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KT&G 시절부터 15년차 안양팬인 회원입니다.
EASL 우승 후 기분 좋아서 글 하나 쓰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시간이 나서 글써봅니다.
15년간 지켜봐오면서 첫 우승도 보고, 통합 우승도 보고, 퍼펙트 10연승 우승도 봤습니다만
이번 시즌이 가장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안정감이 느껴지는 요인으로는
일단 기록이 증명하듯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구요.
두 번째로 부상 선수가 없다는 점도 큰 것 같습니다.
출전 시간 관리 덕분인지, 연례행사처럼 느껴지던 오세근, 양희종의 부상 소식이 없었습니다.
안양의 프랜차이즈인 두 베테랑 선수가 주는 영향은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세근은 스크리너, 컨트롤 타워, 포스트 공략, 3점에 의한 스페이싱까지 사실상 모든 공격에 영향을 주고 있고,
양희종은 출전 시간은 짧지만 특유의 락다운 디펜스, 허슬, 허를 찌르는 득점으로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안양은 아반도의 감기 정도 빼면 부상에 의한 전력 이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두터운 선수층과 고른 기용이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안양은 이번 시즌 주전으로 스펠맨 오세근 문성곤 아반도 변준형을 주로 쓰고, 먼로 양희종 정준원 배병준 박지훈을 백업으로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때에 따라 한승희, 김경원, 이우정, 고찬혁 정도를 추가로 출전시키구요.
김승기 감독 체제하에서는 주전 혹사 후 백업 기용일 때가 많았는데, 주전은 주전대로 체력이 부족해지고, 백업은 백업대로 경기 감각이 안 올라와서 경기 종반에 불안한 상황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특유의 트랩 수비와 질책성 교체가 체력 소진과 자신감 하락을 불러왔구요.
하지만 이번 시즌 김상식 감독 체제하에서는 문성곤을 제외하면 비교적 출전 시간을 관리해주고 있고, 백업들도 출전 시간과 확실한 롤을 부여해주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박지훈은 볼운반과 림어택, 배병준은 스팟업 슈터, 정준원은 속공과 같이 역할을 확실하게 정해준 느낌입니다. 맡은 역할을 소화하고 나면 조금씩 자율적으로 역할을 늘려주는 것 같구요.
적고 보니 사실상 출전 시간 관리가 핵심인 것 같네요.
출전 시간 관리가 부상 방지, 백업 선수 경기력 향상, 다시 출전 시간 관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출전 시간을 관리하면서도 성적을 만들어 내고 있는 감독, 코치진의 역량이 우수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짧게 써보려 했는데, 쓰다보니 길이 길어져버렸네요.
요즘 안양의 모습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변준형도 입대하고, 양희종도 은퇴하고, 스펠맨 재계약도 쉽지 않아보이는 만큼
올해 EASL-정규시즌-챔결우승의 트리플 크라운 한 번 해봤으면 좋겠네요.
안양KGC 화이팅!
첫댓글 공감가는 글입니다!
예전처럼 경기는 많이 못보지만, 양희종의 마지막 시즌 우승으로 장식하면 좋겠네요.
무엇보다 오세근 관리를 철저히하고 무리하지 않게한 감독은 김상식 감독님이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이상범 감독도 오세근 신인때 많이 뛰어서 결국 부상이 왔고 1년을 통으로 날렸고.. 이동남 감독대행때도 KGC가 오세근을 기다렸을 정도니까요.. 김승기 감독도 로드-사이먼과 함께 했을때를 제외하고 맥킨토시-테리-브라운-클락같이 포워드 외인을 데려와서 혹사당했지요..
이번 EASL에서도 팀에서 유일하게 1초도 안뛰었지만 김상식 감독님이 멀리보는 운영을 하고 있고 제대로 관리해주는데 3-4년은 더 건강하게 봤으면 싶네요.. 오세근을 2011년 드래프트 1픽으로 인삼신기가 완성되었지요.. 양희종에 이어 41번도 영구결번이 될텐데 올시즌 후에 KGC에서도 잘 챙겨줄거라 기대합니다..^^;
EASL에서 오세근 한게임도 안뛰게 하는 것 보고 놀랐습니다. 김상식 감독 진짜 철저한 관리농구 맞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상금까지 걸린 대회인데 다른 감독같으면 과연 오세근을 과감히 쉬게 만들어줬을지 의문이네요.
역대 어느시즌보다도 순항하고 있는건 맞지만, 이런 시즌을 통합우승으로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너무 큰 실패로 느껴질 것 같아 여전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시즌 내내 좋은 모습으로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하며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믿고 응원해야겠죠.ㅎ
역시 76다마 님은 항상 저랑 생각이 같아서 놀랍습니다^^
저도 만에 하나의 가능성을 최소화 시키고픈 마음 때문에 SK랑 4강PO에서 붙는 건 원하지 않네요 ㅎㅎ 물론 현대모비스도 강팀이긴 하지만 캐롯과 현대모비스가 치열하게 6강에서 맞붙는 것이 KGC인삼공사에게 좀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머리 속으로 그리고 있었습니다.
만약 KGC인삼공사가 SK랑 4강에서 붙게 된다면 LG가 창단 첫 우승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