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무당사주여.
무당사주라 그런가
예전에 호되게 빙의를 당한 적이 있었다.
미친 고모들
그때 내가 하는 말마다 다 들어맞으니
내 앞에 둘러앉아
자기 자식들 미래를 물어보더라.
(우리 아빠랑 고모들 사이가 겁나 안 좋음.
큰아빠 돌아가셨을때
고모들이 보험금으로 꾼 돈 갚으라고
큰엄마한테 지랄했어서 나도 안 좋아함)
고모 아들 a가 있고 딸 b가 있는데
그 둘의 미래를 물어보는거여.
아들 a 물어보는데 눈 앞에 막힌 길이 펼쳐지더라.
흙길인데 앞이 안보임.
그래서 고모 아들은 앞이 안보인다고,
재주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아무것도 못할 거니까
고모가 고모 돈으로 가게를 차려주던지 해라.
했는데 고모가 그 얘기듣고
a오빠 피씨방을 차려줬어.
장사 겁나 잘됨.
b 언니 같은 경우는 흙길인데 앞이 보였음.
그리고 그 언니가 어떻게 될지도 보였음.
그래서 언니는 내버려 두라고 했어.
자기가 알아서 잘할거고
언니는 길이 보인다고 했지.
언니 지금 회사 잘 다님. 곧 결혼도 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킹했던건...
큰엄마 며느리...
나한테 새언니...
새언니가 흰 소복을 입고
웬 아기를 등에 업은 체 관을 짜더라...
(실제로 그랬단 게 아니고
내가 잠들었었는데 그게 꿈으로 보임.)
그래서 큰엄마 집에 보름 안으로
관이 하나 나갈꺼라고 했는데
보름 후에
새언니가 낳은 둘째 아들...이 죽음....
하는 말마다 다 들어맞고
보이는 것마다 다 이루어지니
나도 내 주둥이가 무시무시하더라...
우리 엄마는 내가 무당하는 거 절대 반대라
누름굿 여러번 했어.
그래서 지금은 예지몽이나 이런 거
덜하는 상태임
가족 귀신을 본의 아니게
천도 아닌 천도를 시킨 이야기
일단 또 이어지는 글이라 씀.
나는 무당사주지만
정식으로 내림굿을 받지는 않았어.
반대로 누름굿을 받았지.
하지만 누름굿을 받고 나서
우연치 않게
한 일가족 귀신을 천도? 시킨 일이 있다요.
어느 날이었어.
그때는 내가 절에 다니지도 않았고
염주도 끼지 않았던 때 였는데
집에서 지내면서
우리집에 귀신이 있다는 걸 알게 됐지.
그것도
한위 (귀신은 명이라고 말 안하고 위라고 함.)
가 아니라
두위가 있었어.
아니 정확히는 세위 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귀신은 형태가 불분명해서
귀신이 맞는지 솔직히 좀 의심이 들거든....
화장실에서 볼일 볼때나
문득 문 밖을 보면 어김없이 아줌마 귀신이
일그러진 얼굴로 지켜보고 있거나,
잠을 청하려고 누우면
딸인 것 같은 귀신이
방 구석에 앉아있는 걸 볼수가 있었어.
알다시피 귀신에게 말을 거는 건 좋지 않아.
그로 인해 해를 입을 수도 있고
솔까말 너희들이 귀신이라
사람들이 아무도 자기를 못보고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는데
웬 얘가 헐? 너 귀신? 너 여기서 뭐함?
이러면 신나지 않겠냐?
아무튼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날 꿈을 꿨는데
그 귀신들이 내 꿈에 들어온건지
아무튼 꿈에서 그 귀신을 만나게 되었다.
꿈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집에 불이 난거야.
근데 그 엄마랑 딸로 보이는 귀신이
불에 타들어가고 있는 집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서로 부둥켜 안고 울기만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여기서 뭐하냐고
빨리 나가야 되지 않냐고 그랬더니
지금 모든 걸 잃게 생겼는데 어떡하냐
이러면서 우는 소리만 해대는거야.
그래서 성질나서 그 둘을 잡아 끌고
집 밖으로 나감.
아직도 그 귀신들은 징징 거림.
이제 큰일났다고 저 안에 통장이랑 집문서랑
다 있는데 다 소용없어졌다고
어쩌면 좋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그랬지.
"당신들이 살아남았는데
그게 무슨소용이에요?
돈은 벌면 돼요.
살아남은 게 중요한 거에요."
그랬더니 갑자기 그 엄마 귀신이랑
딸 귀신이 환하게 웃기 시작하는 거야.
그리고나서 딸귀신이 말하더라고.
잠에서 깨고나서 무릎 조심하라고..
분명 넘어질 꺼라고...
그래서 읭? 웬 개소리여
방바닥에 뭐가 있다고 넘어짐?ㅋ
이러고 비웃었는데
그꿈 꾸고 잠에서 깨자마자
헐 이꿈은 뭐지? 하고 후다닥 일어나서
작은 방으로 달려가는데
다리에 힘이 턱 풀리면서 진짜 넘어짐.
