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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동감(同感)
방송일: 20050803
동영상 : 줄거리:
극본 김 수 진
씬1/ 포장마차 안(N/ENG)
정민,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는데
손님 하나뿐인 한가한 분위기.
정민 (자리잡고 앉으며) 아줌마~ 여기 우동 하나 주세요~ (모션 취하며) 국물 많이~ 뜨끈하게~ 알죠?
정민, 젓가락 뜯으며 신나하는데
어디선가 우울한 BG (Another Day?)와 함께 들려오는
나지막한 남자의 나레이션 소리.
(BG는 계속 은은하게 흐르게..)
정민, 귀기울이고 듣는 듯.
남자 (우울한) 그녀와 함께하면 항상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는데.. 그녀의 주변은 항상 빛이 나곤 했지..
정민, 듣다가 피식 웃는데 우동 나오고.
그때 계속 이어지는 나레이션.
남자 실수투성이에, 나이에 안맞게 유치한 구석도 많았지만..난 너무 사랑스러..(점점 뒤가 흐려지는)
정민, 듣고 있다가
정민 (주인에게) 아줌마~ 라디오 좀~ 잘 안나오네~
주인 (의아한 듯) 라디오 안 켜놨는데요..
정민 (의아) 에? (하곤 소리났던 쪽 보는데)
남자, 술취한듯 중얼거리는 소리 들리고
정민 ‘그런가보다’ 하곤 우동가락 입에 밀어넣는데
남자 (흥분해서) 나한테두 시간을 달라구! 난 내가 어떤 놈인지, 내가 어떤 맘인지 보여주지도 못했어~ 적어도 그럴수 있는 시간만큼은 나한테 줘야 하는거 아냐?
정민, 그 말에 먹던 우동 우루룩 쏟아내는데서
TITLE 동감 (同感)
씬2/ 여자원룸(N)
윤아, 들어서는데 식탁에서 밥 먹고
일어서는 동직과 치우는 지영.
동/지 어. 왔어?/ 어, 윤아야. 밥 안먹었음..
윤아 (OL) 밖에서 먹었어.. 정민씬.. 안왔어? (침실로
들어가며)
동직 어. 아직. (동직 나가려 현관쪽으로 가고)
지영 어제 보니까 정민오빠 핼쓱하던데 무슨 일 있어?
윤아, 그 말에 다시 나오는데
동직 글쎄~ 요즘 무슨 고민 있는지 잠도 잘 못자구 밥 먹는것도 시원찮고.. (갸웃) 여름타나...? (가는)
지영, 그 말에 윤아 눈치 살피는데
윤아, 터벅터벅 쇼파쪽으로 가서 기댄다.
지영, 다가와 살피는데 윤아, 영 힘이 없나보다.
지영 (편들어주듯) 참.. 정민오빠두..이거 뭐 돼지 앞에서 코 까겠다는 거야? 진짜 힘든 사람이 누군데~
윤아 (희미하게 웃으며) 많이 힘들꺼야.. 정민씨두..
지영, 윤아 빤히 보는데
윤아 (담담한) 그 사람한테.. 미자.. 아직 안아물었거든.. (피식 웃으며) 근데.. 나까지 이렇게 나오니..나보다 더 힘들지도 몰라.. 다 알면서 이러는 나도.. 참.. (쓸쓸히 웃음짓는)
지영, 말없이 윤아 등 쓸어주고
지영 (윤아 보다가 멍해지며 E) 너만 힘들꺼라 생각했었는데.. 그래.. 정민오빠도 많이 힘들겠다..
씬3/ 녹음실(N/ENG)
녹음 끝난 듯 성우들 부스에서 나온다.
현우 수고하셨습니다~
성우 네~/지피디님도 수고하셨어요~
민지 (조심스럽게) 저기.. 내일 더빙은 영진 선배 안 계시면 안되는 건데..
그말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 가라앉는
현우 아...그렇죠.. 아직도 연락안되나요?
민지 (끄덕끄덕) 하루종일 연락했는데..전화도 안 받구.
미자와 현우,리액션 애매한데
동균 제가 계속 연락해보구, 정 안되면 다른 사람이라도 한번 연락해볼께요..
다들, 별말 못하고 있는데
원준 (분위기 바꾸려) 아직 밖에 비오나? 우리 비오는데 동동주 한잔 어때? (둘러보며)좋지? 좋지?
