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희 칼럼] 엑스포 유치 실패보다 치명적인 부산의 미래
조선일보
강경희 기자
입력 2023.12.18. 03:10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12/18/2VXNUQUIFJAPNDBPR5WK7FIK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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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인구 22.5% 초고령화 1着 도시… 10년간 10만명 청년 유출
베이비부머 유치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실버 수도’ 되는 건 어떤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가 실시된 29일 새벽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자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11.29/뉴스1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로 부산이 가라앉았다. 2025년 엑스포가 아시아(일본)에서 열리는 데다, ‘비전 2030′ 에 총력전을 펴는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와의 경쟁이어서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그래도 대통령이 뛰고 대기업 총수들이 가세해 기대치가 부풀었는데 저조한 득표에 실망감이 컸을 것이다.
부산이 2030 엑스포 유치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같은 ‘이벤트’에 사활을 거는 것은 경제 상황이 심각한데도 딱히 이를 타개할 생존 전략이 없다는 방증이다. 대한민국 2위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지 앉게 경제 활력이 계속 떨어져 왔다.
‘저출생 고령화’는 나라 전체 문제이지만 부산에서 유독 심하다. 8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일착으로 초고령화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5%에 달한다. 농·산촌이 많은 충북(20.8%)이나 경남(20.5%)보다도 대도시 부산의 고령화율이 더 높다. 광역지자체로는 전남(26%)·경북(24.6%)·전북(24%)·강원(23.9%) 다음이다.
350만명 넘던 인구가 줄어 330만명도 붕괴됐다. 지난 10년간 청년(19~34세) 인구 10만명이 빠져나갔는데 그중 80%가 수도권으로 갔다. 한 여론 조사에서 20대 청년 절반(48.5%)이 부산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 1위 항만도시이지만 70년대 제조업 기반이 붕괴된 후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다. 서비스업 비중이 경제의 74%를 차지한다. ‘부·울·경’ 광역경제권 얘기가 나오는데 부산 스스로의 성장 전략이나 비전 없이는 제대로 작동하기도 어렵다.
인구 추계에 기반한 부산의 미래는 더 암울하다. 우리나라는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 감소기에 들어섰다. 수도권 인구가 절반을 넘고 비수도권이 인구를 뺏기는 모양새다. 초·중·고 학령 인구의 수도권 집중이 2020년 무렵 49.4%였는데 2040년 52.8%로 더 높아진다는 추산도 있다. 대치동 학원 찾아 상경하고, ‘인서울’ 대학 진학하고, 일자리 찾아 서울로 오니 수도권이 청년 인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을 막을 묘안은 부산뿐 아니라 어떤 다른 지역도 내기가 쉽지 않다.
부산이 지금보다 부가가치 높은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엑스포 같은 대형 이벤트가 일시적 호재는 될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끌어주지는 못한다. 지금 와서 제조업 비중을 늘리기도 쉽지 않고, 서울이나 수도권과 경쟁하면서 첨단 산업을 유치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대통령이 약속했지만 산업은행이 옮겨간다고 부산이 금융 허브로 발전하기도 요원하다.
그렇다면 일자리 찾아 떠나는 청년 대신 은퇴한 베이비부머 유치로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떤가. ‘인구 쇼크’라는 메가트렌드는 되돌리기 힘든 세계적 추세다. 초고령 사회를 제일 먼저 경험한 부산이 그 메가트렌드에서 기회를 찾는다면 남다른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실버 도시’ 콘셉트로 도시를 재정비하고 대한민국 ‘실버 수도’로 거듭나겠다고 목표를 세운다면 전 세계에 11조달러에 이르는 ‘케어 이코노미(돌봄 경제)’에서 한발 앞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남프랑스 등은 각각 그 나라에서 은퇴자들이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 우리도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자 대열에 들어섰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서울보다 주거비가 덜 드는 지역으로 옮기려 한다. 길어진 노후를 어떻게 보낼지는 인류가 처음 맞는 도전이다.
