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나는 자주 병치레를 자주 하는
몸도 마음도 허약한 약골 중의 약골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더구나 평온한
맑은 정신으로 염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처음 있는 일이었던 것이니 너무나 감사했다.
이런 체험은 다름 아닌 부처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크나 큰 축복 때문이었음을 나는 조금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염불하다가 잠시 동안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나는 무릎을 꿇고 양손을 모은 채, 진실하게
"다른 도반들이 일어나기 전에 양치질과
세면을 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절 법당으로
여유 있게 갈 수 있도록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나게 해 주세요.”라고 부처님께 기도하였다.
그렇게 기도를 하고 나자 다소 안도감이 들었고,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깨자마자 시계를 보니
새벽 예불 시작 10분 전이었던 것이었다.
조그만 자명종 시계를 보고 나서 나는 정말로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정말 당황했다.
나는 당장 벌떡 일어나 칫솔과 방석을 집어
들고는 재빠르게 법당으로 힘차게 뛰어 나갔다.
나는 법당을 향해 어찌나 빨리 뛰었던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늦지는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늘 내가 앉았던 자리가 아직
임자 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자리에 방석을 깔고 앉아 여느 때처럼 ‘졸’
준비를 하는데 바로 그 순간 놀랍게도 머리가
맑아 오고 온몸이 아주 편안해졌던 것이었다.
어두컴컴하고 푸르스름한 하늘을 쳐다보니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하늘은 유난히 밝았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달려왔는지를 돌이켜 보니
그 순간 내 몸이 마치 제비처럼 가벼워졌던 것이
기억났다.
나는 어찌나 빨리 뛰었던지 날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전 날밤 나는 꿈조차 꾸지 않은 채 아주 깊은
잠에 빠졌었다는 것도 상기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고 나는 마치 원숭이 임금이
인삼 열매를 먹었을 때의 경험이 이와 같았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염불이 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