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은 아직 가지 않은듯 한데 태양은 뜨겁다.
잔듸밭 지날땐 잘마른 가을낙엽 밟듯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지하수가 말랐다는 소리도 들리고 밭작물은 타 들어가고 농심도 함께 메말라간다.
마당의 화초에 물 뿌리기도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가뭄이 극심하다.
태양이 작렬하면 사람들 마음도 무기력 해지어 케세라세라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원주민들 가뭄으로 식량이 부족하면 다른부족을 공격하고 약탈하며 전쟁이 이어진다.
물 웅덩이 말라가고 먹을물 부족하면 물가로 왔던 짐승들 목숨걸고 싸우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머리가 뜨거워지면 판단력 저하되고 의지력 없는 마음 절제되지 못하고 발산하게 된다.
뜨거운 해수욕장 에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은 그런 심리적인 상황을 세밀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우리에게 멋진 인물로 각인된 알랭들롱을 알게해준 영화 "태양은 가득히" 역시 그런 날씨의
영향을 받은 줄거리로 펼쳐진다.
우정이 종속적인 관계로 변하고 친구를 살해하고 애인을 가로채는 줄거리가 아름다운 지중해 풍광과함께
긴장감속에 섬세하게 펼쳐진다.
며칠전 경남 양산의 아파트 에서 외부벽체 도색작업을 하던 페인트공 2명이 작업을 하며 휴대폰 음악을
듣는게 시끄럽다며 옥상으로 올라간 주민이 밧줄을 잘라 12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그중 한명은 밧줄이 잘라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아마 가해자에게 이유를 물으면 "태양이 뜨거워서....."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런 뜨거움이 잠시 물러가고 온갖 농작물을 쏙대밭 으로 만들어 버리는 우박으로 경고한후
약간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더니 모처럼 단비가 내릴 조짐이 보였다.
잊고 지내던 비 설겆이를 해야만 했다.
농익어 떨어지는 보리수를 비오기전 수확을 해야겠다.
어느 늦가을날 통도사 극락암 에서 하룻밤 지냈다.
한지벽지와 삼베장판으로 꾸민 경봉스님 거처하시던 방사에 군불을 지피니 방구들이 따뜻해지며
삼베장판 에서 건초향기가 풍겼다.
밤새 세차게 불어오는 산바람은 대나무숲을 휩쓸어 사나운 파도소리를 들려 주었다.
새벽공기 마시며 포행하고 아침햇살 밝아올무렵 이슬맺힌 산수유 열매는 햇살에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살아서 숨쉬는 짧은 시간중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어 행복했었다.
이제 보리수 열매를 대하니 저절로 그순간이 오버랩 되어 행복으로 이끌었다.
하루의 결과를 보려면 장사를 하고, 1년의 결과를 보려면 농사를 짓고, 10년의 결과를 보려면
나무를 심으라고 했는데 어느누가 심었는지 고마움을 갖고 결실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보석을 갖은적은 없고 유심히 본적도 없지만 보리수 열매는 산수유와 함께 루비와 흡사하다는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루비는 7월의 탄생석이고 붉은색을 뜻하는 라틴어 루버(Ruver)에서 유래 되었다고 하는데
붉은색이 타오르는 불꽃과 태양을 연상시켰기 때문이었다.
루비는 열정적인 사랑과 정의, 마음의 평화를 상징한다고 하듯이 보리수를 따면서 그런 마음이 되었다.
잘익고 농익은 보리수 열매는 탄력이 넘치며 맛또한 나름대로 매력있는 보석임에 분명했다.
무농약으로 잘익은 보리수 효소를 만들어 그향을 즐길 생각하니 마음의 평화는 저절로 생겼다.
한소쿠리 보리수 따놓고 나니 아주 오랫만에 빗줄기가 내린다.
집뒤의 대나무 죽순은 기세좋게 치솟아 오를것이고 텃밭에 물 주는 수고를 덜게 되었으니
메말라 뒤틀리던 잡초는 무성하게 기승을 부리겠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가뭄에 목말라 시들했던 장미송이도 생기가 돌아 그자태를 담기위해 셔터를 누르게 된다.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 노래를 들으며 해안가 식물로만 알고 있었던 해당화도 꽃이 지고 있었다.
비가오니 좋다.
처마의 풍경소리도 빗소리와 더불어 더욱 좋다.
아직도 봄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또한해의 봄날은 그렇게 가고 있었다.

탐스럽게 열렸다.

풍경이 매달린듯.....

바람에 흔들리면 맑은 소리가 울릴듯.....

이술한방울 매달리면 더욱 멋있겠다.

노랑과 빨강의 배색이 산뜻하게 한소쿠리.

탱글탱글한 보리수, 효소만들면 일품음료 되겠다.

붉은색을 뜻하는 라틴어 루버(Ruver)에서 유래된 루비보석,루비 보리수.

단비에 목축이는 장미.

꽃이 지는 해당화.
첫댓글 아주좋아요.
글도 편안하고 좋고 탱글한 보리수가 구미를 당기네요
멋진 님의 페이지에 차한잔의 행복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잔잔한 풍경의 일상이 아름다움으로 채색되시기를요~
빠알간색 풍경에서는
어떤 소리가 날까...?
가려진 잎새 사이로 스미는 햇살을
튕겨내는 소리일까...?
높은산깊은물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진솔하게 마음열어 주신글..
보석 같은 열매!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