든 근로자들, 함께 하지못하는 어려운 사람들 ...
그들에게 감사하고 배려하려면 내 행복의 모습이 변형될지언정 그래야겠다는 생각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모님 산소에 도착해서 같이 내린 사람들을 볼때마다 저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홀로 이곳을 찾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분명 무엇인가 그리움과 아쉬움(부족함)이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아직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어느 가수의 노랫말처럼 미련 남기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