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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est Eleven 원문보기 글쓴이: Maestro
일본질주 연재를
기다려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연말 행복한 새해 되세요.
*주의*
전 화를 통틀어 찌질도가 가장 높은 4부 입니다.
찌질함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은 관람을 자제합시다.
되도록이면 하던작업을 저장하시고 브라우저 갯수를 줄이고 관람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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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그우웅
저속으로 달리는듯한 자동차의 낮은 엔진소리에
눈을 떠보니 왠 낮선 공원입니다.
어제는 늦게 잠들어서
늦잠을 자지 않을까 살짝 고민을 했었는데
시계를 확인하니 7시 50분입니다.
나름 일찍 일어나서 만족이지만
잠을 좀 적게 잔 것같은 느낌입니다.
해가 떠보니 생각보다 개방된 장소여서
대략 길바닥 중간에 텐트치고 누워있는 느낌에
새삼스럽게도 화들짝 놀라 부랴부랴 짐정리를 합니다.
정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짐정리 속도가 부쩍 늘었습니다.
텐트 개는 방식이라던가 짐 정리 순서에 체계가 잡혀간다랄까요.
처음엔 뻘뻘거리면서 한시간 가량 정리했었던거 같은데
20분이면 깔끔하게 수습이 됩니다.
정리를 하고 역으로 돌아가 간단히 세수를 하고
잠시동안 편의상으로 그분이라고 부르는 '그분'을 뵐려고 했지만
신호만 잠시 오다가 다시 들어가 버리셔서
아침부터 기를 죽입니다.
생각해보니 3일동안 그분을 뵙지 못했군요..
저번에도 그분이 안오셔서 고달프게 하더니만..
아직 이곳에 적응이 덜되었나봅니다.
변비도 일종의 풍토병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서 잠시 벤치에 앉아
체크할 것도 없지만 오늘 일정을 체크해 봅니다.
고마운 미하라 역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서
일단
아침을 먹기 위해 근처의 음식점이라던가
마트등을 찾아나서기로 했습니다.
역앞에 보니 드러그 스토어 라던가 생활용품, 기념품 판매점 같은게 있어서
기웃거려 봅니다.
일본에는 마트가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대충 드러그스토어, 뷰티샵(?), 백엔샵, 일반할인마트 등으로 나뉘는 듯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트의 종류에 따라서 주로 판매하는 물품이 갈리는 형태인데
일반 마트와 같이 음식물이라던가 생필품도 같이 팔고 있다는게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입니다.
그래서 일단 화장품가게나 약국을 들어가도 라면이나 빵같은건 다 있기 때문에
한번에 여러 가지를 해결할 수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기도하고..
조삼모사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나라에도 올리브 영이라던가 하는 복합 드러그 스토어가 생기기는 했지만.
아직은 생소한 느낌이랄까요.
드러그 스토어를 기웃거리던 중에
어제 대충 물에 헹구는 빨래를 했더니만
옷에서 쉰내가 풀풀 나길래
페브리즈라도 뿌려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을 해봤는데
무려 522엔이나 하는 소용량 페브리즈..
페브리즈 따위에 한끼 만찬을 날릴 수는 없기에
얼굴에 철판을 까는 사나이
바로 정태준...
달리면서 햋빛에 일광소독도 될것이고
뭐 미칠 듯한 스피드로 달리면 냄새 맡을 새도 없을겁니다.
괜히 쓰잘데기 없는 것만 기웃거리다 결국 아침 메뉴는 결정하지 못하고
무작정 길을 나섭니다.
2번국도 바로 옆에서 잤으니 출발은 매우 상쾌합니다.
페브리즈 살까말까살까말까 망설이는 동안
시간은 10시를 지났네요.
근데 자는 동안 엉덩이가 감을 잃었는지
페달을 밟을 때마다 비벼져서 무지막지하게 쓰립니다.
좀 더 달려서 익숙해지면 괜찮겠지 하고 대강 낙관하면서
아픔을 되도록 생각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봅니다.