무릎으로 바닥 찍어서 진짜 무릎 깨지는 줄 알았음 ..
(그런 건 좀 자세하게 말해주던가)
작은 방에 있는 핸드폰으로
냅다 엄마한테 전화걸어서
막 꿈 얘기하는데 엄마가 코웃음침.
근데 정말 미스테리 한 건...
그 꿈을 꾸고 난 다음부터
그 귀신들을 우리집에서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나중에 스님에게 물어보니
집안에 있는 지박령 같은 경우는
집에 얽힌 한이 있는 경우가 있대.
그런 경우 한을 풀어주면
자기 갈길을 찾아서 간다더라.
어쩌면 내가 그 귀신들의 한을 풀어준 것일지도
모른다고 하시더라고...
뭐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생각하는데.
무면허인 ... 무당도 아닌 것이
천도 아닌 천도를 시켜서
괜히 이상한 곳으로 간 건 아닌지 걱정된다.
외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
재작년에 돌아가신
나의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전에
해주신 이야기인데...
내가 가끔 섬찟섬찟하게 촉이 오거나
귀신을 느끼는 건
외할머니의 유전이 아닌가 싶다 ㄷㄷㄷ
외할머니는 일제시대 출생,
딱 1920년생이셨어.
나하고 언니랑 딱 60년 나이 차이난다고
다른 어른들 나이는 까먹어도
외할머니 나이는 잘 기억했지.
당연히 외할머니의 어린 시절은
왜정으로 살기 어려운 때였고....
(외할머니가 왜정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대로 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뼈아프게 굶은 기억은 없고
(굶어본 적이 없진 않았지만)
그냥저냥 먹고는 살았었대.
그 땐 그것만으로도
운이 무지무지 좋은 시절이었지.
외할머니네 마을에는
대대로 양반 가문에 땅도 많은
거의 유지 격의 부잣집이 있었대.
집도 꽤 큰 기와집이었는데,
그 집이 할머니네 집에서
바로 보일 만큼 코 앞이었대.
가끔 대문을 활짝 열면 가운데
큰 감나무가 있는 마당과
안채 건물이 바로 보일 정도로
바로 마주보고 있는 수준이었다고...
그치만 그 집은 그 당시
마을에서의 인평은 매우 안 좋은 집이었어.
주인이 친일파였기 때문에....
그 당시 일본이 이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 걸
도와주는 역할을 자처해서 앞장섰던
부끄러운 한국인들이 있었다는 건 잘 알 거야.
이 집 주인이 그런 사람이었대.
옆에서 보기싫을 정도로
일본 순사나 관리들에게 굽신거렸고 기부까지
(일본군 관련 기부였다는데 잘 기억 안 난다 ㅡㅡ)
하고....
아무도 대놓고 뭐라진 못했어도
다들 속으로 욕하고 싫어했지.
반면에 이 집 안주인인 아줌마는
남편이 저러는 걸 엄청 창피하게 여기고
자기까지 욕 먹는 걸 부끄럽게 여겼지만,
남편이 너무 작심하고 저러니
반대해도 소용이 없고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고
밖으로 잘 돌아다니지도 않았대.
같은 양반집 아들딸인데
어찌 저리 다르냐고 뒷말도 많았던 집이었대.
암튼 외할머니가 13살 때
외할머니가 이웃사는 친구랑
심부름을 다녀오다가 집 근처로 걸어오는데
그 부잣집에서 뭐가 들어오는지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대문 앞에는 수레같은 걸 세워놓고
쌀가마니며 이것저것을
대문 안으로 일꾼들이 실어나르고 있었대.
그런데 무심코 안 쪽을 보니
마당 감나무 옆에 웬 여자가 꼿꼿이 서서
외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더래.
못 살고 가난한 사람이 더 많던 시절이고
염료가 귀해서 높은 양반들이나 부자들 아니면
색깔있는 옷을 거의 입지 않던 때였는데
감나무 옆에 선 여자는
굉장히 고와 보이는 옷감으로 된
노란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고 서있었대.
젊은 여자였는데
머리도 막 풀어헤친 그런 머리가 아니라
싹싹 빗어넘긴 단정한 머리에,
얼굴이 확 튀게 하얗다는 거 외에
그닥 사람같지 않다거나 무서운 느낌도 들지 않았대.
그냥 모가지가 길고 얼굴이 갸름해서
딱 보고 '이쁘다...' 는 생각이 드셨다고 해.
근데 그 집에는 그만한 나이의 딸도 없고
주인 부부와 그 주인의 외아들,
거의 누워지내는 주인 아저씨의 어머니인 할머니
일케 넷만 살았대.
그래서 낯선 얼굴이 보이니 '누굴까' 하신 거지.