현우랑 미자, 그냥 미소만 짓는데
승태 (원준 툭 치며) 그렇게 눈치가 없냐~ (현우랑 미자 턱끝으로 가리키며) 두 사람 생각도 좀 해줘야지~ 한참 둘이서만 있고 싶을 때 아니냐~
미자 (웃으며) 현우씨랑 저..안 그래요..
원준 (짖궂게) 캬~ 또 이 새로운 커플땜에 방송국근처 술집들 장사좀 되겠네~ 지피디 넘보던 여자들 단체로 맘 달래야 되는 거 아냐?
성우들 웃고, 미자 현우 민망한.
승태 그럼~ 얼른들 정리해야지~(미자 가리키며) 얘한테 잘못 걸려 인생 종치는 애들 여럿봤지..킥킥..
현우, 민망하게 웃으며 미자 보는데
미자 표정 살짝 어둡다.
현우, ‘왜 그러지?’ 표정.
씬4/ 포장마차(N/ENG)
우울한 고정BG는 계속 흐르고 있다.
술취한 남자에게 우동그릇 쓱 들어오면
남자, 고개 드는데 영진이다.
정민 (영진보고) 비올땐 우동이죠.. (씩 웃는)
영진, 그냥 고개 푹 숙이자
정민, 옆에 앉는다. (Bar 처럼 나란히)
정민 (우동 그릇에 젓가락 꽂아주며) 보아하니 속상한일이 있으신 것 같은데.. 이런다구 해결 되나요?괜히 내일 머리만 뽀개져요~
영진 (서글픈) 당신이 내 맘을 알..
정민 (OL) 알죠~ 나도 삼년은 족히 먹을 술, 하루동안 다 마셔보기도 했는데.. 해결 안되더라구요.. 생각만 더 간절한게.. (정민 쓸쓸히 웃고)
영진, 물끄러미 정민을 바라보다
정민 (담담하게) 차였구나 싶은 순간.. 입대영장 받던 날이 생각 나더라구요.. 빼도박도 못하고 한 삼 년은 고생하겠구나 싶은게.. (정민 쓸쓸한 표정으로 술잔 만지작거리는)
그러자 영진, 옆쪽에 놔뒀던 워크맨
(그것도 꽤 큰 구식디자인 워크맨)
버튼 누르면 BG 스톱된다.
영진 (진지) ..사랑을 아는 눈을 갖고 있네요.. 진정한 사랑을 해본 그런 눈..
정민 (영진보고 한번 웃어주고) 그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데 어째요~ 물러서야지.. 군대오라는데 가야죠. 남잔데...(정민 혼자 피식 웃는)
영진 (정민 바라보며) 너무 감동적이예요.. 흑흑.. 지금 말한거 나중에 좀 적어주면 안돼요? 그거 보면서 울게.. 흑흑.. (정민에게 무너져 우는)
정민, 거둬내지 못하고 그냥 토닥여준다.
씬5/ 미자방(N)
미자, 침대에 누워 전화통화 중인데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현우 (F) 왜.. 대답이 없어?
미자 ..그냥.. 피곤해서..
현우 (F) 그래? 그럼 어서 자..
미자 ..자기두 잘자~ (끊고 핸드폰 보며 E) 현우씬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다..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다 알게 됐는데... 난 사귀기 전부터 이런 게 제일 신경쓰였었는데.. 역시 괴로운 건 여자쪽이다..
미자, 발작하듯 벌떡 일어나더니
미자 아우.. 더워..
미자, 방바닥으로 내려가서 벌러덩 눕는다.
씬6/ 거실(N)
불꺼진 거실, 갑자기 할머니방과 부록방 문이
동시에 드르륵 열리더니 좀비처럼 걸어나오는
할머니셋과 우현, 부록.
다섯, 각각 거실 바닥에 자리를 잡고 눕는다.
잠시후, 동시에 몸을 한번 뒤집더니
일동 (힘없이) 하아... 덥다..
그러자 가족들, 일제히 우현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우현, 리모콘 누르자 울리는 에어콘 작동 소리
가족들 표정 행복하게 변한다.
씬7/ 포장마차(N/ENG)
정민과 영진, 둘다 기분좋게 취한 상태.
영진 (울분) 그러니까~ 내가 말이죠~ 딱 멋진 프로포즈를 준비하구 있었는데~
정민 (맞장구) 그럴 때 꼭 왠 놈이 하나 끼어들죠...