얼마 안가서 보이는 반가운 간판!@
생 머시기 마트를 발견
지난 기억을 되짚어보면 생 머시기 마트가
싸고 좋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뭔가의 1리터짜리가 대부분 100엔에 수렴하고 있는 반가운 소식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오늘아침은 뭘로 할까 즐거운 선택에 빠집니다.
그분에 직빵인 하얀우유와
뭐랄까 일본에 오면 먹어보고 싶었던 그림으로보고 말로만 듣던 메론빵을 구입
메론빵은 3개에 120엔 우유는 98엔!
그리고 왠지 싸길래 구입한 메밀국수(?) 는 56엔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메론빵 2개와 함께 1리터의 우유를 단숨에 마셨습니다.
메론빵은 좀 닝닝한 소보루빵이랄까요.
메론맛이 난다는 생각은 1g도 안드는군요.
마시면서 바로 뭔가 꾸룩꾸룩하면서 태동하는 느낌이 드는데..
왠지 그분이 홍수처럼 쏟아지시는 기적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묵시록적인 예측이
정태준을 좃또 불안하게 만듭니다.
미하라 시는 거기가 전부인가 봅니다.
왠지 이젠 호젓한 느낌의 시골마을이랄까요.
왠지 흥미로울 것 같은 예감!
근데 어제부터 휘청거리던 느낌과 함께
끼익 끼익 하는 소음은 당최 가시질 않는군요.
엉덩이의 아픔은 다행이 좀 가시는 느낌입니다.
오밀조밀합니다.
산촌과 어촌의 중간적인 느낌이랄까요.
아침부터 바다를 끼고 달리는 행운이라니.
뭐 어제도 그저께도 겪었지만 말이죠.
하루가 길어서 그런지 어제 아침이나 그저께는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집니다.
하늘의 구름을 볼 때마다 혹시나 비가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오늘은 구름이 좀 두껍게 쌓여서 그늘이 지고 선선한데.
조타가도 조치 않은 그런 느낌입니다.
계속 나는 소음과 어제 왕창 뿌린 wd-40도 신경이 쓰여서
중간에 오토바이 가게가 보이길래 잠깐 들려서.
구리스 오네가이시마스. (구리스 부탁합니다)
하니 여기저기 테프론 오일같은걸 발라주십니다.
아주머니께서 아들과 함께 오토바이가게를 운영중이신 듯 한데
잠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대로 회화가 안되니 딱히 할말은 없고 어디서 어디까지가고
오늘은 며칠째다.
나이는 몇살이다 같은 기본적인 이야기만 합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면 좀더 즐거웠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음 열심히 뿌려주셨는데 그냥 고맙다고만 하고 가면 안될거 같아서
어떻게 계산하면 되는지 물어볼려는데
당최 뭐라고 해야될지 떠오르지를 않아서
c..charge와?... (ㄱ..계산은?...)
하니 못알아 들으시고..
머니~ 머니~
하니까
아. 오까네? 오까네와 이라나이데스. (돈은 됐어요)
하고 말씀하십니다.
돈은 오까네 였다는 사실을 상기합니다.
아리가또 라고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떠나는데
키요츠케테~ (몸조심해)
라고 하시면서 배웅을 해주십니다.
당시에는 무슨말인지 몰랐지만
여튼간에 좋은말일거라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되뇌어 봅니다.
왠지 힘내라는 말일 것 같다는 생각에 힘이 납니다.
작고 깔끔한 마을을 끼고 달립니다.
아주머니의 테프론 오일도 소용이 없었는지
끼익거리는 소리와 휘청거림은 계속 됩니다.
그럼 대체 어디가 문제일까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본다고 해서 답이 나오면
여기 한가하게 놀러와있지는 않겠지요.
이리저리 고민하고 시도해보다가
무리하게 페달을 밟지 않으면 좀 덜한느낌이라
페달을 살짝살짝 가볍고 균형있게 밟아보니
좀 효과가 있는 듯도 합니다.