하지만 주인 아저씨의 형제 자매들이
시집 장가가서 다 나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친척 중 누가 왔나보다 싶어서
별 말도 않고 신경쓰지 않으셨대.
외할머니는 그러고 나서 잊을 만하면
그 여자를 보셨다고 해.
가끔 대문이 열리면 늘 마당에 있었고
그 집 식구들을 따라서 밖에 나오기도 했대.
그리고 보면서 아셨대.
아 저건 귀신이구나.......
저 집에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원한이 있는 귀신이구나 하고 ㄷㄷㄷ
저 집이 잘되길 바라지 않는,
저 집을 저주하러 온 귀신이라는 걸
볼 때마다 강하게 느끼셨대.
언제 하루는,
그 집 주인 아저씨가 신경써서
차려입고 어딜 나가는데,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아저씨한테 매달려 가더래.
그것도 주인 아저씨 어깨를 밟고
머리 위로 몸을 웅크려서
아주 이상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아저씨는 아무 것도 모르는 듯,
아무 것도 없는 마냥 흔들흔들
팔자걸음으로 갈 길 가고.....
그 여자는 그렇게 웅크려서
아저씨를 빤히 내려다 보면서
그렇게 둘이 가더래.
진짜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매달려 가지도 않을 뿐더러
남자가 그렇게 아무 무게감없이 못 가지.
저러고 어딜 가나 싶어서 외할머니는
그 둘이 안 보일 때까지 쳐다보셨다는데.....
며칠 뒤에 그 주인 아저씨가
참의 벼슬을 받는 데 실패했다고 들었데.
문학시간에 가끔 참의라는 벼슬 들어봤을 거야.
이태준의 복덕방에도 '서 참의' 라는 사람이 나오지....
그렇게 일본 정부에 기부를 하고
여기저기 잘 보이던 것이
적어도 참의 자리 하나 얻고 싶어서였다는데,
줄 것만 실컷 내주고 결국 받진 못했다고
그렇게 원통해 했대.
마을에서는
'고소하다', '꼴좋다'는 여론이 대세였다지.
하지만 외할머니는 그게 왠지
그 노란 저고리 여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대.
그 여자가 조종한 것처럼...
그리고 점점 전쟁이 길어지고
일제시대가 끝나가면서
그 집도 역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대.
그 아저씨는 나 한 몸 잘 살아보고자
일제에 아부하고 이것저것 바쳤지만
일제는 아저씨를 이용만 한 거였지.
아들이 학도병으로 전쟁에 나가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집 아줌마가
얼마나 온 집이 떠나가게 통곡을 하는지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
이웃집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하고 엿들었대.
고등학생 아들을 전쟁에 내보내야
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외할머니는 엄마와 거길 담 너머로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대.
마당에 쓰러져 울부짖는 아줌마 옆으로
그 노란 저고리 입은 여자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더라는 거야...
그 때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웃는 얼굴을 처음 봤대.
입이 귀밑까지 올라갔는데
입 안이 빨간 물감을 머금었던 것처럼
이빨도 안 보이고 새빨갛더라는 거야....
(할머니는
'무슨 사람 입 안이 두견새 입 안'
이라고 하셨었어 ㄷㄷㄷ)
결국 그 아들은 한 상자의 유골로 돌아왔대.
주인 아줌마는 유골함을 보고 기절했다
깨어나면 통곡하고 또 통곡하다 기절하고를
하루 내내 반복하셨다고 해.
그 때 소리만 들었지 그 집에 들어가 보진 않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또 그 여자는
덩실덩실 춤을 췄을 거라고 하셨던 외할머니..
그리고 그 아들이 죽은 지 얼마 안돼
누워서만 지내던 그 집 할머니도 돌아가셨대.
외할머니는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이태 전에,
그 집에 불려온 의사가 그 집 대문 앞에서
그 노란 저고리 여자한테 싸다구;를 맞고
대문 앞에서 자빠지는 걸 보셨대.
여전히 그 여자는 외할머니 눈에만 보였고,
넘어진 의사 아저씨는 어케 넘어졌는지
그 자리에서 다리가 부러졌대.
주변 사람들은
모두 대문에서 미끄러진 걸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저 집이 재수가 없으려니
들어가려는 사람도 저렇다고 수군댔지만
할머니는 노란 저고리 여자가 의사를 때린 후에
빙글빙글 웃던 시뻘건 입 안이
너무 징그러웠대 ㅠㅠㅠㅠㅠ
금방이라도 피가 또로록 흘러 넘쳐
떨어질 듯이 뻘건 입 속이......
그렇게 의사 한 사람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실려가고,
훨씬 멀리 떨어진 다른 마을에서 의사가 불려왔는데
이 의사는 먼저 넘어진 의사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적은 사람이라
할머니에게 별 처방을 못한다고 다들 혀를 찼대.
뭐, 이미 고령이고 돌아가실 때가 다 된
할머니에게 어떤 처방이
그렇게 용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이 패전하고 맞아죽을까봐 친일인들,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도망가던 때에
그 부잣집은 대문을 닫아걸고
두문불출 바깥 출입을 안했대.
