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신사'로 가세한 이성재 9단(오른쪽)이 2명의 숙녀를 연파하고 기울어가던
승부의 간격을 바짝 좁혀 놓았다.
제12기 지지옥션배 프로연승대항전
신사팀, 6승7패로
숙녀팀 바짝 추격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쌍방 주거니 받거니 하던
신사 대 숙녀의 반상대결에서 모처럼 연승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41세의 '젊은 신사' 이성재 9단. 신사팀 12명 중에서 두 번째로
어리다.
이성재 9단은 21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2기 지지옥션배
13국에서 김신영 2단에게 177수 만에 불계승했다. 전날 송혜령 2단의 연승을 저지한 데 이어 2연승이다.
이성재 9단의 호방한 세력작전에 대응해 나가던 김신영 2단이 실수를 범하면서 추가
기울었다. 송혜령을 맞아서도 맹공을 퍼붓었던 이성재는 두 판 모두 속기로 일관했고, 1시간 10분 안팎의 이른 시간에 항서를 받아냈다.
"재미있게 두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한 판 이겼다고 제 몫을 했다 안 했다
그런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부담감보다는 팀에 강력한 기운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빨리 두는 의미도 있었다"는 승자의 국후 소감.
▲ 김신영 2단(오른쪽)은 전체적으로 움츠러든 것이 패인. 수세에 놓이면서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신영 2단은 "독기가 없다고 하셨는데 계속 잡으러
와서 죽을까 봐 계속 타협책만 연구하다가 힘에 눌러서 기회가 없어졌다"고 했다.
이성재 9단에게는 '명가의 후예'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한국 현대바둑의 개척자인 조남철 9단이 작은외조부이고 일본
바둑계를 평정했던 조치훈 9단이 외삼촌이며, 기사회장을 역임하고 충암바둑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최규병 9단이 이종사촌 형이다. 조치훈의 형은
조상연 7단, 최규병의 아들은 최영찬 3단이다.
첫 출전했던 전기 대회에서는
1패만을 당했던 이성재 9단은 다음 주 월요일인 27일 저녁에 3연승 도전에 나선다. 3연승에 성공하면 200만원의 연승상금도
획득한다(3연승시에는 12장 앞 순번으로 이동).
▲ 12국에서 패한 송혜령 2단(왼쪽)은 "소극적으로 두어 상대에게 맹공을 당하면서
정신을 못 차렸다"고 했다.
숙녀팀이 8번주자로 예고한 선수는 여자랭킹
7위 김혜민 8단. 10위권 중에서 첫 등장이다. 이성재의 연승으로 숙녀팀에 6승7패로 바짝 따라붙은 신사팀이 첫 동점을 이룰지 주목된다.
상대전적에서는 이성재가 3승으로 앞서 있다.
"3연승은 규정이 바뀌어 큰 의미
없는 것 같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지 몇 판 이기고 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성재 9단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작년에 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팀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저도 한 판 남아 있는데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제가 그렇게 노장은 아니지만 열심히 두겠다"는
각오를 비쳤다.
신사팀과 숙녀팀이 12명씩 출전해 연승전으로 겨루는
지지옥션배의 상금은 우승팀이 1억2000만원을 독식한다. 제한시간은 15분, 초읽기는 40초 5회. 그동안 숙녀팀이 1ㆍ4ㆍ6ㆍ8ㆍ9ㆍ11기를,
신사팀이 2ㆍ3ㆍ5ㆍ7ㆍ10기를 우승했다.
▲ 속기와 펀치로 2연승을 거둔 이성재
9단.
▲ 김신영 2단은 최근 김포에 어린이바둑학원을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