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 소나무 숲에 자리한 신동엽 시비 「산(山)에 언덕에」
부여를 찾는 관광객 중에서 신동엽시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관광안내도 한 번 정도 본다면 신동엽에 시인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의 생가와 그의 시비를 찾아볼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부여읍에 가면 중심에 계백장군 동상이 서 있는 부여읍 사거리에서 백마강 쪽으로 가다 백제대교 못 미쳐 왼쪽으로 KBS송신소 가는 길로 들어서면 소나무 숲 사이에 그의 시비가 있다. 자동차는 그 앞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시비에는 그의 시 중 가장 서정적인 시 「산에 언덕에」가 새겨져 있다.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 곳에서 신동엽 시인의 시를 음미하고 생가로 갔다. 신동엽의 생가는 부여읍 사거리에서 백마강 쪽으로 가며 오른쪽 첫 번째 골목길로 돌아 내려가다 보면 보훈회관이 있고, 바로 그 왼쪽에 옛집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한때 남의 소유가 되었던 것을 미망인 인병선 시인이 다시 사서 옛날의 모습을 찾아 놓았다. 복원 당시는 신동엽 시인이 살던 때 그대로 초가였으나 이제는 기와로 바뀌었는데 관리에 대한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신동엽시인은 1930년 부여에서 태어나 1969년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단국대 사학과 및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했고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시(長詩)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大地)」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그는 시작 활동을 통하여 강렬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민족의 전통적 삶의 양식이 역사의 격동 속에 붕괴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민중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역사와 현실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그의 시적 탐색은 현실에 대한 저항적인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특히, 동학혁명을 주제로 하는 「금강」은 서사시적인 전환을 통해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시낭송을 하면 가장 많이 낭송되는 시 중의 하나인 「껍데기는 가라」는 국민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다.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첫댓글 작년에 다녀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