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개인사업자, 법인 전환하면 세금 대폭 줄어

[정승남세기영어교육연구회장]

고소득 개인사업자, 법인 전환하면 세금 대폭 줄어

조선일보 한상혁 땅집고 기자   입력 2020.07.06 03:00

[땅집GO]

"매년 6월이 지나면 식당·쇼핑몰 사장님들이 한숨을 푹푹 내쉽니다. 5~6월에는 개인사업자들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데, 작년 한 해 열심히 일해서 이익은 늘어도 어떤 경우에는 이익의 40% 넘게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기업 오너·경영자·임원 등을 상대로 한 기업경영 IT 설루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 'CEO멘토'의 자문위원들은 "종합소득세 신고 이후 개인사업자들의 경영 자문 의뢰가 부쩍 늘어나는데, 열이면 아홉이 세금 문제"라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는 과세표준(매출에서 경비와 소득공제 금액 등을 뺀 금액)이 5억원이 넘으면 최고 세율이 42%나 적용된다.

조재영(왼쪽) CEO멘토 자문위원과 양정훈 CEO멘토 세무사가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

세무사들은 개인사업자들이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은 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법인의 경우 과세표준이 2억~200억원까지는 세율이 20%로 개인사업자 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법인의 경우 최고 세율은 25%(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로 개인에 비해서는 월등하게 낮다.

CEO멘토 자문위원들은 "식당이나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일정 수준까지는 개인사업자로 있는 것이 유리하지만, 매출과 이익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땅집고 택스클럽은 7월부터 경영자문 전문 회사인 CEO멘토와 공동으로 '개인사업자의 법인 전환 경영컨설팅' 사업을 시작한다. 법인 전환에 대한 경험이 많은 CEO멘토 소속 전문 컨설턴트와 세무사가 개인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컨설팅을 제공한다.

◇연 매출 4억원 식당 운영자, 법인 전환으로 세금 1800만원 아껴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세금이다. 경비 등을 제외한 과세표준이 1억~2억원 구간에서는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법인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게다가 개인사업자가 법인 전환 후 대표이사로서 급여를 수령하면, 과세표준 자체가 줄어들어 세금도 확실히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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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식당업을 하는 A씨가 한 해 매출 4억원을 올려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이라면, 소득세율이 최고 35%(지방소득세 포함 38.5%)가 적용돼 37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반면 A씨가 법인으로 전환한다면 대표이사 연봉 1억원을 비용 처리해 법인세 과표가 5000만원으로 줄고(법인세 500만원), 근로소득세는 최대 143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근로소득에 대한 소득공제(근로소득공제·부양가족공제·신용카드공제 등)가 사업소득보다 크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에도 법인이 유리

다른 장점도 있다. 법인은 자동차 리스·렌트 비용, 사무실 비품, 접대비 등을 비용으로 인정받기가 훨씬 수월하다. 4대 보험도 법인이 유리하다. 조재영 CEO멘토 자문위원은 "개인사업자는 개인의 재산과 자동차 등 모든 재산을 기준으로 4대 보험료를 부과하지만, 개인사업자가 법인의 대표가 되면 급여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험료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상속·증여할 때도 개인사업자는 꼼짝없이 세금을 다 내야 하지만, 법인으로 전환하면 지분 가치를 활용하거나 가업승계 특례 등을 활용할 수 있어 절세 전략을 짜기 쉽다"고 말했다.

◇자금 관리 어려움… 과표 1억5000만원 정도라면 고려할 만

그러나 법인 전환을 하면 확실한 단점도 있다. 개인사업자는 세금만 내고 나면 사업체의 돈을 내 맘대로 넣었다 뺐다 할 수 있고, 자금 관리에 대한 규제도 덜하다. 하지만 법인으로 전환하면 돈을 법인에서 함부로 빼내 쓸 수도 없고 매출 누락, 필요경비 과다 계상, 가지급금 관리 등 자금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법인으로 전환하는 비용도 든다. 이 때문에 법인 전환을 하기 전 전문가, 세무사와 충분히 상담해 득실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규모이면 개인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할까. CEO멘토 자문단은 성실신고 대상자는 법인 전환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했 다. 숙박·음식업의 경우 매출이 7억5000만원, 도소매업 등은 15억원 이상이 성실신고 대상자다. 양정훈 CEO멘토 자문위원(세무법인 충정 세무사)은 "성실신고 대상자는 물론 통상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 정도 되면 법인 전환이 유리한 면이 많다"며 "개인사업자가 장년층 이상으로 상속·증여를 고려 중인 경우에도 법인 전환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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