마을 사람들은 내내 꼴보기 싫었던
그 집 사람들도 끌어내서
망신을 주자고 하기도 했지만,
이미 가진 재산도 전같지 않고
노모를 잃고 외아들까지 잃어
대가 끊어진 집이니 죄값 치른 거라고
굳이 그 집 사람들을 건드리거나 하진 않았대.
그런 후에도 그 노란 저고리 여자귀신은
주인 아저씨나 아줌마를 따라 밖에 나오기도 하고,
가끔 열린 대문 안을 보면 마당을 지키고 서 있었대.
그 때 이후엔 외할머니도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쳐다볼 생각도 못했다고 하셔.
그 후 6.25가 터지고 외할머니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났다가
전쟁이 끝나고 1년 넘게 지나서야
고향 마을에 돌아오셨는데,
그 집은 완전히 불타서 터만 남고
새까맣게 탄 감나무랑 깨진 장독에 우물 정도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대.
그 주인 부부는 전쟁통에 죽었다지만
외할머니는 그 집 터를 볼 때마다
대체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그 집에서 무슨 일을 겪은 여자였는지
섬뜩하면서도 궁금하셨다는데,
나중에 마을에서 간간이 들은 이야기로는
그 여자가 그 집에서 옛날에 쫓겨난
소실이었던 것 같다고....
그 집 죽은 아들이 늦둥이였는데,
그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부부 사이에
애가 안 생기니까 소실을 들였었다,
그런데 들이고 나서 얼마 안돼
본부인 아줌마가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으니
소실은 쫓겨났다더라는 소문이 있었대.
옛날 일이고,
전쟁이 끝난 후에 원래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다 돌아왔던 것도 아니라
뜬소문일 수도 있고.....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다녔고
욕심많고 개념은 꽝;이었던 주인 아저씨였기에
꼭 저 소실이란 법은 없고
다른 원한이 있던 귀신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으셨다네....
동창 귀신
누름굿을 내릴 때
내가 무당님한테 들은 말이 있었다.
나에게 바로 교복입은
어떤 귀신이 붙어있다는 말.
아마도 나의 친구 중 하나가 아닐까
추측한다고 하셨었다.
굿을 치루고 집으로 돌아와
그 말도 잊어갈 때쯤
나는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다.
교복입은 귀신이 내 몸에 올라타
나를 한참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을
보기 시작했다.
사실 그 귀신의 교복을 본 순간 나는 좀 놀랐다.
바로 내 중학교때의 교복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아무리 봐도
내가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날도 내 중학교 동창인 듯한 귀신은
내 위에 올라타
나를 한참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귀신을 아는 체 하면 안좋다는 건
전 글에서도 언급했었으니까 뭐..)
나는 눈을 감은 채 가위가 풀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귀신이 입을 열었다.
"눈 떠"
여지껏 지켜보기만 해왔던 귀신이
말을 걸어오는 건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들리지 않는척 그냥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눈 뜨란 말이야.
내가 보이는 거 다 알아.
넌 나 보이잖아. 눈 떠. 눈 떠."
계속 무시하면서 일정 시간이 지나자
가위는 풀렸다.
그렇게 일상생활을 하고
또 아 왠지 오늘 가위 눌리겠는데
싶은 날은 어김없이 가위에 눌렸다.
또 같은 귀신이 내 위에 올라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오늘은 눈 떠 줄거지?.. 응? 눈 떠.. 눈 떠.."
계속해서 눈 뜨란말만 반복하는 귀신.
어차피 귀신에게 여기저기서 시달림 받는
나라 두려움 같은 건 ...
사실 두렵지만 -_-;;
그래 뭐 한번 보자 싶어서 눈을 떴다.
"역시 내가 보이지. 넌 내가 보이는 구나."
-너 누구야?
"몰라... 내가 누군지 몰라"
이거 보게나..
죽은 주제에 지 이름도 잊었나보다.
- 너 ㅇㅇ중학교 나왔어?
"아니"
-근데 왜 우리 학교 교복 입고있어?
"나오진 않았어..... "
보아하니 학교에 다니다가 자살한 귀신 같았다.
같은 반에 그런 얼굴을 한 친구는 없었고,
또 내가 기억하는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얼굴을 가진 아이는 없었다.
한마디로 얘는 내 친구도 아니다.
그냥 나랑 같은 학교에 나왔다는 이유와
내가 영감이 좀 남들보다 강하다는 이유에서
나한테 붙은 듯 했다.
그렇게 귀신과 나의 동거생활은 시작됐다.
작은 방에서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그 귀신은 창가옆에 서서 나를 지켜봤다.
내가 밥을 먹을때 화장실에 갈때도
어김없이 나를 종종 쫓아다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자 나는 이제 슬슬
이 귀신이 좀 갔으면 하는 바램이 커져갔다.
사실 좀 지겨웠기도 했고.
