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3일´한미회담 배경놓고 ´이상기류설´무성 청와대는 "노대통령 성격 잘알지 않느냐, 실용주의 반영"주장 |
2005-05-25 11:5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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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4년 11월 칠레 산티에고 APEC정상회의에 참석,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있다. ⓒ 연합뉴스 | 내달 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배경을 놓고 갖가지 얘기가 무성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왕복 28시간 소요되는 미국 워싱턴까지 날아가 달랑 30분에서 1시간 안팎의 정상회담만 하고 돌아오는 1박 3일짜리 초미니 방미일정 때문이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달 11일 새벽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25일 공식발표했다. 김만수 대변인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이같이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 관련국간 긴밀한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상간 협의를 통해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실질업무 협의에 중점을 둬 정상회담 외의 일정은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양 정상은 회담과 오찬을 함께하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긴밀한 협의를 심도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 ▲동북아협력 ▲북핵문제 등이 주요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스콧 매클렐런 백안관 대변인도 한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사실을 워싱턴에서 발표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은 4번째 열리는 것이며 난해 11월 칠레 산티에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7개월만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에 정상회담 외에는 의회연설이나 동포간담회 등 별다른 일정이 없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9일 한국을 떠나 11일 새벽(한국시간)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를 두고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같이 짧은 일정의 회담이 잡힌 데 대해 최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동북아시아의 한국의 균형자 역할 등을 놓고 조성된 한·미간 이상기류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30분 남짓한 회담으로는 심도있는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없어 별다른 성과가 나올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주제를 갖고 만나는 만큼 완벽한 실무방문으로 추진됐다”며 “노 대통령도 짧은 실무방문을 원했고,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 특유의 실용주의 노선이 이번 한미 정상외교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한미 정상회담 장소 문제를 놓고 한국측은 부시가의 개인 별장인 텍사스 크로포드목장을 원했지만 미국측으로부터 거절당해 짧은 정상회담과 오찬행사만 갖는 반나절 행사로 축소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외교가와 언론매체들에 의하면 부시와 만날 때 ‘크로포드목장에 가느냐’ 여부, 즉 사유(私有) 별장에 초청받느냐 여부가 부시와의 친밀도를 재는 척도라고 여겨지고 있다. 매년 수십명의 외국 정상이 미국을 방문하지만 크로포드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부시 대통령을 만나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다.
실제로 크로포드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존 하워드 호주 총리를 비롯, 폴란드 이스라엘 등 미국의 10여개 신동맹국 정상들만이 초대장을 받았다. 2001년 부시 정부 출범 무려 10차례 미국땅을 밟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1번째 방문한 지난달에야 ´겨우´ 크로포드를 방문할 수 있었다. 프랑스 독일같은 서방의 전통적 강국이자 우방의 정상들은 이라크전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아직껏 크로포드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따라서 각국 정상들은 크로포드 초대장이 부시의 ´진짜 친구´가 되는 보증수표로 판단하고 크로포드를 회담장으로 성사시키는데 사활을 건 외교전을 벌인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홍석현 주미대사도 임명 직후 "크로포드에서 정상회담을 한 영국 일본 호주 대사는 워싱턴에서 제일 대접받는다고 한다"면서 “내가 대사로 있는 동안 양국 대통령이 크로포드 목장에서 4박5일 동안 넥타이를 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6월중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전한 언론매체들도 "유력한 회담 장소로 ´크로포드 목장´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크로포드 목장은 한·미동맹 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알릴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보도한 바 있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심상치 않은 현재의 한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정우성 대통령외교보좌관은 “애초부터 (장소와 관련해) 크로포드 목장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 우리가 끄집어낸 적도 없다”고 주장하며 “노 대통령의 성격을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회담의 내용이나 실질적 논의가 중요하지 형식에는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일 간에 일년에 두 차례 양국을 오가며 열리는 1박2일짜리 셔틀회담에서도 최소한의 의전과 정상끼리의 산책 등 ‘필수 메뉴’가 포함되는 것에 비춰볼 때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또 이날 일부 언론이 ´한미 정상회담이 30분 밖에 열리지않느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 김만수 대변인은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어떤 근거로 그렇게 추축했는지 모르겠지만 양국 정상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긴밀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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