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과업의 하나가 걷기 운동이다. 하루 목표가 만오천보인데 한꺼번에 걸을려고 하면
지겹기도 하고 약간 피곤하기도 하다. 그래서 조사모사 작전으로 바꾼 것인데 아침에 아파트 주위 4바퀴와 저녁때 4바퀴 돌면
만이천보다. 거기다가 수시로 움직이면 3천보 정도가 돼서 하루의 목표량을 채우게 된다.
오늘 아침에 걷기운동을 하다가 테니스 코트 입구에 선 해바라기를 보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키가 나보다도 작았는 데
어느새 훌쩍 커서 손바닥보다도 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해바라기를 관상용으로 심지만 외국에선 농작물로 심는다. 해바라기 씨를 수확해서 기름을 짜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해바라기 씨를 봉지에 넣어 팔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씨를 까먹기도 한다.
식솔들을 데리고 차를 타고 이탈리아 피렌체 근방을 여행할 때 농촌에 끝없이 펼쳐진 해바리가밭 풍경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해바라기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작은 씨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데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를 프랙털 구조라 한다.
프랙털은 수학, 기하학 연구 분야 중 하나로서, 자기유사성을 갖는 기하학적 구조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어떤 도형의 작은 일부를 확대해 봤을 때 그 도형의 전체 모습이 똑같이 반복되는 도형에 관한 연구이다. 자기상사라고도 표현한다.
프랙털(Fractal)이라는 용어는 1975년 브누아 망델브로(Benoit Mandelbrot)의 The Fractal Geometry of Nature에서 처음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명명되었다. 다만 프랙털의 개념 자체는 이전부터 인지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카를 바이어슈트라스가 제시한 전구간 미분불능 연속함수는 프랙털의 성질을 보이고 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야코프 베르누이가 로그함수를 극좌표로 표현하면 자기유사성을 띠는 나선이 됨을 발견한 것이 있다. 어원은 '부서진'이라는 뜻의 라틴어 fractus에서 유래했다.
프랙털 이론은 1975년 망델브로 집합을 연구하면서 시작되었으며, 그 이후로 많은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그 후 자연계가 통계적인 프랙털[2]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카오스 이론과 접목시켜서 자연을 모델링 하는데에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특히 망델브로 집합의 경계면에서는 극도로 미세하게 값이 달라져도 발산하거나 수렴하게 되는데 초기 조건에 극히 민감한 결과를 갖는 시스템이라는 성격에 잘 부합된다.
고사리의 잎 윤곽이나 나무가 가지를 뻗는 양상, 리아스식 해안선의 모양 등 많은 것들이 자기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주식의 변동곡선도 하루 동안의 변화, 한 주 사이의 변화, 한 달, 1년 사이의 변화가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는 자기유사성을 띠고 있다.
이러한 프랙털의 자기복제적인 특징들은 아주 간단한 법칙도 되먹임하면 복잡한 양상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전술한 대로 혼돈 이론을 묘사하는 도구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진화론상의 빈틈을 메꿔줄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 즉, 생물이 나타내는 복잡한 구조가 반드시 기적적인 우연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