영진 (끄덕끄덕) 당신이 뭘 좀 아는구만~ 생긴 건 허여멀건 하구 삐~쩍 키만 큰 그놈이! 끼어든거다 이거야~
정민 (씩 웃으며) 나도 그런 놈 하나 아는데..
영진 (다시 우울해져 가슴 부여잡으며) 나.. 지금 여기가 너무 아파요.. 무슨 병 있는 거 아닐까??
정민 (끄덕) 아프죠~ 엄청 아프죠~ 그걸 엇다 비교하겠어요..
영진의 빈 술잔에 술 따라주고
둘 같이 술 들이키고는 나란히 하늘보며 한숨.
씬/ 집 외경 (D)
씬8/ 거실(D)
에어컨 계속 가동되고 있고 가족들 하나같이
에어컨 바람 나오는 쪽에 모여자고 있다.
영옥 (누워서) 아.. 왜 이렇게 더워.. 사돈.. 거 에어콘 좀 봐봐..
우현, 부스스 일어나서 에어컨 송풍구쪽에 손대보곤
우현 (부시시) 더운 바람 나오는데..
그러자 가족들 누운채로 꾸물꾸물,
에어컨 바람 안오는 쪽으로 이동한다.
씬9/ 남자원룸(D)
정민, 머리 잡고 나오는
정민 (아파서) 아이고 머리야.. .크으..
정민, 식탁위의 물 벌컥벌컥 들이키고 보니
식탁에 얌전하게 차려져 있는 밥상.
그때 하품하며 나오는 동직.
동직 (하품) 하아암~ 너 어제 몇시에 들어왔냐?
정민 (물 마시며) 한시 좀 넘어서..
동직 (다가오다 코 막고) 아우.. 술냄새~ 작작 좀 마셔라. (하다 차려진 밥보고) 어? 지영이 왔다갔나?(냄비 열어보고) 뭐야~ 나 오징어 싫어하는 거 알면서 왠 오징어국이냐? (정민보고) 야 너 오징어 좋아하지? 너나 먹어라~ (냄비 밀어주고)
동직, 화장실 쪽으로 가고
정민 (냄비보고 갸웃하다) 윤아씬가..
씬10/ 원룸 엘리베이터(D/ENG)
윤아,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멍하게 걸어오는 정민본다.
윤아, 정민에게 손 흔들어도 정민 생각에 빠져
눈치도 못채는 분위기.
윤아, 힘없이 흔들던 손 스륵 내리며
윤아 (E) 당신이 그러니까..나도 힘 빠져..
그제서야 정민, 윤아 알아보고
정민 어..윤아씨..
윤아, 애써 웃어보이고.
씬11/ 녹음실(D)
현우, 콘솔앞에 앉아있는데 미자 들어오고.
현우 (반갑게) 왔어?
미자 (힘없는) 응..
현우 (미자 안색 살피며) 얼굴 안 좋네..무슨일 있어?
미자 그냥..더워서..
현우, 더 물어보려는데 성우들 들어오고.
승태 (동균보며) 왔대? 연락된거야?
동균 (고개저으며) 아뇨. 계속 전화 안 받길래 어쩌나 했는데..오늘 오다가 봤어요..
원준 상태..괜..찮디?
민지 (고개 설레설레) 완전..
하는데 영진, 예의 그 슬픈 BG와 함께
안타까울 정도로 초췌한 몰골로 등장한다.
모여있는 성우들 길 터주자 영진, 천천히
회의실 쪽으로 걸어가다 미/현쪽을 본다.
현우 (당황) 영진씨.. 저기..어제는..
영진, 대답없이 회의실로 들어가 버리고
미/현 살짝 민망해하는데
승태 (어이없는) 어떻게 저 BG는 바뀌질 않냐?
원준 접때 은미 선배한테 들이댔다가 완전 까였을때두 저 노래더만.. 거 BG를 깔려면 좀 업데이트 좀 하구 그러든가.. 진짜....
사람들, 살짝 어이없어들 하는.
씬12/ 남자원룸(D)
지영, 식탁쪽으로 가서 냄비 열어보고는
지영 (흐뭇) 맛이 괜찮았나 보네..
지영, 이번엔 침실쪽으로 가보는데
뱀 허물벗듯 입구부터 차례대로 하나둘
떨어져있는 옷가지들.
지영 (옷 주으며) 정민오빠 옷이네? (하다 냄새맡아보고) 아으.. 술냄새..
지영, 옷가지 챙겨서 욕실쪽으로 던져놓고
책상 위에 흐트러져 있는 서류들 정리한다.