근데 다리에 약간 무리가 오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과거와 현대의 중간적인 느낌
이곳은 관광도시일 것 같다는 느낌이
첫머리에서부터 물씬 풍기는 듯합니다.
예상처럼 관광도시인 듯합니다.
관광을 위한 데코레이션버스(?) 같은 것도 있고
산 꼭대기에 일본식 성도 우뚝 서있군요.
평소 일본의 성문화에 무척 관심이 많았는데
왠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 산꼭대기에 있는 것은 제외하구요.
버스에 적힌걸로 봐서 여기는 오노미치라는 곳인 듯 합니다.
칸몬대교와 비슷한 느낌의 큰 다리
설마 저걸 건너가야 되는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한 설레임
2번 국도는 그냥 쭉 이어져 있고 경치는 감상하면 됩니다.
음악이 없어도 뭔가 볼 게 많으니 견딜만 합니다.
자전거도 아직은 잘 나가고 있고 걱정하면
잘될일도 안될꺼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되도록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럴 것도 없이 조금 달리다 보니 적응이 되었는지
왠지 괜찮은 느낌입니다.
아까부터 앞쪽으로 산보다는 하늘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 것도 있구요.
아직까지 이렇다할 오르막도 내리막도 없이
완만한 내리막과 있는 듯 없는 듯한 오르막을 따라서
쭉쭉 뻗어나가듯이 달립니다.
일단 해안가에 인접한 도로는 평평한 듯 합니다.
근데 좀 덥고.. 잠을 많이 못자서 그런지 굉장히 몸이 눅룩한 기분이랄까요.
머리속이 반쯤 물에 잠겨 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일본에서 처음 만난 스트라이다.
증조할아버지 뻘인 최초모델 mk 1 이군요.
왠지 타지에서 한국인 만난 느낌과 비슷하다랄까요..
반가운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보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정확하게 얼굴을 반으로 가르는 간판.
양복파는 마트인거 같은데 간판이 반미성향을 띄는듯합니다.
뭐랄까... 보스의 두얼굴?
잠이 살짝 깨는 느낌입니다.
그림과 건물로 봤을 때
문득
이토준지의 만화에 나오는 에피소드중 하나의 모델이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추측을 해봅니다.
열심히 달리다 보니 목도마르고 좀 쉬고
그분도 좀 뵙고 할 생각으로 가던중 나오는 마트에 들렀습니다.
아니 그런데 페브리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한
짝퉁이 단돈 128엔!
처음부터 이걸 봤더라면 안샀었겠지만
페브리즈 522엔에 충격을 받았는지
단숨에 구매결정!.
쉰내는 바이바이
덤으로 라이트를 위한 밧데리 10개.. 알카라인이면서 10개에 단돈 178엔.
100엔샵에서 사는거 보다 쌉니다.
그리고 서핑쿨 같은 사과주스를 104엔 주고 구입.
뭐 나름 500엔 가까이 썼지만 알차게 쓴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아직 오시질 않고.. 신호만 보내십니다.
오늘은 그분과 사생결단을 보긴 해야할텐데
처절한 사투가 벌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짝퉁 페브리즈를 구석구석 뿌리고 다시 길로 나섭니다.
한 20킬로 정도 달려온거 같습니다.
오카야마가 69km 남았군요.
점심은 오카야마에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때까지 계획한곳에서 점심을 먹은적이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 봅니다.
이 명백한 반미.. 아니
국적은 불명이니 Anti western 마케팅의 부정할 수 없는 증거.
밤에 이걸 본다면 나도 몰래 지려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서워서 호텔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닐까요?
으으...
다리를 건널 때마다 새로운 도시가 나타납니다.
이번엔 어떤 도시일까요.
표지판을 보니 이미 히로시마는 지나왔으니 아닐테고..
이곳은 후쿠야마 인 듯합니다. 대략 1킬로미터 옆길로 새면
성박물관이 나온다는데. 왠지 솔깃합니다.
1킬로 정도면 그냥 갔다와줄 수 있는거리니
이왕 일본온거 잠시 관광해봅시다.
