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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드라마들은 시청률과 상관 없이 '폐인'을 만들어 내고 일부 시청자들에게사랑을 받곤한다. 그리고 이런현상은 시청률이 방송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직결되던 '인터넷 게시판 커뮤니티' 이전 세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바람직한 현상이다. 취향이 세분화되고, 방송이 상업적인 잣대 외에 다른 식으로도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장기적으로 보아 규모는 비대하지 않되,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드라마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도 한다.
최근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시청률에서 있어서만은 저조한 드라마들이 있다. 시청률이 광고와 직결되고 그것이 수익으로 드러나는 방송 체계에서 낮은 시청률이라는 것은, 앞서 말한 좋은 점들에도 불구하고 방송관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박수칠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방송은 장사이기 때문이다. 시청률 20%는 흔히 인기 있다는 방송이 기록하는, 기준이 되는 지표인 듯하다.20%라는 시청률은 어느 한 세대의 지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전 시청자층의 고른 사랑을 받아야만 가능한 영예로운 수치인 것이다.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좋은' 방송은 아니다. 허나 인기 있는 음식점엔 다 이유가 있다. 위생이 안 좋지만 맛이 미치도록 좋다거나, 라면은 별로지만 김치가 환상적이라거나, 음식은 풀 맛이지만 종업원이 8등신 미남미녀라든가 말이다. 어차피 취향은 모든 시청자들이 다르고,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해서 그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 자체를 그저 무시해버릴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 드라마를 선택한 시청자들의 안목을 싸잡아 깔보는 굉장히 위험한 오만이기 때문이다. '폐인' 문화는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순기능도 있지만 이같은 역기능으로도 작용한다.
2007년 5월 현 시점, 지금 대한민국 방송에는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가 몇 편 있다. 이 드라마들, 욕도 먹고 손가락질 받기도 했지만 그런 사람들 중에도 분명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동 하는 사람 있었을 게다. 왜냐, 이들 드라마들엔 그럴 만한 매력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모아서 정리해 봤다.
1.쩐의 전쟁 (SBS 수,목 오후 09:55~, 최근 전국 시청률 26.5%)
연출-장태유(SBS <101번째 프로포즈>, <불량 주부> 외)
극본-이향희(KBS <러브홀릭>,<학교 2>,<학교 4>, SBS <술의 나라> 외)
원작-박인권(<깜빵 시리즈>,<대물 24>)
출연-박신양, 박진희, 김정화,신구, 장동직, 이원종, 신동욱, 정수영 외
3회까지 방영된<쩐의 전쟁>은 간만에 의심할 바 없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이다. 첫 회부터 가뿐히 20%를 넘긴 <쩐의 전쟁>의 시청률은 회가 거듭되면서 더욱 고조되는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통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신양의 믿음직스러운연기는 역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였고, <돌아와요 순애씨>를통해친근감을보강한 박진희의 가세가 돋보인다. 이에 신구, 이원종, 장동직, 신동욱, 김정화로 구성된 조연진은 신구(탤런트 신구 선생 말고)의 조화가 좋을 뿐 아니라 드라마에 오랜만에 선을 보이는 연들이 그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허나 <쩐의 전쟁>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박진감 있고스피디한 전개에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특유의 질질 끌지 않는 내용 전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개운함을주고, 이에 맞물려 다소 극단적인 성격을 가지긴했지만 감정에 충실하고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시원하게 악을 쓰며 분노하는주인공 금나라의 캐릭터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옆구리-미스타 리가 너무 빨리 살아났다.신동욱은<모래시계>의 '백재희(이정재)'를 모니터 하라. 정수영은 부담을 버리고 <환상의 커플> 때 처럼 힘을 빼고 연기하라.