지영 무슨 어지르는 사람 따로있구, 치우는 사람 따로있나~ (하다 혼잣말) 그래.. 우리 윤아가 사랑하는 사람인데.. 내가 이 정돈 해줘야지..
//욕실에서 열심히 손빨래 하고 있는 지영
지영 (손빨래 하며) 그래..이게 윤아 도와주는 거지 뭐..
씬13/ 거실(D)
더운 한낮, 할머니들 부채 부치며 수리기사 재촉중이다.
혜옥 (안달난) 빨리 좀 안돼요? 더워 죽겠네. 증말~
기사 (돌아보곤 미소) 할머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혜옥 (어이없어) 어머..아저씨..지금 나보구 할머니라 그랬어요? (영옥한테 붙으며) 언니..방금 들었어?
영옥 (혜옥 내치며) 아..그 입 좀 다물어~ 안그래도 더워죽겠구만 정신 사납게..
혜옥, 삐지고.
기사 (손 털고 일어나며) 아유..이거 냉각핀까지 문제구.. 아예 새로 사시는 게 더 싸겠는데요..?
영숙 그러게 새벽부터 그렇게 디립다 틀어놓는데 고장이 안나구 배겨? (혜옥보고) 니가 끈대매~ 니가~
혜옥 날 믿우? 진짜...
영옥 (화난) 내 그 할망구가 통 크게 놀 때 알아봤지~ 쓰지도 못할 걸 넘기면서 뻐기기는.. 어후..
씬14/ 정민 사무실(D/ENG)
정민, 머리 아픈지 의자에 기대있는데
못듣던 전화벨이 울리고.
정민 일단 자기 전화를 받아보는데 아니다.
그런데 계속 울리는 전화벨, 정민 소리따라가다
가방 열어보는데 처음보는 핸드폰이 들어있다.
정민 (일단 받고) 여보세요?
영진 (F) 아..저 죄송합니다만..제 핸드폰 갖구 계신가요..?
정민 네..이게 왜.. (하다 생각나는) 아.. 어제 포장마차.. 좀 괜찮으세요?
영진 (생각난 듯 F) 아.. 안그래도 어젠 너무 감사해서 꼭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되네요..
정민 아유.. 무슨 인사까지..
영진 (F) 그래도 그런게 아니죠.. 어떻게 식사라두..
정민 (부담) 아뇨.. 괜찮습니다..
영진 (힘없이 F) 하긴.. 누가 저 같은 놈이랑 같이 밥을 먹고 싶겠습니까.. 흑.. 그녀도 그래서 절.. 흑..
정민 (미안한) 저기.. 그러면 저녁때 어제 거기서 가볍게 술 한잔 어떠세요?
영진 (울음 그치고 코 팽~풀며 F) 괜찮으시겠어요?
정민 네..괜찮습니다..그럼 도착하시면 전화주세요..네..
정민, 끊고 물끄러미 전화기 바라본다
정민 에으.. 그놈의 사랑이 사람 여럿 잡는구만.. (속 쓰린지 배 어루만지는)
씬15/ 거실(D)
선풍기는 돌고 있고, 혜옥 열심히
부채질 해주고 있다.
영옥 아우.. 고물 에어콘 그거 하나 있는거 없는거 차이가 이렇게 나니 원..
우현 그러게요..
혜옥 (부채질 하며) 아홉, 열! 자~ 다시 가위바위보해~
우현 귀찮아하며 가위바위 보.
혜옥 또 혼자 졌다.
혜옥 (자기 손 탁탁 때리며 짜증) 어후~ 왜 난 맨날 져~ 짜증나게~(다시 부채질 하는) 하나, 둘..
영숙 지가 맨날 똑같은 거 내는건 모르구.. (픽 웃는)
영옥, 가만히 앉아있다가
영옥 옛날엔 참 얼음두 귀했어.. 그저 더울 땐.. 그 얼음... 새끼줄루다가.. (제스추어) 사와갖구는 디리 깨서 수박 화채 해먹는거.. 그거 이상 없었잖냐..
영숙 (기억나는 듯 끄덕이는) 또 왜 세숫대야에 물 받아서 발담그구 할때.. 한참을 있다가 손으로 쓱쓱 문질러보면 때가 국수발처럼 술술 나오는게~
영옥 왜~ 밤에 여자들끼리 모여서 개천가서 멱감구 그랬잖아~
영숙 (웃으며) 그랬죠.. 온몸이 엿처럼 끈끈한데도 대낮엔 남자들 멱감는다구 개천 근처에도 못갔잖아요
혜옥 (맹) 왜? 난 구경하러 갔었는데~?