계속 가위에 눌리며 지내자니 많이 불편했다.
-야 넌 너 갈 곳으로 안가냐?
언제까지 내 주위에 밍기적 거릴건데?
그러자 동창 귀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나도 너처럼 살고싶어.
아는 사람 만나서
영화 보고 밥먹고 그러면서 살고 싶어"
-그런 게 왜 죽었는데.
"....왕따 당했어."
-......
사실 나도 중학교 시절을 왕따 당하며 보냈던 지라
남일 같지가 않았다.
그제서야 그 귀신의 마음이 좀 이해가 갔다.
"그래서 자살했는데.... 너는 살아있더라"
-.... 너 이름 진짜 기억안나?
이름 말해주면 니네 부모님한테 연락해서
천도제 좀 지내주라고 할께.
자기 이름도 기억못하는 그것은
사실 같은 중학교에 나온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붙어있다가
최종적으로 나한테 옮겨 붙은 듯 했다.
(사실 이건 내 추측이지만...)
"그냥 이대로 조금만 지내다 갈께."
-너 자꾸 그러면 나 무당집 찾아가던가
스님 찾아갈거다.
"그럼 딱 삼일만. 삼일만 있다가 갈께"
3일만 있다 간다는 말에 그러라고 하고
가위에 눌린 채 잠에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3일을 귀신과 함께 보내다가
마지막날...
친한 언니와 극장에서 약속이 있어서
함께 나가게 됐다.
영화가 밤 늦게 보는 거라서
그렇게 밤에 영화를 보다가
집에 돌아갈때가 되어 가고 있는 중에,
귀신이 따라오는 걸 멈추었다.
길거리에서 귀신이랑 대화하는 건
미친ㄴ 취급받기 쉬워서
그냥 말없이 왜 안오나 돌아보는데,
그 귀신이 그랬다.
"나 이제 갈께."
갈 곳은 아는 건지.
어디로 갈지는 아는 건지.
그렇게 간다고 말하고.
귀신은 가버렸다.
허무한 끝이었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동창 귀신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귀신은 나를 통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이루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친구들과 밥먹고 수다떨고.
어떤 이에겐 너무나 쉬웠던 것이
그때 당시의 그애에겐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이라.
자살한 귀신이라 쉽게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부디 잘 갔기를 바란다.
엄마를 기다려요
그때도 더운 여름이었던 것 같다.
무슨 볼일에서 였는지 외출했다가 돌아온 나는
한 광경을 마주하게 됐는데..
그러니까 그게,
그때 당시 우리가족은
5층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아파트가
│ │
│ │
│ │
│ │
[ 입구 ]
이렇게 길을 가운데에 두고
마주보는 형식이었는데,
그 길에서 사고가 났다.
봉고차가 후진하다가 5살짜리 남자아이를 친 것이다.
그렇게 빠른 속력이 아니었음에도
애가 튕겨져서 50cm 지나
바닥에 머리를 박았는데,
사람들이 몰려들고 장난이 아니었다.
가해자는 당황했는지 피해자 꼬마를 살리려고
심폐소생술을 시도중이었고
아이엄마는 미친듯이 울부짖고 있었다.
아이 엄마도 조금 한심했던게
5살짜리 꼬마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수다떨고 있다가 사고를 당한거였다.
나는 그 광경과 바닥에 난 홈 사이에 고인
붉고 찐덕한 핏물을 보다가 한숨을 쉬고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 그애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2일 후에 외출 할 일이 생겨
밖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어김없이 나는 또 귀신을 보게 되었다.
죽은 꼬마아이로 보이는 귀신이
그 바닥에 그대로 누워 있는 것이다.
그래도 자살한 것도 아니고 어리니까
때가 되면 가겠지 싶어서 지나쳐
외출을 하고 저녁 늦게 들어오는데,
아직도 그 아이는 그대로였다.
가해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막걸리를 붓고
국화꽃 한다발을 그자리에 놓았는데
그때까지도 그 꼬마아이 귀신은 그대로였다.
그게 몇일이 지난 후 까지 계속 되었는데
그 동안 꼬마아이 엄마는
아이가 죽은 걸 못견디고 이사를 갔더라.
때마침 8월에 접어들어
우리집도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사가기 전에
그 꼬마아이 귀신이 누워있는 자리에
나도 모르게 다가갔다.
아이는 죽었을 당시와 똑같이
눈을 꼭 감고 정신을 잃은 것 처럼 누워있었다.
항상 말하지만 귀신에게 말을 거는 건 좋지 않다.
알고 있지만 그때는 왜 그랬는지 말을 걸었다.
" 너 여기서 뭐해? 너 가야 할 곳으로 가야 하잖아."
꼬마아이 귀신은 오랫동안 말이 없다가,
내가 대답을 기다리다
그냥 돌아서려 할 때 조그맣게 말했다.
"엄마 기다려요...."
