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원순 시장-여비서 주고받은 ‘텔톡 대화’ 일부 공개돼 손병관 “‘사랑해요’ 꺼낸 건 여비서…女단체, 복원 메시지 왜 처음부터 공개 안 했나” 4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승인 2022.10.17 09:41:39 수정 2022.10.17 12:32:01
[기사추가 : 2022-10-17 12:29:01]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선고가 18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전 시장과 여비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유족 측 정철승 前 변호인은 이번 행정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해당 대화 내용을 16일 SNS에 공유하고는 “박 시장이 ‘고소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있는데, 고소인이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던 그 대화 내용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런 대화가 공개되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자살한 모양”이라고 적었다.
▲ <이미지 출처=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박원순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 책 <비극의 탄생>의 저자인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철승 변호사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손 기자는 “인권위가 박원순 유족 상대하는 행정소송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했으니 판사도 그 존재를 알고 있다”며 “그러니 화요일에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의 권리를 챙긴다는 인권위가 그 자료를 법정에 제출하기 전에 여비서 본인의 동의를 받았는지는 미지수”라 적고는 “저라면 자신에게 치명적인 자료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요”라고 꼬집었다.
손 기자는 “처음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래서 인권위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다”며, 하지만 “찬찬히 다시 보니 그 말을 꺼낸 것은 여비서였다”고 했다.
그는 “생전의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이니었다”며 “그러나 이 경우 대화 상대는 4년간 일과시간 내내 얼굴을 맞댄 여비서였고, 존대어의 발화자는 여비서가 된다”고 짚었다.
손 기자는 “또 다른 대화에서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했다”면서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저는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둘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한쪽이 변심해서 문제 삼거나 다중에 공개되면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 박원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고 추정했다.
손 기자는 여성단체를 향해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왜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냐”며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텔레그램만 공개하고, ‘기쁨조’ 운운하는 자극적인 보도자료 배포해서 여론을 호도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텔레그램 공개하면 피해자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까 봐, 이왕 죽은 박 시장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사건을 덮을 심산으로 그동안 비공개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 지난해 1월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 이날 인권위는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를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손 기자는 아울러 “여성단체야 아무 말이나 한다 치더라도 공정한 판관이 되어야 할 인권위까지 ‘마녀사냥’에 동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상국가라면 이야말로 감사원의 감사대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단체와 인권위를 향해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박원순의 죄상을 낱낱이 드러낼 수 있는 스모킹건을 내놓아서 논란을 종식시키길 바란다”고 전하고는 이어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일(18일)로 예정됐던 故박원순 서울시장 유족과 인권위의 행정소송 선고가 11월 15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관 기자는 이날 SNS를 통해 이같이 알리고는 “유족이 재판 연기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