혜옥, 언니들한테 쥐어박히고, 할머니들
킥킥대며 웃다가
영옥 아유.. 웃으니까 더 덥네.. (혜옥보고) 뭐하냐? 마저 안부치구~
혜옥, 툴툴대며 부채질 해주고.
씬16/ 방송국 화장실 + 회의실 (D)
미자, 개인공간에서 문 열고 나서며
미자 (힘없이 NA) 감추느라 고생할땐 차라리 밝혀지면 맘 편하겠다 싶어도 막상 밝혀지고 나면.. 더 복잡해지고 답이 안보이는게.. 사내연애다...
그러다 거울보던 민지랑 눈 마주치고
미자, 웃어보인다.
미자 너넨.. 어떠니? 너희 사귀는건 이제 다들 알잖아..
민지 (알겠다는 듯) 하긴.. 선배두 신경쓰이겠다.. 사내연애라는게 막상 해보니까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미자 (동감) 그지? 사람들 반응들도 부담스럽구..
민지 언니넨 그나마 많이들 모르니까 다행이죠.. 전 요새 피디들만 만나면 하나같이 결혼얘기만 꺼내는데.. (씁쓸한 듯) 정작 동균씨랑은 결혼 얘기도 안해봤는데..
미자 동균인 뭐래? 아무말 안해?
민지 (절래절래) 글쎄요.. 사람들이 결혼얘기하면 그냥 웃어넘기는게.. 무슨 생각이나 있는 건지.. 저두 요즘엔 그게 젤 걸려요.. 솔직히 이런 얘기까지 나오다가 둘이 잘못되면 괜히 여자만 일하기 힘들어지구.. 가끔보면 나만 걱정하는 거 같은게..
미자 (손 씻으며) 그래.. 남자들은 잘 모르지..
미자, 복잡한 심경의 표정에서 얼굴 옆쪽으로
돌리면 그대로 회의실에 앉은 현우쪽으로 컷 이동.
//회의실
현우, 잡지보며 이것저것 얘기 중인데
미자, 그런 현우 옆얼굴본다.
미자 (NA) 처음.. 현우씨랑 사귀기로 결심했을 때 언젠간 모두에게 알려지게 될꺼라 각오는 했었다. 그치만 이런 느낌일 줄은 몰랐다. 답답하고, 불안하고...
현우 (잡지 넘겨보다) 어. 자기가 보고싶다던 뮤지컬팀 내한공연한대~ 이거 보러가자~ (들떠보이는)
미자 (E) 무엇보다 나 혼자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 같아서.. 더 불안하다..
현우, 미자가 아무대답없자 쳐다보고
현우 표정이 왜 그래?
미자 (피하는) 그냥.. 피곤해서..
현우 그냥 피곤한 게 아닌데? 무슨일때메 그래?
미자 (살짝 짜증) 그냥 피곤해.. 그냥..
현우, 미자 걱정스레 보는.
씬17/ 남자원룸(D) - 몽타쥬
//지영, 옷 짜서 탁탁 털어서 널고,
//반찬도 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정민이 와이셔츠도 다 다려놓는.
지영 (와이셔츠 옷걸이에 걸어놓고 탁탁 펴주며) 다 됐다..(씩 웃고)
씬18/ 거실(D)
할머니셋과 우현, 더워서 지친 표정이다.
영옥 (옆에 놓인 선풍기 끌어다 바람 쏘이는데도) 아유.. 더덥네.. 더 더워..
혜옥 (지쳐서) 우리..물 받아다가 발이나 담글까?
영옥 (지친) 그러자.. 저기..사돈..
우현 (눈까지 풀려 돌아보며) 네에?
영숙 (상태보고 안되겠다 싶은) 아유..됐수..
우현, 지쳐서 뒤로 벌러덩 드러눕자
할머니들도 다같이 뒤로 벌러덩.
영옥 더울땐.. 그저 가만~히 있는게 젤이지..
영숙 맞아요..움직이면 더 더워.. 어이구 시원하다.
//시간경과
부록, 더위에 지쳐 헤롱대며 들어선다.
부록 다녀왔습니..헉!
거실에 이리저리 제멋대로 눈감고 누워있는
가족들.