멋있는 교회인지.. 성당인지는 모르겠지만
명동성당이 떠오릅니다.
후쿠야마는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배어있으면서
요렇게 저렇게 현대적으로 잘 정리해논 것 같고
서울의 명동을 넓혀논 그런 느낌입니다.
달리다 보니 멀리 성이 솟아있는게 보입니다. 근데 살짝 고도가 있어보입니다.
근처에 가니 급수대가 있어서 목도마르고 해서
바로 입에 조준하고
틀었더니..
살짝만 틀었는데도 엄청나게 솟아오르는 물이
입에서 바운드하고 온통 다 튀어서 카메라가 젖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휴지로 꼼꼼하게 잘 닦아내고
시험 촬영을 한 사진이 윗사진입니다.
뭐 급수대로 몰래카메라라도 찍는걸까요..
근데 후쿠야마 성 박물관이라는 곳은 바퀴가 달린 것을 배려하지 않은곳인지..
근처를 아무리 둘러봐도 경사로가 보이질 않습니다.
계단으로 자전거를 들고 올라가기엔
숫자가 좀 많은 느낌입니다..
둘러봤자 보이는건
어리지만 복근이 멋있게 잡혀있는 동상뿐.
모르겠으니 그냥 짊어지고 끙끙대면서 계단으로 올라왔습니다.
성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군요.
근데 성이 아니라 그냥 박물관이 성모양을 하고 있는것인 듯 합니다.
안은 그냥 박물관처럼되있군요.
게다가 입장료는 200엔.
낚였다는 생각이 물씬듭니다.
하지만 열심히 들고 올라왔으니 200엔 정도는 문화생활에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에
10엔짜리를 몽땅 투자하여 표를 샀습니다.
박물관 안은 촬영이 금지니 패스지만
사실 볼 것도 별로 없는데다
써진 글을 읽을 수도 없으니 낭패
근데 최상층에 전망대가 있어서 그래도
대충
돈값은 했다는 위로를 해봅니다.
샷따 오시떼 구다사이~ (셔터좀 눌러주세요)
라고 핸드북을 인용한 대사로
전망대에서 기념사진도 한컷
내려와서도 한컷..
정상을 정복한 산악인의 기분이랄까요.
사진찍어줘서 고맙다고 한컷..
그리고 후쿠야마에 뭐가 좋은게 있냐고
관광객스러운 질문을 해봅니다만
자신들도 관광객이라서 그런지 뭐 잘 모른다고 하네요.
역시 관광객은 잘 몰르는 것이 정석인 듯 합니다.
스스럼 없이 늘어난 일본어 실력에 감탄하면서
자전거를 들고 다시 내려오는데
강렬한 신호가 뇌속에 울려퍼집니다.
이건 위험합니다.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본능적인 안짱다리가 만들어집니다.
화장실은 다행이 계단을 다 내려가면 바로 좌측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계단만 무사히 내려오면 됩니다.
정신을 집중하고 기를 모아
한발 한발 내딛으면서 내려옵니다.
앞으로 두개.. 하나..!
위험한 고비를 1초에 몇십번을 넘기면서 생과 사를 오락가락 하노매
다 내려온뒤 화장실에 안착하는 순간 곧바로 물같은 그분의 봉인해제..
쏴아아..
역시 우유를 먹은 보람이 있습니다.
무사고로 성공했다는 사실에 나도모르게 환호성을 지를뻔하고
이 이후의 여행기에 더 이상 순화되었지만
여전히 더러운 그분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여행기를 쓰면서도 기쁜 순간입니다..
아.. 네..
으 이런 것에 이렇게 열렬히 감사하게 되다니, 이게 여행의 놀라운 효과일까요.
나름대로 관광을 끝냈으니 다시 2번국도로 돌아가야 합니다만..
여기가 어딘지 감이 안잡히는 사태가 발생..
아까부터 같은 풍경으로 보이는 곳을 계속 방황하면서
나름대로 관광이라고 생각해보는 중입니다.
여기서 밥을 먹어볼까 하고 두리번 거려도 보지만
마땅히 보이는곳이 없습니다.
