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주름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석류. 석류는 꽃, 잎, 열매, 뿌리 모든 부분이 약재로 사용되는 건강식품이다.
특히 일본 긴키대학 약학부의 연구결과 씨앗 1㎏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같은 효과를 가진 천연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10~18㎎ 들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여성호르몬 불균형으로 고통받는 갱년기 여성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웨덴,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의 하나로 석류가 널리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석류의 원산지는 터키, 이란, 인도 북서부, 파키스탄 등 해발 300~1000m 지대로 석류는 인류가 재배하는 과일나무 중 가장 건조한 지역에서도 견디는 나무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석류도 역시 터키와 이란산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국산 석류는 가을 수확기에 한철만 나오는 데 비해 이들 수입 석류는 사시사철 과일가게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맛있게 잘 익은 석류는 껍질이 갈색에 가깝고 겉이 약간 갈라져 속이 조금씩 보이는 것이다.
석류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외에도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고픈 여성에게 필요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운동신경과 시신경에 효과가 있는 수용성 비타민 B₁, 지능저하와 기억력감퇴, 알츠하이머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비타민 B₂는 물론, 체내의 에너지대사에 꼭 필요하며 구강염과 구내염에 효과적인 나이아신, 단백질 대사를 유연하게 진행시키는 칼륨,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철분, 아미노산, 타닌, 아스파라긴산, 플라보노이드 등이 고루 들어 있다. 껍질의 타닌 성분은 소화액의 분비를 자극시켜 입맛을 돋우고 인체의 에너지대사를 도와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키기도 한다.
에스트로겐은 피부미용의 필수 조건?
건강보조식품으로 석류즙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석류에 함유된 천연 에스트로겐의 효과에 집중적으로 주목해 광고를 하고 있다. 에스트로겐이 피부의 원활한 세포대사와 진피층의 풍부한 섬유조직 생성작용으로 주름생성을 예방해주며 매끄럽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시켜 준다고 주장하는 것. 광고문구만 보면 마치 피부 미용에는 석류 이상의 대안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석류즙을 구입해 복용한 이들이 느끼는 효과도 대부분 석류즙을 마신 후부터 피부가 촉촉하고 부드러워졌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 석류에 함유된 천연 에스트로겐의 효과는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절세가인 양귀비도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석류를 매일 반쪽씩 먹었다고 할 만큼, 석류의 피부미용 효과는 전부터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탄력을 잃어 가는 피부 노화를 지연시키고 콜라겐 합성을 도와준다고 밝혀진 물질. 에스트로겐은 20~30대에는 피부 미용에 도움을 주고, 40~50대에는 노화와 갱년기 현상은 물론 뇌의 이상과 심장 이상, 요실금, 뼈의 약화를 방지하는 등 여성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유지시켜 주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석류 관련 건강식품들은 대부분 석류씨를 이용한 것인데, 이는 씨 속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을 복용함으로써 갱년기 이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게 한 가지 재료의 효과에 주목해 그것만 복용함으로써 효과를 보려는 방법을 한의학적으로는 단방요법이라고 하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한의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갱년기 질환에 석류를 사용하기보다는 다른 약재를 이용한 처방을 내려왔다는 것. 석류와 관련해서는 여성들의 하혈이나 냉대하에 석류 껍질만을 주로 사용해 왔다.
석류씨를 이용한 석류즙은 대부분 이란과 터키산 석류를 원료로 하거나 원액을 수입해 제조하고 있으며 건강보조식품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석류즙이 함유된 석류 음료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동원의 ‘홍석류’, 일화의 ‘홍일점 석류 사랑’, 산내들의 ‘감식초가 들어간 석류’ 등이 대표적인 석류음료이다.
음료와 건강보조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업계에서도 석류의 활약은 눈부시다. 석류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은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원하는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에스트로겐을 직접 섭취하거나 주사를 맞을 경우 우려되는 유방암 등의 부작용이 피부에 발랐을 땐 나타나지 않는다는 논리에 의해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태평양의 오뜨고아는 제품 전 라인에 석류 성분을 함유해 20대 후반에서 40대에 이르는 여성의 호르몬 불균형을 조절해 주는 노화예방을 컨셉트로 하고 있으며 참존의 디에이지는 석류뿐 아니라 토마토와 레드 와인 등 다양한 레드 푸드의 유효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다. 그밖에도 헤라 클렌징 퓨어 리무버, 프레쉬의 포메그라나트 컨디셔닝 헤어린스 등 석류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은 기초제품부터 클렌징은 물론 비누와 헤어 제품까지 다양하게 나와있다. 그밖에 외식업체들도 석류를 이용한 샐러드나 드레싱, 석류빵 등의 메뉴를 부지런히 개발해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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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류를 이용한 샐러드 |
이러한 석류 열풍에 대해 한의사 박기복씨는 “석류에 효과적인 성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축액을 장기복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연구된 바 없다”며 지나친 맹신을 경고하고 있다.
“석류가 유행하게 된 이유는 갱년기 증후군에 사용되던 기존의 호르몬제제의 장기복용시에 유방암 등의 발병률이 증가하는 반면 석류 씨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그 부작용이 없으므로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장기간 복용시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부작용에 대해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 있지 않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석류를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며 복용하는 것보다는 갱년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과일의 수준으로 생각하고 섭취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충고한다. 한 가지 음식이나 약재의 경우 양날의 칼처럼 효능과 부작용이 동시에 존재하므로 섭취 방법도 자연 그대로의 과일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바르는 것보다 먹는 것이 효과적
식물에 아무리 좋은 유효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상태 그대로 피부에 바르면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식품으로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요리전문가 최현정씨는 석류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석류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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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류를 이용한 화장품 |
“유기농 야채는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손으로 뜯고, 블랙올리브와 페타치즈도 함께 준비해서 그릇에 풍성하게 담고 석류 알맹이를 얹어서 담백한 드레싱을 함께 곁들이면 좋아요. 과일드레싱이나 요거트 드레싱도 잘 어울리고, 석류를 씨째 갈아서 만든 석류 드레싱을 끼얹어도 맛이 잘 어울리죠. 싱싱한 석류를 이용해 과실주를 담가도 좋지만, 더 자주 즐기려면 과즙에 한천이나 젤라틴을 섞어 젤리를 만들거나 과즙을 얼려 셔벗을 만들어보세요. 손님을 초대했을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석류 알맹이를 뿌려 내놓으면 근사한 디저트가 되지요.”
그밖에도 석류 과육을 설탕에 재어 석류차를 만들거나, 석류를 껍질째 반으로 갈라 소주와 설탕을 부어 밀봉해 숙성시키는 석류주는 물론 석류즙으로 화채를 만들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