부록, 혹시 더위먹고 쓰러진건가 싶어
부록 (이 사람, 저 사람 깨워보며) 아니.. 어머니, 이모~ 처남~
영옥 (누운채로 조용히) 말 많이하면 더워.. 아범두 어서 옷 벗구 누워..
영숙 (누운채로) 그래..여기 바닥이 시원해서 등짝이 호강해..
영옥 사돈.. 그래도 밖에서 보면 뭐하니까 커튼이라도 좀 치지..
우현, 누운채로 커튼 찍찍 잡아당겨서
커튼 치고는 힘든지 한숨 푹.
부록, 이리저리 쳐다보다 슬쩍 옆에 드러눕는다.
씬19/ 식당+레코드 점+차안+동네일각(D/ENG)
//식당
밥 먹고 있는 두 사람.
현우 뭔가 얘기하는데 미자 계속 생각에
빠져있다.
미자 (수저 뜨는 둥 마는 둥 NA) 사내연애에는 동료들이 짠 진행표가 따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정작 당사자들의 템포와는 전혀 상관 없는 자기들만의 진행표...
//레코드 점
현우, CD고르며 미자에게 이것저것 얘기하는데
미자 여전히 생각에 빠져있다.
미자 (건성으로 듣는 모습 NA) 때때로 그들의 진행표와 어긋날때면 그들은 음험한 수근거림으로 당사자들을 옥죄어온다. 만약 둘사이에 문제라도 생길라 치면 그 진행표를 못따라간 죄값을 톡톡히 치루게 된다.
//현우 차안
미자, 집앞에 도착했는데 여전히 생각에 빠진
미자 (NA) 그 죄값의 최악은.. 헤어짐.. 그들은 그 이후의 수순에 대한 진행표도 갖고 있다. 여자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 그 진행표의 첫 순서다.
현우 뭐야~ 내 얘기 듣구 있어?
미자 (그제서야) 응? 뭐?
현우 (의아) 무슨 일 있어? 어제부터 하루종일.. 물어두 대답도 없구..
미자 (말하기 힘들다) 자기는 몰라..
현우 모르긴 뭘 모르는데? 말해봐~
미자 (힘들어) 자긴 사람들이 우리 사귀는거 알게된 게 아무렇지 않어? 난 너무 불안해... 자기도 잘 알잖아.. 이러다 잘못되면 여자만 손해보는거.. 무슨 죄인처럼.. 직장도 옮기구, 연락도 끊구..
현우 (피식 OL) 그래서.. 옮길 직장은 알아봤어?
미자 (잉?)
현우 (장난스럽게) 아니 잘못되면 자기두 직장 옮겨야 될거 아니야~ 다른데 알아봤냐구~
미자 누가 지금 그렇대? 만약에..
현우 (아무렇지 않은 듯) 뭘 걱정해~ 만약에 우리 헤어지면 내가 옮기면 되잖아~
미자, 현우 쳐다보는데
현우 헤어지면 내가 옮긴다구.. 만약에 우리 헤어지면..
미자 (살짝 짜증난 OL) 그만해! 듣기 안 좋아..
현우 (미자보고 웃으며) 거봐... 듣기싫지? 난 그런 얘기 입에 담기도 싫어...
미자, 조용히 듣고 있는.
현우 자갸~ 우리.. 지금 서로 사랑하구 잘 지내고 있잖아.. 왜 지레 겁먹구 힘들어해..? 바보 같이..
미자 (미안함에 현우 바라보고) 현우씨..
현우 (미자 머리칼 넘겨주며) 나랑 같이 있잖아.. 자길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지현우랑 같이 있잖아~
현우, 미자를 안아준다.
미자 (안겨서 NA) 난 하루종일 다른 사람들의 먼 시선에 신경쓰느라 정작 눈앞의 현우씨를 보지 못했다..
현우 (미자 끌어안은채로 짖궂게) 으이그.. 바보야..
미자 (픽 웃으며 E) 그래.. 사랑한다면 겁쟁이가 아닌 바보가 되야한다..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
// 차 밖
미자, 현우에게 손흔들곤 걸어온다.
웃음기 서서히 사라지는 미자의 얼굴 위로
미자 (NA) 그치만.. 세상엔 두사람의 사랑만으론 풀리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다. 난 조금씩 그 세상으로 다가가고 있다. 막막하긴 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내 손으로 모든 걸.. 아주 잘~ 풀어갈거다.
비장해지는 미자의 표정에서
씬20/ 거실(N)
가족들 다같이 누워있다가
영옥 (조용히) 바닥 데워졌으니 옆으로 이동..