부산은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노후를 보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바다를 낀 천혜의 경관에, 서울보다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 덜 춥다.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겨울에 눈도 안 내려 빙판길 낙상 염려도 적다. 서울보다 집값이나 물가가 싸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48명으로, 서울(3.35명)보다는 적지만 인천(1.76명), 경기(1.69명) 등 수도권보다는 의료 경쟁력이 있다. 전국 40곳 의대 가운데 서울에 8개, 부산에 4개가 있다.
‘실버 수도’라는 비전으로 도시 전체를 개선해 나간다면 엄청나게 선진화된다. 도로, 교통, 주택, 의료 등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도 노약자 친화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블록은 울퉁불퉁하지 않게 꼼꼼히 정비하고, 운전 매너도 훨씬 더 안전하게 바뀌어야 한다. 재택 의료를 선도적으로 실시하면서 국내 의료 규제 개선에도 앞장서야 한다. 대형 병원을 확충하고 노인 질병에 특화된 진료로 차별화해나가야 한다. 새로 짓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고령자 친화적 주거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은퇴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의료 휴양도시로 소문나면 일본,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고령자들도 의료 관광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 그러면 일자리도 생겨난다.
청년이 떠나는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고 자조할 게 아니다. 나이 든 사람의 지혜가 있듯, 먼저 늙어본 도시의 경험을 지혜롭게 풀어내면 엑스포 유치와는 비교도 안 될 지속 가능한 발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강경희 기자 논설위원
bigpower
2023.12.18 04:54:48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언론이 쟁점화 시키고, 건수 하나 잡았다는 듯이 이를 빌미로 삼아 정쟁으로 국력을 소진시켜서는 안된다. 이번 엑스포 유치전은 사우디 오일머니에 어떤 나라도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었다. 비록 엑스포 유치 성공은 못했을지라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똘똘뭉처 최선을 다한것에 감사드린다. 문제는 강경희 칼럼이 말해주듯 인구 감소 고령화가 되어가고 있는 저출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시급하고 중요하다. 저출산 원인은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 크다. 출산장려정책에 대한 대폭적 예산 확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예산확보를 위한 국민정서에 맞지않은 이권추구자들의 집합소가 된 국회의원 세비부터 30%삭감시키고, 9명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을 1명으로 줄이고,비례대표 의원들 없애고, 300명 국회의원 수를 200명으로 줄이고, 각종 명목을 만들어 지급되고 있는 특별수당제도 자체를 없애라. 국회가 무소불위 권력으로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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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삭
2023.12.18 04:36:02
제일먼저 초고령화 도시된걸 바탕으로 // 실버산업 유치하면 경쟁력 있겠다는 // 이말을 부산시장은 참고하기 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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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12.18 04:48:09
부산은 바야흐로 '노인과 바다의 도시'다. 딴 곳에서 경쟁력 찾지 말고 실버 세대가 안착해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만한 기반 시설이나 편의 시설을 갖춰 도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그게 부산이 살 길이다. '궁즉통'을 명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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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인
2023.12.18 06:50:52
고령화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죠. 그 문제를 왜 엑스포 유치 실패와 연결하는지 참 이해불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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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옥조
2023.12.18 06:30:52
김무성 탓이다. 그런 놈 미는 동네는 희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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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CORP
2023.12.18 06:59:21
이글 쓰신분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낙향하시고. 무슨 소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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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다이버
2023.12.18 05:04:22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전을 제시한다. 정치인들은 숙고하고 참고하여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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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토바
2023.12.18 06:23:24
조국, 문재인, 노무현의 좌발 도시니 평양과 자매 도시 결연을 맺으면 북한의 지원도 받고 좌발 들의 성지가 되서 좋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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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형통
2023.12.18 06:23:01
부산시장. 부산시의원은 물론 부울경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이 우선적으로 잘 새겨 들어야 할 글입니다. -강경희 논설위원님 대단하심 - 부산기반 부산일보, 국제신문 논설실에게 2탄 3탄으로 상보급 테마 이어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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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
2023.12.18 07:34:20