가다가 보이면 아무곳이나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안보입니다.
그러다 왠지 반가운 간판 발견
헌혈 안한지 2개월이 넘어서 하러가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헌혈을 하면 왠지 색다르지 않을까 하고 들어가 봅니다.
평소 헌혈을 취미로 하고 있어서
일본의 헌혈문화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일본에서 헌혈한 제 피가 어딘가의 일본인에게 수혈되서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뭔가 일본에 영원한 발자취를 남기는 듯한
왠지 두근거리는 느낌도 있구요.
분위기는 우리나라 헌혈의집과 비슷한 느낌이군요.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집중되는 느낌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여튼 모른척하고
들어가서 와따시와 캉코쿠까라 키마시타. 아이 원트 블러드 도네이션!
카이고쿠진노 도네이션 데끼마스까? (외국인의 기부도 됩니까?)
이라고 물어보고서
일취월장한 듯한 일본어 실력에 우쭐대고 있는동안
잠시 당황하다가 자기들끼리 잠시동안 쑤근거리더니
일단은 괜찮다고 하면서 문진 시트같은 것을 내어줍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답에 맞추어 시트에 뭔가를 써야 하는데
글을 못읽으니 쓸 수가 없군요.
질문조항도 되게 복잡한 듯 합니다.
그래서 설명해 줄 수 없냐고 했더니 대략 말이 안통합니다.
대충 들어보니 하루부터 2~3년에 해당하는 사항까지 있는거 같은데
제대로 파악하고 답변하기는 힘들어서
아이 캔 블러드도네이션.. 인 코리아 옼케이? 하면서 넘어가볼려 하지만
당연히 안된다고 합니다.
영어라도 할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괜찮을텐데
아무도 영어를 못하는 듯 합니다.
4일동안 느낀거지만
생각보다 영어 보급률이 낮은 듯합니다.
한참을 뒤적거리더니 이런걸 보여주더군요.
결론은 집에가라..
뭐 헌혈했으면 체력도 좀 떨어졌을테고
여행에 그리 좋은 영향은 없었을 것이라 위안하고
다시 갈길을 재촉합니다.
물론 2번국도가 어딘지는 모릅니다.
그리고 밥먹을만한곳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미스테리
고급 미니벨로를 잔뜩 들여놓은 자전거 가게.
근데 스트라이다는 없더군요.
자전거가 천지 빼까리인
일본에서도 드문 자전거 인 듯 합니다.
처마밑에 뭔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특이한 느낌입니다.
뭔가 부적같은 의미일거라 멋대로 생각해 봅니다.
좀더 헤메다 보니 2번 국도가 나타납니다.
뭔가 되게 우연히 찾은거 같지만요.
단지 수박 겉핥기식 관광을 했을 뿐인데도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해봤자 40~50km 정도 온거 같은데
더 이상 미적거리면
오늘은 정말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 친화적 느낌의 전철역을 지납니다.
자전거가 계속 삐걱거리기는 하는데
안좋은 상태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걱정이 좀 덜 되긴 하지만
어째 상태가 점점 안좋아 지는 느낌입니다.
지금시간은 4시. 해가 지려면 3시간 가량 남았고..
12시까지 달린다 치면
어둠에 따른 속도 감소를 계산했을 때
앞으로 한 120킬로 정도는 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밤에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12시 까지 달릴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말입니다.
뭔가 장애가 있긴 있나봅니다.
오르막길이 꾸준하게 나옵니다.
경사가 심하진 않지만 꾸준한 오르막 때문에
차츰차츰 체력이 떨어지고 잠이 쏟아지고 그렇습니다.
오르막이 많이 나오는가 싶더니.
어김없이 나오는 터널.
터널은 전환점이니 이제 뭔가 다른게 나오겠지요.
알 게 모르게
짧은시간동안에 어떤 법칙같은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야호.. 터널 하나를 넘고나니 씨원한 내리막이 나타나서
체력을 회복시켜주더니
곧바로 이어지는
완전소중 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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