그말에 가족들 옆으로 굴러 이동해서
다시 드러눕고.
그때 울리는 초인종.
우체 (OFF) 등기요~
영옥 오늘 꼭 안 받으면 안되는 등기 있냐?
가족들 여전히 누워서 절레절레.
우체 (OFF) 아무도 안 계세요? (혼잣말) 최부록씨~ 최부록씨~
영숙 아, 조카. 조카 이름 부르잖아.. 나가봐..
부록 (귀찮은) 에이.. (살짝 일어나려다 다시 누우며)
아쉬우면 지네가 독촉장 보내겠죠.. 귀찮게 뭘
가족 그래.. 뭐../그래요..냅둬요..
씬21/ 원룸 로비(N/ENG)
지영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정민, 고개 떨구고 터덜터덜 걸어온다.
지영, 그냥 서서 안쓰럽게 바라본다.
정민, 쭉 걸어오다 서있던 지영한테 부딪히고.
정민 (그제서야 보고) 어.. 지영아..
지영 (정민 깃 바로잡아주며) 앞 좀 보고 다녀~ 다른 사람들도 잘생긴 얼굴 구경 좀 하게~ 올라가~
지영, 나가고 정민, 한숨한번 크게 내쉰다.
씬22/ 남자원룸(N)
정민, 들어와보니 집안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게다가 깨끗하게 빨아서 널어져있는 정민 빨래들.
냉장고에 채워진 반찬, 빳빳하게 다려진 와이셔츠.
정민, 와이셔츠 만져보다가 씩 웃으며
정민 윤아씨구나.. 나 때문에 수고가 많네..
와이셔츠 냄새 맡아보다
정민 (피식) 냄새 좋다..
그때 울리는 영진의 전화벨소리.
씬23/ 포장마차(N/ENG)
영진과 정민,둘다 기분좋을 정도로 취한 상태.
영진 (멋진 척) 전 다 이해한단 말입니다..그녀가 절 떠나서 그 키만 멀대같이 큰 그 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다 이해한다구요.. 그래서 멋지게 보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흑흑..
정민, 말없이 술잔만 같이 기울여주고.
영진 물론.. 부담스러울수 있어요.. 나 사회에서 성공했구 모아놓은 돈도 많거든요.. 하지만 나한테 그런거 아무 상관없다 이 말입니다~ 내 품에 안겨 내 눈을 바라보던 그 미소, 내 볼에 뽀뽀하던 그 입술.. 다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근데.. 크흑..
영진, 혼자 울다 탁자에 엎어지고
정민 (조용히 입 연다) 아프죠.. 옛날 대걸레질하다 가시 박힐때... 하두 작아서 어디 박혔는지도 모르겠는데 계속 쿡쿡 쑤시는 거..
영진, 울다 고개들어 정민 보고.
정민 (피식) 어디가 아픈지 모르니 약도 못 바르죠.. 그냥 손가락만 줄창 들여다보는 수밖에.. (한숨)
씬24/ 여자원룸(N)
윤아, 지영 커피 마시는데
윤아, 커피잔 들다가 힘없이 내려놓고.
지영, 그런 윤아 안쓰러워서
지영 너.. 정민오빠 옮은거야?
윤아 (피식) 그런가봐...
지영 만나러..가봐..
윤아, 지영 쳐다보는.
씬25/ 포장마차(N/ENG)
정민 (노래하는) 세월이 약이겠지요오~
영진, 왜 이러나 쳐다보는데
정민 (피식) 전엔 이 가사가 무슨 뜻인지 몰랐었는데.. 이거 진짜.. 말 되던데요? ...정말 시간이 지나니까 무뎌지드라구요.. 그녀를 보면 10번 뛰던 심장이 8번.. 또 6번.. 그렇게 뛰는게..
영진, 벌써 자기 얘기 안 들어줘서 삐진 얼굴이다.
그때, 윤아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며
윤아 내가 여?을 줄 알았지.. (영진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저녁은 먹고 마시는 거야?
영진, 윤아 위아래 훑으며 놀라는
정민 (반가운) 어..윤아씨.. 나 여기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윤아 왜 몰라.. 다 알지..
정민, 윤아보고 기분좋게 씩 웃는다.
정민 (일어서며) 나 먼저 가볼께요.. (영진 어깨 툭툭치며) 살다보면 다들 무뎌진대요~ 안그럼 못살죠~ 힘내세요~
정민과 윤아 나가자 영진, 뒷모습 노려본다.
