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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때 멀리 이사를 갔었어.
면 단위의 시골인데..
거기에 유명한 산도 있고 절도 있구 계곡도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곳이야.
이사를 가기전에 우리 가족이
그 동네에 집 계약같은걸 하러 갔었는데
우리 가게 맞은편에 한 식당이 있었어.
그 식당에는
한 30대 후반정도의 아저씨가 주방장이셨는데
거기서 밥을 먹었는데 정말 정말 맛있었어.
음식도 굉장히 잘하시구
가게도 좋구 아저씨도 친절하셨구..
거긴 백숙 이런것도 했는데
내 기억에 그 아저씨가 밤에 닭을 잡으셨는데
그 닭 잡고나서 피를 식당 주위에 뿌리시더라.
이사를 가고나서 얼마후에
그 식당은 문을 닫았어.
오랫동안 비워져있었구..
다시 어떤 여자 2명이 가게를 인수해서
장사를 했는데
또 얼마 못가서 문을 닫았어.
난 어렸으니 이유를 몰랐지.
알 필요도 없었구..
어린 내가 그런걸 궁금했을 리가 없잖아.
그냥 아 또 식당 안하네?
이 정도로만 생각했었지.
그리고 얼마 후 내 부모님이 그 가게를 인수했어.
근데 그 가게를 하려는 사람이 엄청 많았어.
울 엄마랑 엄청 친했던 다른 식당 아주머니도
그 식당을 자기가 인수할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우리집이 그 가게를 하게 되어서
사이도 굉장히 나빠지고
암튼 그랬었거든.
울집이 불교를 믿는데
부모님이 굉장히 절에 잘 다니시구 그러셔서
스님이랑도 친분이 좀 있었어.
근데 그 스님이 절 이름두 지어주시구
그 이름도 나중에 들어보니
다 뜻이 있었던 거였더라.
어쨌든 우리 부모님은 그 식당을 경영하셨구
엄청 장사가 잘됐어.
그리 큰 식당이 아니였고
그냥 홀 하나에 방 두 개에 주방 두 개
이런 곳인데
지하엔 노래방이 있고
2층엔 할머니 할아버지 두분이 사시고...
그 식당에 방 한개에 다락방이 있는데
그 다락방이 엄청 넓었거든?
거의 방이나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울 부모님이 거기다가
화장대랑 티비 전기장판 같은걸 해놓구
피곤하면 쉬시고 그러셨어.
나는 맨날 식당에서 밥을 먹으니깐
밥먹고 나면 그 다락방에 올라가서
만화책도 보구 티비두 보구 그랬거든?
근데 하루는 만화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그 다락문이 나무로 된 문이야.
근데 잠이 슬쩍 들었는데 보니깐
해가 어렴풋이 지고 있는 시간이더라.
다시 잠이 들랑..말랑..이러는 사이에
다락문이 빼꼼 열리더니 그 소리..
"끼......익......"
하는 소리..............
그 소리에 또 다시 살짝 잠이 깨서
엄마냐구..불렀지.
근데 아무말이 없어서...
뭐지? 식당에서 일하시는 이모들은
여기 올 이유가 없는데...
라는 생각에 아빠냐구 불렀는데
또 아무말 없길래
문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지..
근데 누군가가 올라오더라.
난 누워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었는데
계단아래에서 조금씩 보이던 쪽머리...
곱게 빗은 쪽머리가 아닌
쪽머리를 한 머리가 잔머리들도 엉켜있구
암튼..좀 그런.....
난 그걸보구 순간 몸이 굳었고
아무말도 안나오더라.
눈을 감을수도 뜨고 있을수도 없고
눈동자조차 굴릴수가 없었어.
아래 식당쪽에 사람들 소리는
너무 멀리서 들리는것 같고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아무생각도 안'들구 그냥 막연한 공포...
그러다가 무슨 용기에선지 진짜 악을 질렀어.
엄마!!!!!!!!!! 하고...
그러구 엄마 아빠가 오셔서
왜 그러냐구 물으시구
난 울지도 못하고
진짜 손발만 덜덜 떨면서 그랬었어..
그때는 가위 이런것도 모르고
그냥 뭐 무서운 꿈이었나보다 싶었었어.