그 앞에다 대고 니네 엄마 이사갔어
라고 말 할수도 없는 처지라,
나는 그 말을 듣고 돌아와버렸다.
그리고 이사를 갔는데...
아직도 그 집 앞에
그 꼬마아이가 누워있을런지 모르겠다.
아니, 차라리 걔네 부모님이 천도제라도 지내서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고 그렇게 믿고 싶다.
저승사자
내가가 무당사주라는 걸
알게 된 건 계기가 있었어.
사실 그 계기 전에도
나는 예지몽을 엄청나게 꿔서,
다음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알고 그랬거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게 되면
꼭 꿈을 꿔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곳이
꿈에 나오더라구....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나는 아버지랑 사이가 많이 안좋았어.
아버지한테 거의 매일을 맞고 살다시피 하니까
하루가 무기력하고 힘들었거든.
때리는 수준이 진짜 피 엄청 나게 때려서
방바닥을 피로 도배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야.
몸에 있는 멍 가리려고 항상 긴팔 긴바지만 입었지.
그때는 중학교 방학이었어.
졸업 전에 있는 방학있잖아 그거였는데...
감금까지 당하고 나니까 진짜 미치겠더라.
그래서 자살 시도를 했어..
(방법은 쓰지 않겠음. 따라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데
엄청난 고통이 몸을 짓눌러서 힘겹게 눈을 떴다.
그런데 내 머리위로 웬 키큰 사람..
이걸 사람이라 그래야하나...가 있더라.
검은색 도포를 입고 검은 갓쓴...
진짜 옛날 전설의 고향 나오는
저승사자 같이 생겼더라.
얼굴이 보라색? 시체색이라 그래야되나?
그런 색인데
보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어.
살면서 많은 귀신들을 겪어봤지만
내 생애 그렇게 무서운 건 처음 봤다 싶었어.
심장이 빠르게 쿵쿵쿵 뛰는데
눈을 감을 수도 없고 그렇게 그것과 마주했다.
저승사자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어.
그리고 옆을 보는데
저승사자 혼자 있었던 게 아니야.
다 합해서 셋.
무당들 사이에 전해내려오는 말로
삼사자가 붙으면 절대로 못뗀다는 말이 있다.
신과 함께 보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람이 죽을때는 꼭 삼사자가 내려와서
데려가게 되어 있어.
나한테 그 삼사자가 붙은거야.
저승사자는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나는 그게 뭔지 본능적으로 알아챘지.
내 숨이 끊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눈을 질끈 감고 저것들이 눈에서 안보이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깜빡 또 정신을 잃었어.
늦은 밤에 정신을 차렸는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목소리가 들렸다.
때마침 엄마가 와서 내 상태를 보고 놀랐지.
나는 외할아버지가 보인다고 막 말을 했어.
엄마는 무속신앙을 조금 믿는 분이여서
저승사자 얘기나 외할아버지 얘기나
심각하게 보시더니 어디로 전화를 하시더라고.
아무튼 외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더라고.
저승사자 하나한테
"이 어린 것한테 지금 무슨 짓이야?
정신 나갔어? 빨리 안꺼져????
꺼지라고 이 새끼들아!!!
할 짓이 없어서 이 어린 것을 데려가냐!!!"
막 진짜 무섭게 소리지르시는데
나는 어렸을때 외조부 밑에서 자랐거든.
근데 할아버지가 그렇게 화나있는 모습은 처음이었어.
할아버지가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를 하면서
성질을 내시니까
저승사자 중
그나마 좀 왜소해보이던 저승사자가
움찔움찔 하다가 가더라;;;;;;;;;;;;;;;;;
외할아버지는 한참을 내 곁을 떠나지 않았어.
돌아가시고 나서도 나를 지켜보셨나봐.
불쌍하다고 가엽다고 한참을 중얼 거리시더라.
엄마가 어디에 전화한건지
한밤중에 나를 들쳐업고
무당집에 찾아가게 되었어.
무당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말을 하는데
그러는거야.
"사자가 붙었구만."
그 말을 듣자마자 내가 본걸 막 얘기했어.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랑 전부 다.
무당이 듣자 마자
"니 할아버지는 공덕을 많이 쌓으셔서
저승가서도 한자리 하시는 양반인데,
그 양반이 소리를 지르니 사자가 안떠나고 배겨?
그래도 다행인거야.
삼사자면 절대 못 떼는데. "
저승사자는 무당집 밖에서 계속 서 있었어.
무당집에는 신이 있어서
그런지 못들어오고 있더라.
그래서 몇일을..거진 한달?
가까이 무당집에서 머물다가 굿을 했는데.
나한테 붙은 사자가 좀 엄청 쎈 사자였나봐.
내가 찾아간 무당님, 그 무당님 스승
그리고 그 무당님이 아시는
좀 기가 쎄신 다른 무당님 이렇게 세분이서
같이 굿을 했는데
그 기쎈 무당님이 굿하시다가 쓰러짐.
