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반도에는 전쟁의 그림자가 점점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연일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북한 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명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최고로 악화되었을 때도 존치했던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란 조국통일 3대 원칙을 깨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남한의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키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의 추종자들입니다. 벼랑 끝 전술이란 북한이 흔히 취하는 전술로서 상황을 최악의 위기로 몰고가 초강수를 두는 배수진 전술로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협상을 앞두고 단골메뉴로 들고 나오는 상투적인 전략이라고 분석됩니다. 북한의 전매특허라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과의 위기상황이 초래됐을 때 북한이 꺼내드는 히든 카드로 여겨지는데 이제는 너무 남발해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사실 북한은 미국의 경우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정권을 잡기를 상당히 바라는 편입니다. 민주당보다 공화당 정권이 상대적으로 호전적이지만 그래도 극과 극은 통한다고 북한의 외교술이 어느정도 먹혔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지난 트럼프때는 북한의 김정은과 트럼프가 3차례나 만나 세기의 회담을 벌인 바가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왔지요. 그 당시 미국과 북한과의 회담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아마도 트럼프와 김정은은 유력한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김정은은 어린 독재자의 이미지를 벗고 세계적 외교사회에 데뷰했다는 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자 북한은 다시 지구촌의 오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럼프와는 달리 바이든은 북한을 아주 무시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마치 유령을 보듯 그렇게 북한을 대했습니다. 바이든의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한 것은 아주 드문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트럼프때 자신이 마치 거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처럼 행세했다가 다시 지구촌 오지의 보잘 것 없는 독재자로 전락하니 김정은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예 관심을 두지 않으니 이런 저런 미사일로 장난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아 보아라 나는 이런 것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혀졌습니다. 북한은 미국도 가격할 그런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대륙간 미사일에 핵탄두만 얹으면 된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미국의 가공할 신무기에 저항하는 처절한 몸짓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정찰위성으로 김정은의 행방을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정보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올해 11월에 있는 미국 대선이 엄청난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 듯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미국의 트럼프도 김정은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얼마전 했습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미국에 대해 공세적인 초강경 정책을 표명하자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 김정은과 개인적인 관계가 미국 안보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는 특히 김정은은 매우 똑똑하고 매우 터프하다면서 그는 자신을 좋아했고 자신도 김정은과 잘 지냈으며 우리는 안전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의 초강경 발언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 아닙니까. 실제로 트럼프의 선거관련 영상에 김정은의 모습이 살짝 등장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대선은 트럼프의 우세를 점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첫번째 당내 경선에서 50%가 넘는 득표율로 승리를 했습니다.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 가운데 트럼프가 바이든은 누르고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게 보는 시각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정은은 지금 이런 미국의 판세를 자세히 보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바라는 것은 바로 미국이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민주당의 바이든에게는 절대 기대할 수도 바랄 수도 없는 것을 공화당의 트럼프라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김정은은 보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때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럴때 자신의 몸값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 합니다. 트럼프가 당선되기전 한반도의 긴장을 최고도로 올려야 자신의 몸값이 훨씬 높아진다고 김정은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북한 김정은이 한반도에서 긴장감을 최고도로 높여야 미국 선거에서 트럼프가 유리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지면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가운데 어느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인가는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김정은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 긴장감을 높여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주한미군을 대만으로 급파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으니 일석 이조가 아니라 일석 십조 정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김정은은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이 실제로 한반도에서 국지전을 펼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김정은도 남는 것이 없을테니 적당히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높일 정도의 도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불장난에 한국이 입을 피해는 상당할 것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자라고 했다죠. 한국 입장에서는 김정은의 야욕을 역으로 이용해서 국지전도 막고 국제 외교에서 승리를 가져올 그런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입니다. 흥분하지 않으면서도 냉정하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동원해 철저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트럼프가 당선되고 미국과 북한이 다시 화해분위기로 변환될 때에도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내고 국제적 외교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 김정은의 수를 잘 읽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외교적 해법이라 판단됩니다.
2024년 1월 1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