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힐링레터] 나, 아직 열리지 않은 선물_ 원제스님
감옥같은 삶을 꽃피우듯 아름다운 시절로 만드는 지혜
나 아직 열리지 않은 선물
원제스님 지음
"삶은 생각보다 단순하죠.
다만 그것을 어떻게든 채우고 꾸미려 하는 욕망에 의해 복잡해질 뿐입니다. "
- 몸이 너무나도 아플 때
아파도 혹 아프지 않아도 그 모두가 진정하게 살아있음입니다. 진리란 이러한 육체적 고통으로도 환하게 살아나며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생생하게 다가온 육체적 고통이라는 진리를 불편하다며 피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진리는 요통으로도 오고, 관절염으로도 오고, 두통으로도 옵니다. 건강한 것만이 진리가 아니라, 아픈 것도 여실한 진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렇게 인연 따라 다가온 진리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고통마저도 환희심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 우리네 인생
의미만 두지 않으면, 사람도 세상도 모든 게 정말 좋습니다.
그런데 의미를 두니까, 자꾸 그러니까, 그래야 한다고 믿어버리니까, 자기 믿음을 고집하니까, 그래서 사람이 더러 밉기도 하고, 세상이 무작정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러다 내가 한탄스럽기도 하고, 그러다 더러 맛있는 거 먹으면 세상이 살맛 나기도 하고, 이쁜 거 입으니까 기분이 좋고, 좋은 사람 만나면 즐겁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사는 게 생각처럼 나쁜 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오만 가지 생각과 느낌이 왔다갔다하면서 수십 년을 살게 되는 거고, 그러다 자기도 모르는 곳으로 쓰윽 사라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입니다.
조주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만법은 본시 한가한데 사람 스스로가 시끄럽다.”
의미만 두지 않으면, 사람도 세상도 이를 데 없이 한가하고 좋습니다.
- 나를 깨우쳐 줄 선지식은 어디에 있는가?
많은 이들이 답을 찾으려 합니다. 그래서 비밀한 뜻을 담고 있다는 성스러운 기록들을 살펴보고, 답을 말해 줄 수 있다는 현자를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러했고, 이 길을 나선 모든 이들이라면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에 생각해 보면 답을 구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말의 진위, 선지식의 유무, 그 선지식의 역량이 중요한 여부가 되기 이전에 ‘내가 진리를 받아들일 만한 그릇이 되는가’입니다.
조주 스님의 “아침에 죽을 먹었느냐?”라는 질문에 이어 “그러면 발우를 씻어라”라는 말을 듣자마자, 한 스님이 깨쳤습니다. 잘못 아는 이들은 천하의 선지식인 조주 스님이기에 그 스님을 깨치게 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요즘엔 이렇게 단번에 깨우침에 이르게 해주는 선지식이 없다고 한탄합니다.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그 스님은 비워져 있는 준비가 갖춰져 있었기에 조주 스님의 한마디에 인연 따라 계합한 것이지, 조주 스님이 그 스님을 위해 특출난 방편을 마련한 것이 아닙니다. 애를 써서 준비하고 담연 하게 마음을 비운다면, 그렇게 당신이 진정으로 선지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분명 깨우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깨우침으로 들어갈 때는 단지 사람만이 아니라, 세상의 그 모든 것들이 진리로
서, 법을 펼치는 선지식으로 홀연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