다들 놀래서 혼걷이인가 하고 난리가 났어.
나중에 들은 말로는 우리 셋 중에 하나가
죽었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
아무튼 그때 내가 무당사주라는 것도 알았고,
누름굿도 하게 되었지.
신기한건 굿을 하고 하루가 지나자
내 몸을 짓누르던 고통이 싹 사라진거야.
병원에서도 원인을 못찾고
의사는 하다하다 정신과를 가보라고 그랬는데
굿하고 다음날 몸이 씻은 듯이 나음.
그때 한창 아팠을때
내 얼굴색이 말 그대로 시체빛이였어.
진짜 보는 사람마다 쟤 곧 죽을 것 같다고 했어.
내가 내얼굴 봐도 그렇더라고...
얼굴이 진짜 시체색...
아무튼... 삼사자는 무당도 못떼어낸다.
라는게 포인트?랄까...
덧붙여서
귀신을 무서워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나는 귀신을 참 많이 겪었다.
횡단보도 보면 귀신이 지 죽었는지를 몰라서
차만 오면 튕겨서 덱데굴 구르는 것도 보고,
집에 있는 지박령들이랑도 투닥투닥하다가....
한참을 시달리다가 진짜 너무 시달려서
잠자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매일매일을 밤을 새고
아침에 잠을 자는 것을 반복하고 그러다가
절에 찾아가서 기도 드리고,
'지장보살'님한테 정말 싹싹 빌었는데
뭔가 깨달음을 얻게 됐달까..
귀신은 사람한테서 오는 거잖아.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구천을 떠돌면서
사람한테 괜히 겁이나 주고 그러고 있겠어?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까 그렇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불쌍하더라고...
그리고 나서부터는
귀신을 봐도 마음속으로 기도했던 것 같아.
제발 저 불쌍한 귀신이 그만 구천을 떠돌고
하늘로 올라가 행복한 사람으로든
무엇으로든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그 후로는 별로 두렵지가 않네.
뭐 사실....
나는 염주를 꼭 끼고 살거든.
씻을때 외엔 내 몸에서 떼어놓는 법이 없어.
염주 끼고 나서
귀신들에게 시달림을 안받게 된 탓도 있고
그런것 같아.
귀신에게 시달림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 절에서 염주를 사서 끼워보라능.
근데 염주마다 다른데
내 염주에는 부적에 쓰는
그런 글자가 염주에 새겨져 있다요.
'ㅅ'...무튼 나름의 팁이었음..
무당, 무당사주에 관해서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무당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내 경험을 살려서 글을 써볼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무당은
그렇게 환상적이고 신비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야.
무당은 자기 몸은 신에게 내주고
모든 걸 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을 말해.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무당하기를 싫어하지.
모든 걸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 때문에 종교에 귀의하고
기도를 드리며 살아가는 사람도 많아.
무당은 찾아오는 사람이
질병을 갖고 있거나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는데
그 이유는 가령 위암 환자가 들어왔다 치자.
그럼 그 환자가 늘 고통을 느끼고 있는 부위,
무당 자신의 신체에 그 부위에 똑같은 고통이 와.
그래서 아는 거지,
저 사람이 어디가 아프다는 걸.
이건 무병과 다른 개념이야.
다른 걸로는 굿을 할때 조상 신이
한번씩 들어오는 의식 같은 걸 치를 때가 있어.
이럴 때 조상 중 사고로 죽거나 한 사람이 있다면,
가령 머리가 깨져서 죽었거나 하면
역시 그 혼이 들어간 순간 무당은
머리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게 돼.
말을 잇기가 힘들 정도로..
무병에 대해서는
아마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신이 내려오면
그 신을 받드는 의식을 하지 않을 경우
무당사주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오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뜻해.
무병도 상당히 고통이 크지만 더 큰건,
신을 받지 않았을 경우 주변에 영향이 간다.
한가지 예로 들자면 내 신어머니...
나도 죽었다 살아난 사람이라
저승사자를 떼어내는 굿을 했었어.
그 분이 내 목숨을 살려주셨기에
그 분이 자신을 신어머니를 부르라 했거든.
(그 분이 누름굿을 해주셨기 때문의 이유도 있어.)
(무당님이라 안하고 신어머니라 칭하겠음.)
신어머니가 꽃같은 나이에 신이 내려왔을 시절에....
그걸 받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온몸으로 거부하셨어.
그렇게 거부하니까 집에서 관이 하나씩 나가더래.
오늘은 이모가 죽고 내일은 고모부가 죽고
모레는 삼촌이 죽고
그런 식으로 주변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갔어.
그 사람들이 죽을 거라는 걸
신어머니는 항상 미리 예견하셨고
경고도 하셨지만 소용없었다.
게다가 그 죽음들 모두 미스테리 했던게
신체에 질병 하나 없는
건강한 사람들이었단 거야.
결국 신어머니는 모든 걸 포기하고
신내림을 받으셨어.