엄마아빠도 내가 잠자다가 그런걸 봤으니
꿈이라고 악몽 꾼거라고 그러셨구.
그 담에 얼마 후에 다락에 가서 또 노는데
배개 밑에 칼이 있더라?
아빠한테 이게 뭐냐구 그러니까
아빠가 자주 가위에 눌려서
스님이 거기에 칼을 놔두라고 하셨다구
건들지 말라구 하시더라구.
그래서 아.. 그런가부다.. 했지.
암튼 우리는 그 식당을 딱 2년 정도만 했어.
장사는 정말 잘 됐어.
그 조그만 식당에 정말 손님이 바글 바글했으니..
오죽하면 밥 먹으러 왔는데
차를 댈 곳이 없어서
아빠가 주차요원처럼 일일히
주차 하나하나 다 해드리고 그럴 정도로..
그러구 나서 난 이유는 몰랐지만
우리가 가게를 내놓구..
가게 이모들 중에 한 이모가
그 남편이 일식집 주방장이셨거든?
그래서 욕심을 내서 빚을 내서 그 가게를 인수했어.
울 엄마두 그 이모랑 친해서 넘겼구..
그러구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는데
두달도 안됐었어 아마..
그 이모 남편분이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치셔서 입원한지
한 일주일도 안되서 돌아가셨어.
그 남편분이 횟집으로 업종을 바꿨었는데
주방장인 아저씨가 그리되셨으니
횟집도 더는 못하니까
빚만 잔뜩 지고
밤에 그 이모는 딸을 데리구 도망갔었어.
그리고 내가 크고 나서 알게 된 사실들은..
내가 어릴때 닭을 잡으셨던
그 식당 아저씨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절단하는 사고를 당하셔서
가게를 그만하셨고..
그 뒤에 인수했던 여자 2명은
확실하게 듣진 못했는데
어떤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들었어.
그리고 이건 내가 크고 아빠한테 들은 얘긴데..
그 식당의 터가 그렇게 세대.
터가 세니까
기가 약한 사람은 들어가서 살지를 못한대.
그래서 그런 터는
기가 아주 쎈 사람이 들어앉아야지
장사도 잘되고 그렇다더라.
그때 그 스님이 지어주신 이름도
다 뜻이 있어서 그런거였구..
울엄마가 띠가 범띠셔.
왜..범띠가 기가 세다고 하잖아.
울 아빠도 기가 쎈 사람이긴 한데
엄마의 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래.
근데 울 아빠가 그 식당에
주방이 두 개가 있었는데
한곳에만 들어가면 몸이 으슬으슬하고
몸 한쪽이 마비되는 듯한 증상이 있으셨대.
근데 스님 말씀으로는 그 주방 쪽이
그렇게 귀신이 많을 수가 없다면서...
아빠가 다락에서 주무시면 가위도 많이 눌리셨고..
글구 스님 말씀이 우리가 들어가면
돈은 엄청 많이 벌텐데
오래는 하지 말라고 하셨대.
안좋은건 안좋은거라고.
사람이 들어가서 살곳이 못되는데
기가 세든 약하든 어쨌든 영향을 미친다구..
울 부모님이 기가 세셔서 상관없어도
우리한테 그 영향이 끼친다고,
그리고 평생 따라갈수도 있다고..
우리는 그 식당을 접고 이사를 다시 왔어.
본래 살던 이 도시로..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랑 만나서
그 식당은 요즘 어떤 걸 하냐면서 물어보곤 해.
그럼 대답들이 다 한결같이..
"몰라..맨날 바껴서...
하다가 안하다가.. 하다가 안하다가.."
난 그 식당에서 특별히 무서운 경험은 없었지만,
우리 전에 식당 주인과
그 식당 이모네에 생겼던 사고..
그리고 그 전에 주인들 얘기들...
난 살면서 귀신같은 건 본 적없지만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정말 존재한다고 생각해..
카페 게시글
홍콩할매의 속삭임
사람
식당이 자꾸 바뀌는 터
호러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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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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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도깨비 터도 아니구 신기하당
신기하다 구 구 구 구
터가 다 있나봐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