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곽지역을 의미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이란 대명사가 점차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준공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가 재건축 기대감에 가격이 급등세를 타면서 중위권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1년 간 아파트 매매가격이 40% 이상 올라 종로구, 관악구, 구로구 등 기존에 가격대가 더 높은 지역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 재건축 기대감에 1년 만에 아파트 매매가격 40% 올라
1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노원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3458만원으로 25개 자치구 중 17번째로 높았다.
노원구보다 평균 매매가격이 낮은 지역은 종로(3447만원) 관악(3300만원) 구로(3276만원) 도봉(3006만원) 은평(2976만원) 강북(2915만원) 중랑(2809만원) 금천(2657만원) 등 8개 자치구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종로, 관악, 구로 등 3개 자치구는 1년 전까지 노원구보다 평균 아파트값이 비싼 지역이었는데, 최근 노원구 아파트값이 치솟아 순위가 역전됐다.
노원구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 2466만원이었다. 1년 만에 가격이 40.2% 뛰면서 같은 기간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3개 자치구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1년간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이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평균 상승률(24.4%)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훨씬 컸다.
이유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재건축 연한을 넘겨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상계동 일대 주공아파트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상황인데, 지난 4월 서울시가 신규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에서 제외되자 매수세가 더 몰린 영향이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원구 아파트를 사는 외지인도 늘어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간 노원구에서 거래된 3294건의 아파트 중 20.3%(671건)이 외지인 거래였다. 이 기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3구역 전경. /사진제공=뉴스1
상계동 구축 단지 6개월 만에 2억 이상 올라…동대문·서대문·성북 등 도심 인접지역 가격도 턱밑 추격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상계동 일대 구축 소형 아파트값은 가파른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12층)은 이달 6일 9억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 매물이 6억5000만~7억4000만원에 팔렸는데 6개월 만에 최대 2억5000만원 뛴 신고가다. 인근 '상계주공3단지' 전용 73㎡(8층)은 지난 8일 10억3500만원에 실거래 등록됐다. 1년 전 같은 평형 실거래가(8억~8억2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뛴 수준이다.
신축 단지 시세도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상계주공8단지를 재건축해 지난해 말 입주한 '포레나 노원' 전용 59㎡(14층)은 지난달 초 10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용 84㎡ 시세는 13~14억원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급등세가 이어질 경우 노원구 아파트값은 도심에 더 인접한 다른 지역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6월 기준 성북구(3482만원) 서대문구(3502만원) 동대문구(3561만원) 등은 3.3㎡당 아파트값이 노원구와 비슷하다. 이들 지역은 1년 전 노원구보다 평균 가격이 10~15% 높았는데 이젠 5% 이내로 좁혀졌다.
노원구가 재건축을 통해 신흥 주거단지로 변모하면 시내 집값 지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낡고 작은 상계동 일대 아파트가 재건축돼 주택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 학군지 시너지로 새로운 수요층이 형성될 것"이라며 "월계동 광운대 역세권 개발은 노원구를 베드타운 이상 입지로 변화시킬 중요한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이 대기 중인 단지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당분간 다른 지역보다 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서울시가 전격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서울시는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상계동 일대를 비롯한 시내 재건축 단지 가격동향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첫댓글 결국 영끌이 정답이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