더 미스테리 한건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신내림을 받으시니까
친척 중 한분...
의사도 이 분은 포기해라 했던 분이
기적같이 몸을 회복하신거야.
(무슨 이유로 의사들 마저 고개를 저은건지는
기억이 안남..
꽤 오래전 일이야 나한테는.. 16살 때 일이니까)
나 역시 무병을 앓았었고
신내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무당 사주들에게 내려오는 신에게도 급이 있어.
웹툰 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제일 유명한게 바리신, 동자신.. 등이 있지.
그리고 누름굿을 할 경우에는
굿을 해주는 무당이 자신에게 내려온 신보다
윗급의 신을 모시는 분이어야 해.
이 굿을 하는 과정은 윗급의 신이
아랫급의 신을 물러가게 하는 과정이지.
당연히 내 신어머니는
나보다 높은 급의 신을 모시고 있었고,
다행히 나는 누름굿을 할 수가 있었다.
무당사주라는 걸 되게 신기하게만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된건데....
절대 무당은 생각만큼 신비하고
신기하고 환상적인 존재가 아니야.
일생을 그렇게 고통속에서 살아가야해.
심지어 신에 따라서는 남편을 받지 않길
원하는 신도 있어서 신의 뜻을 거역하고
남편을 받은 한 무당님 경우에는
자신에게 내려온 신이
남편의 목을 조르는 꿈을 밤마다 꾸셨다고 해.
그리고 그 꿈을 꾸면 꿀수록
남편은 여위어 갔고
몸이 아프고 수척해지기 까지 하셨대.
그 분은 결국 이혼하시고 무당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무병이라는 것도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고통이야.
내가 무병을 앓았을때
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내가 곧 죽을거라고 예감했을 정도였어.
병원에서는 절대 무병의 원인을 몰라.
안다고 하더라도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
그리고 언령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건 사실이야.
사람의 말이라는 것도 약간은 주술적인 부분이 있어서.
이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면
그 쪽으로
일이 흘러들어가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어.
사람에 따라 촉이 아주 좋은 사람도 있고
영감이 발달한 사람도 있지만
예지몽을 꾼다고 해서
아 나 무당사주네 이런건 아니야.
절대로 아 내가 무당사주인가보다
이런 생각은 하지도 마.
그런 건 직접 신을 모시고 있는 무당이
알아보는 게 아니면 알 수도 없어.
그리고 요즘은 사이비? 무당이 좀 많지.
무당사주도 아니면서 신내림 받았다고 우기고
괜히 찾아온 사람에게 너 무당사주라면서
자기를 모시면서 일을 배워라 하면서
돈을 뜯어낸다거나 하는 사건도 꽤 있어.
말이 좀 길어졌는데 ...
무당을 그렇게 신비로운 존재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
나도 남보다 좀 다른 사주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귀신을 많이 접했기에
덤덤하게 말할 수 있는 거지만
사실 나도 아직까지도 귀신이 두려워.
경험상 악귀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아직까지도 두렵다.
그래서 염주를 손목에 끼고 씻을 때 외엔
절대로 몸에서 떼어놓지 않아.
부적에 쓰는 글자가 박혀있는 염주라
이걸 빼면 나는 다시 귀신에게 시달림을 받게 되니까.
나 같은 경우는 누름굿을 할때
모든 신을 누르고 딱 한신만 아직 모시고 있는데.
그 분은 글문도사라고 보통 부르는 신이야.
무당 중에서도
부적을 잘 쓰기로 소문난 무당일 경우
백에 백은 꼭 이 글문도사를 모시고 있어.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부적 쓰는 일을 하는 건 아니야.)
아무튼, 제발 언령 무시하지 말고
무당사주 쪽으로는 생각하지마.
그리고 자기 자신이 무당사주이기를
절대로 바라지도 말고.
무당은 사람들 생각만큼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야.
정말로 일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길이야.
첫댓글 와.. 너무 무서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1.17 01:0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1.17 01:1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1.17 01:14
아가 너무 불쌍 ㅠㅡ 엄마기다린대..
흥미롭다
신기하다 진짜...
잘봤어 집중해서 봤어
고마워 잘봤어
슬프고 무섭다ㅜㅜ 문장이 술술 읽혀서 더 잘 읽혔어 글 써줘서 고마워 홍시야!
진짜 흥미롭다
엄마를 기다리는건.. 마지막으로 보고 가려는걸까.. 무서우니 엄마랑 같이 가려는걸까...
엄마기다려요 너무슬프다ㅠ
글 써줘서 고마워 진짜 잘 읽었어 신기하다
애기엄마.... 애기 저 자리에서 엄마 기다리는것도 모르겠지
에휴... 아가야...
언령.... 꼭 새겨야지
길고 재밌당 근데 신들이랑 귀신들 되게 폭력적이네 걸핏하면 목조르고 사람죽이고 공포분위기 조성하고.. 말로해 말로~~!!
글 고마워 잘 봤어
너무재미있다..잘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