고령화 원인은 청년 이탈........수도권 집중 원인.....지방 대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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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
2023.12.18 06:50:14
집값이 떨어질가능성이 높기때문에 서울 노인들이 부산으로 이주안한다. 서울 노인들은 서울 집 깔고 살면서 재테크하는 인간들이다. 죽을때 가져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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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n
2023.12.18 06:40:43
동의합니다. 부산서 나고 16살 까지 살았습니다. 날씨는 확실히 서울보다 좋습니다. 자연환경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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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ang26
2023.12.18 07:24:21
과거엔 신발,목재,섬유,조선 산업 등으로 젊은이들을 붙들었다. 지금은 그들을 붙들 회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김해 양산들을 흡수하여 부산에서 나간 기업과 사람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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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자
2023.12.18 07:31:20
나라가 이럴진데 더블어공산당은 민생을 위하는 척,만 하고 민생정책에 발목만 잡고 있다. 당국자도 일하는 척, 만 하는 나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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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3.12.18 07:19:01
떠나온지 육십여년이 되지만 부산은 내고향이다.이번 엑스포유치 실패는 애초 예견된 것이었지만 희망을 갖게한 잘못오도도 있었다.인구줄고 죽어간다는 소식을 들을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님의 칼럼처럼 생각해 보아야하는 실제의 문제이고 대책중 하나로보여 마음이 간다.부산은 먼곳으로 비행기 안타도 많은곳을 갈수있는 항만도시다.세계의 많은 큰배들이 정박할수있는 곳이기도하다.무엇을 전환하든 제2의도시가 사그라들지 않기를 새로운 도시로의 발돋음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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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건7
2023.12.18 08:55:05
은근슬쩍 산업은행 부산이전 의미없다고 띄우고, 늙은이들만 살아라? 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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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
2023.12.18 08:36:30
참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100% 지지합니다. 대통령도 꼭 봐야 하는 칼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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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박사
2023.12.18 08:23:56
2025년 일본에서 열리는 엑스포를 다음 대회를 바로 옆 나라 한국에서 다시 개최하겠다고? 도대체 어떤 넘들 발상이냐? 이런 한심한 아마츄어 넘들이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니,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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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버너
2023.12.18 08:21:00
여지껏 많은 부산시장 겪어봤지만 지금 부산시장만큼 무취무색인 시장도 없었던듯 싶다 문뜩 안상영시장이 그리울때 가끔식 있다 그래도 그분은 현재 부산의 랜드마크가 된 광안대교를 만들어 줬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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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나루
2023.12.18 08:47:26
노가리 뭉괴정권 탄생에 많이 일조한 결과가 천대받는 꼬라지로 가는것 아니가 부산도 옛부산이지 완전 서남해 뻘개화 다되어 가는것 같다 토박이들은 별 없고 어디서 굴러온 잡색들이 빨치아류 짓을 한는것 같다 정신 똑바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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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leJoe
2023.12.18 08:36:21
좀 감정적으로 말하자면 제조업이고 금융허브고 대기업 유치고 다 때리치우고 노인이나 모여 살아란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진짜 노인과 바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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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
2023.12.18 08:36:08
부산의 경제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부산시장의 강력한 메세지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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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난
2023.12.18 08:31:45
윤석열의허세가 국민을더슬프게한다. 윤석열은 희망도없고 미래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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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Truth
2023.12.18 08:24:21
1990년에는 386만명이었다. 30년 동안 50만명이 빠져 나간 거다. 부산 공무원 부패율이 전국 1위였던 것과 가장 깊은 관련 있는 것 아닌가, 심층 조사해봐라. 부산대 부정입학도 원인 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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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zdamiata
2023.12.18 08:15:56
노인과 바다의 도시에 뭔놈의 아파트는 그렇게 지어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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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3.12.18 08:05:12
도시의 미래는 지자체가 만들어가야겠지. 아니면 지자체 없애던지. 지자체는 돈만 쓰는 신천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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