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광복 78주년 광복절입니다.
아침 일찍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밀어내고 창문과 방충망을 밀어 제치고 창문 바깥에 태극기를 게양하였습니다.
덕분에 화분에도 물을 일찍 주고 현관을 나서서 걷기운동을 하러 나갔습니다. 7시경 아파트 주변을 돌아보니
109동에 국기를 단 세대는 한 군데 우리가 사는 110동에도 우리집만 국기가 바람에 펄럭였습니다.
'잘 되면 지탓 질못되면 조상탓'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사회에서 그런 대로
사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중류층 레벨이지요. 오늘날 이렇게 자유를 누리고 배곯지 않고 사는 것은
다 조상의 피나는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 자기가 잘나서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성경 창세기 18장에 나오는 의인이 생각 납니다.
하느님께선 고대의 대도시 소돔과 고모라의 타락이 극심하다는 소문을 듣고 그 소문의 진상을 파악한 뒤 그들의 타락과 패악에 대한 심판을 집행하고자
그 땅을 찾아가고자 하십니다. 하느님께선 이처럼 세상에 희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세상에 타락을 정화하고 정의와 질서를 세우기 위해 이 땅에 찾아오십니다.
그런데 이때 한 가지 특이점이 발생합니다. 아브라함이 떠나시려는 하느님을 붙잡고 그 향하시는 곳을 묻더니 그것이 소돔을 심판하려고 가시는 것을 알자
하느님께 소돔 땅을 위한 변호를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아브라함은 소돔에 오십 명, 사십, 삼십, 아니 열 명밖에 의인이 없을지라도 그 땅을 멸하지 말아 달라고 하느님께 부탁합니다.
그 큰 소돔 땅에 의인이 고작 열 명밖에 없다면 멸망시키는 게 더 나을 텐데도 어째선지 하느님께선 아브라함의 이 무리한 부탁을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소돔에 의인 열 명만 있다 하더라도 소돔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여덟시가 되자 아파트 창문 밖에 태극기가 하나 둘 내 걸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아브라함이 국기를 다는 집이 열 집만 되어도 우리나라를 멸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