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인호 : 환상 / 도시의 밤 / 골목길 (GEBL-SL83) 3월27일 입고 예정 가격/40,000원
시티팝의 느낌을 선사하는 “환상”을 필두로 신촌블루스 1집에 수록된 “그대 없는 거리”의 원곡 “도시의 밤”과 장끼들 앨범에 수록되어 처음 선보였던 “바람인가?” 그리고 유일하게 여성 싱어와 함께 노래한 포크 질감의 곡 “푸른 계절”. 무엇보다 첫 솔로 버전이자 대표곡인 “골목길”이 수록되어 있다. 다소 절제된 창법과 원초적인 블루스의 정서를 담고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음반이다.
* 1985년 서라벌레코드 발매반의 최초 LP 재발매.
* 180g 블랙 비닐 (U.S.라커 커팅, China OEM) 수량 200장.
* 180g 골드 비닐 (U.S.라커 커팅, China OEM) 수량 300장.
* 전용 이너슬리브, OBI 포함.
* 라이너 노트(해설 :최규성) 포함.
* 오리지널 마스터 음원으로 제작
수록곡:
A면;
환상
도시의 밤
바람인가?
푸른 계절
을숙도(연주음악)
B면;
골목길
바람인가?
바보처럼 보일거예요
사랑의 계절
산에 산에는
라이너(부분 발췌) :
[음악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엄인호의 고민이 녹아 있는 희귀한 비공식 솔로데뷔앨범]
엄인호는 ‘가수 엄인호’보다는 ‘신촌블루스 엄인호’로 각인된 신촌블루스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이다. 음악장르가 혼재했던 데뷔시절의 활동반경은 음악적 지향점을 찾기 위한 고단한 과정이었다. 이번에 재발매된 이 앨범은 신촌블루스 탄생 직전에 발표된 엄인호의 첫 솔로 앨범이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했던 비운의 음반이다.
밴드 장끼들 해체 후인 1985년 발표된 엄인호의 첫 솔로 앨범은 비공식 앨범으로 분류된다. 흔히 엄인호의 공식 솔로 1집은 1990년 발표한 앨범을 언급한다. 수록곡들은 연주음악을 제외하면 대부분 엄인호의 창작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리듬감이 느껴지는 시티 팝의 경향이 다소간 발견되는 테크노 팝 스타일의 노래들은 그의 토종 뽕 블루스에 익숙한 블루스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다.
앨범 제작 당시 국내 대중음악계는 컴퓨터 미디작업이 도입된 초창기였다. 이 앨범은 컴퓨터 음악과 곡까지 제공했던 정수연 등 젊은 세션들의 새로운 음악과 해체한 장끼들 음악스타일에서 탈피해 대중과의 교감에 갈망했던 엄인호의 이해타산이 합일한 결과물이다. 엄인호는 “부끄럽다. 내 음악인생에서 음악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갈팡질팡했던 시절의 기록이 담긴 앨범”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생소한 제목의 노래들과 다른 가수들을 통해 뒤늦게 히트했던 히트곡들의 엄인호 솔로 버전은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앨범의 문을 여는 테크노 풍의 리듬으로 채색된 <환상>은 이질적인 엄인호 음악과의 낯선 만남을 주선한다. 이어지는 나른한 색소폰 연주가 주도하는 <도시의 밤>의 제목은 생소하지만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가 귀를 잡아끈다. 이 곡은 1988년 신촌블루스 1집에서 한영애가 제목을 변경해 다시 부르면서 널리 알려진 <그대 없는 거리>의 원곡이다. 1990년 두 번째 솔로앨범에서 엄인호가 변경된 제목으로 다시 불렀다. 1983년 밴드 짱끼들 앨범에서 처음 선보였던 <바람인가>도 다시 수록되었지만, 1988년 신촌블루스 1집에서 한영애가 엔딩곡으로 리메이크해 블루스 팬들에게 알려졌다. 노래 제목을 변경한 것은 좀 더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제작자 서희덕의 기획이었다.
유일하게 여성가수와 함께 노래한 포크 질감의 곡 <푸른계절>은 이후 엄인호와 신촌블루스의 음악에서 여성 객원가수의 피쳐링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엄인호는 여성가수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당시 출연했던 MBC TV 프로그램 ‘영11’의 영스타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말한다. 이 곡은 정경화가 허밍으로 참여해 신촌블루스 3집에 수록된 연주곡 <신촌, 그 추억의 거리>의 원곡이다.
명곡 <골목길>은 1977년 엄인호가 부산 DJ시절에 변심한 애인의 방 창문에 불이 켜지는 모습을 보며 울적했던 기분을 담아낸 곡이다. 최초 버전은 밴드 무당의 객원가수와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윤미선이 1982년 발표했다. 이후 1983년 방미 6집, 장끼들에 이어 이 앨범과 1987년 여성듀엣 예비숙녀 독집 등을 통해 연이어 발표되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골목길>이 명곡의 반열에 오른 것은 1989년 신촌블루스 2집에서 고 김현식의 절창과 만나면서부터다. 이 앨범에 수록된 엄인호의 첫 솔로 버전은 블루스 색채가 진하지는 않지만 여러 번 등장하는 호르라기 소리가 이색적이다.
경쾌한 연주로 진행되는 <바보처럼 보일거예요>와 정반대의 느릿한 분위기의 <사랑의 계절>은 설익은 블루스의 질감이 느껴진다. 엄인호의 보컬은 감정을 절제하며 심금을 울리는 탁월한 보컬리스트라기보다는 사랑의 아픔과 이별, 그리움, 외로움 같은 원초적인 블루스 정서를 날 것 그대로의 거친 음색으로 토해내는 거친 스타일로 각인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다소 정제된 창법과 댄서블한 리듬을 시도한 이 앨범은 이질적이다. 비록 블루스에 본격적으로 천착하기 직전의 앨범이지만 음악적 진로에 대해 고민했던 엄인호의 고민이 곳곳에 녹아 있다. 정상적으로 발매되지 못한 이 앨범은 현재 실물구경이 쉽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희귀한 상태이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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