2.내 남자의 여자(SBS 월,화 오후 09:55~, 최근 전국 시청률 25.2%)
연출-정을영(KBS <목욕탕집 남자들>, <부모님 전상서>, SBS <불꽃> 외)
극본-김수현(MBC <사랑이 뭐길래>, KBS <부모님 전상서>, SBS <완전한 사랑>, <사랑과 야망> 외)
출연-배종옥, 김희애, 김상중, 하유미, 이훈, 이종원, 김병세, 송재호, 박지빈 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내 남자의 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항 중이다. 1,2회가 끝나자 마자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 뿐인 드라마라는 평가와 함께, 네티즌들의 김수현이라는 개인에 대한 반감이 덧입혀져 뭇매 아닌 뭇매를 맞았던 이 드라마는 그 모든 비판들이 잠잠해진 채 월, 화요일 밤 그 이야기를 계속 진행 중이다. 한 남자를 두고 일어난 두 여자의감정의 선이 무척이나 디테일하게 그려져 보는 이들이 숨죽이게 한다.이 순간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는 아니다, 라는 평가는 필요 없다. 비판론자들의 논리처럼 그렇게 '낯 뜨겁고 민망한' 김수현의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가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수백만 시청자의 안목과 취향을 단순 폄하하는것이다. 다소 비약이 있고 거친 면이 있지만 김수현의 글은 감칠 맛이 있다. 그것이 김수현 드라마를 선호하게 되는,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문법적으로 오차가 없을 뿐더러,적절하게 사용되는 관용어구들은 우리말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 안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느낄만한공감가는 삶의 철학들을 녹여내어 차분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문화 전반에 걸쳐 '일상성'과 '리얼'이 대세가 된 지금, 김수현의 드라마는 '정통의 극'인 셈이다. 드라마에서 실제같은 무언가를 찾을 필요 없다. 드라마는 어차피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면.
20자 별점-김수현은 '불륜 스토리'에서도 삶의 지혜를 준다. '다 바람인 것을~'★★★☆
옆구리-스토리가 조금씩 늘어지기 시작한다. 김수현은 젊은이들에게 박힌 미운 털을 뽑아라.
3.대조영 (KBS 토,일 09:40~ , 최근 전국 시청률 22%)
연출-김종선(KBS <왕과 비>, <태조왕건> 외)
극본-장영철(SBS <2004 인간시장>, <베스트 극장>, <드라마 시티> 다수 외)
출연-최수종, 정보석, 이덕화, 박예진 외
최수종은 국민 배우이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실패의 기록이 전무하다. 그런 그가 출연한 주말 시간대 드라마가 20%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고정 지지층이 뚜렷이 존재하는 사극이라는 장르이다. 과거의 KBS 사극들에 비해 덜 화제에 오른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해신> 열풍을 반추해 보면그러한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주몽> 신드롬 속에 그저 조용하게 제 역할을 한 셈이다.대조영을 통해 현재의 대한민국을 본다는 시청자들도 많다. 강대국 사이에 낀 어지러운 지금의 현실이발해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평가이다. 주말 시청자들은 대조영의 활약을보면서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SBS의 <연개소문>과 비교하며 보는색다른 맛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눈에 띈다.
20자 별점-최수종의 '약발'은 몇 편의 사극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에서 찬란히 빛난다. ★★★☆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말이 많았다. 너무 진부하고 상투적인 소재였기 때문이다. 뻔한 이야기는 욕은 먹을 수 있지만 먹어도 먹어도 또 먹을 수 밖에 없는 라면처럼 안정적인 시청률은 보장해주는 법. 익숙함이 주는 힘이란 그런 것이다. 이런류의 드라마는 사실 배우의 힘은 필요 없다.누가 나와도 제 역할을 할수 있는 흔한내용이다.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그렇다고 안 볼 수도 없고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면서 매주 어느덧 스토리에 중독되게 되고 그것은 지금 <행복한 여자>의 시청률에 기여하고 있다. 강수연의<문희>를이긴 것은 주목할 만하다. 빅스타 강수연보다 <하늘이시여>로 얼굴을 알린 윤정희와 새로운 페이스 정겨운의 라인업이 더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고 평가해본다. 숱한 KBS히트 드라마를 만들어 낸 김종창 pd의 연출력은 중독성이 짙었던 것이다.
20자 별점-보고 또 보고. 이렇게 봐도 또 보겠지만 결국 우리에겐 이런 식의 드라마도 필요하다는 거.★★★
옆구리-없다. 끝나는 그 순간까지 죽 이어지는 시청률이 예상된다.
*순서는 무작위이며, 일일 드라마는 제외되었음을 밝힙니다.
텔존 리뷰어 mo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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