영진 (애처럼 투정) 치..지는 저런 여자가 있으니까 그렇지..자식 온갖 개폼은 다 잡더니만 다 뻥아냐?(하다가 갑자기) 미자야..으앙...
영진, 엎드려 우는데 옆쪽에 테이블에
왠 남자 혼자 들어와 우동 시킨다.
영진, 엎드린 채로 슬쩍 옆쪽 남자를 보더니
슬그머니 워크맨 플레이 버튼 누르자
쓸쓸한 BG가 흘러나온다.
영진 (온갖 폼 잡고) 나한테두 시간을 달라구! 난 내가 어떤 놈인지, 내가 어떤 맘인지 보여주지도 못했어~
우동먹던 남자 힐끗 영진 쳐다보고,
영진 그 시선 느끼고 더 오버하는.
씬26/ 거리일각(N/ENG)
정민과 걷고 있는 윤아.
정민, 슬쩍 얼굴이 밝아지나 싶더니
피식 웃는다.
윤아 (정민이 웃는거 보고) 왜?
정민 (웃으며) 아무것두 아니야..(윤아보며) 고마워..윤아씨..
윤아 (살짝 쑥스런) 뭐가..
정민 그냥..이래저래..많이 고마워..
윤아 (괜히 민망해) 에이..괜히 우산 두 개나 들구왔네..비 다 그쳤구만..
정민 (짖궂게) 에이~그렇게 말하면 이 우산들이 섭하지~또 윤아씨가 우산갖고 노는 법을 모르시는구만~
정민, 윤아손에서 우산 뺏어서는 스카이
콩콩 타듯 흉내내고 광선검처럼 휘둘러도 본다.
윤아, 그 모습보며 소리내어 웃는 모습.
씬27/ 미자집 앞(N)
미자, 골목으로 들어서는데 집앞이 웅성거린다.
경찰들도 와있고 분위기 심상치 않은데.
아줌1 (미자 알아보고)아유..왔네..쟤가 이집 손녀예요~
미자 (의아) 무슨..일이예요?
아줌1 아니.. 불은 켜져있는데 사람들두 누워있는 거 같은데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대답도 없구.. 저기 봐~ 빨래들 비 쫄딱 맞은 거..
미자 (불안) 네?
경찰 저기, 당황하지 마시구요..일단 저희가 일단 상황점검을 좀 할테니 여기서 기다리..
미자, 경찰 말 끝나기도 전에 가방에서
열쇠 꺼내서 문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씬28/ 거실(N)
미자, 거의 울상이 되어 들어오고
경찰 따라 들어오는데 가족들 다
거실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미자 (놀라) 어머..할머니! 아빠!! 삼촌!!(신발 벗고 뛰어들어와) 이게 어떻게 된일이야..(사람들 흔들어대며) 할머니~ 아빠~!!
그때 가족들 조용히 눈 뜨더니
영옥 미자 왔냐..
미자 (놀란) 뭐야..괜찮은거야? 어떻게 된거야~ 집에 있으면서 문도 안 열구~
가족 (동시에 조용히) 귀찮아서..
미자, 어이없어 털썩 주저앉고
경찰 (어이없어) 나..참..
미자 (죄송스러워)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가족들은 여전히 바닥에 드러누워서
우현 (여전히 누워) 밖이 시끄럽네요..
부록 (누워) 냅둬..저러다 가겠지..귀찮은데 뭐..
미자, 계속 경찰한테 굽신대며
인사하다 가족들 째려보는데서 F.O.
씬29/ 거실(N) - 에필로그
F.I. 가족들 엉거주춤 다 일어나 있고
미자 훈계중이다.
미자 (흥분) 경찰들도 오구, 얼마나 난리였는지 모르지? 어쩜 그래? 아무리 귀찮아두 그렇지~이게 말이나 돼?
혜옥 (민망해서) 아니..저기..너무 더워서..(괜히 쓰윽 미자 팔 잡는데) 미안..(하다가 반짝) 너..에어컨 쐬구 왔구나..팔이 되게 찹찹하다..(미자 팔에 얼굴 비비며)아..시원해..
미자 (당황) 왜.왜이래..
가족들, 좀비처럼 미자쪽으로 다가오며
가족 미자가 시원해?/어디?/나도 한번 잡아보자...
가족들 미자 몸에 손대려 다가오고
미자 왜이러냐며 도망가려는데서 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