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장에 간다'는 말과 같이 다른 사람들이 주식투자 하는 것을 보고
'주식 주'자도 모르면서 남이 하는대로 따라 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간 큰 배짱으로 시작했다.
주가는 바닷물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그 속에 있는 물고기를 낚으려면
낚시 요령이 필요한 바 주식과 낚시가 비슷한 면이 있어 낚시라면 배를 탄 사람이 유리할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
뛰어들게 된 것이었다.
막상 실전에 뛰어들고 보니 무슨 고기(종목)를 낚아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펄쩍펄쩍 뛰는 놈만 쳐다보고 낚으려다 오히려
낚싯대까지 잃게 됐다. 몇놈을 뒤따라 가 보았지만 상투를 잡는 바람에 미끼만 홀랑 다 날렸다. 꼬빡 3년을 보내고 나니 투자금의
1/10만 경우 남은 상태다. 1/10 이 남은 것도 고점에서 산 것이 바닥으로 주저앉아 물려 있어서 매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겪은 경험으로 봐서는 제도상 개미들은 필패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박과 마찬가지로 기술과 정보에서
기관이나 전문 외국인 또는 세력들과 붙어서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엊그제 중국의 유커 한국여행규제가 풀렸다. 유커들이 몰려 오면 화장품 테마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화장품관련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어제 개장과 동시에 급등하더니 10분도 안돼 다시 하락했다가 2차 상승한 후 계속 내리막 길을 걷기에 소유하고 있던 주식을 절반
매도 하여 일부 이득을 챙기고 나머지는 다음날 상승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 속에 상한가에 묶어 두고 전에 같이 있던 직장 후배가 일년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안식년으로 나간다며 점심식사를 초대해 주어 식사를 하고 3시12분에 들어왔더니
주가창에 떨어져 있어야 할 주가표시가 눈에 띄이지 않아 한참 '어디로 갔나?'하고 살피던 중
상한가에 머물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상한가 매도 주문을 취소하려고 했더니 이미 매도돼 버린 후였다.
상한가 후로는 더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상한가' '따상' '따따불' 등은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살다보니 나도 상한가를 칠 때도 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