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하느님의 호소 요나 예언자는 특별하다. 그는 니네베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전하라는 하느님 말씀을 따르지 않고 도망쳤다가 폭풍을 만나 바다에 던져졌다. 그런데 그를 고래 같은 큰 물고기가 삼켰고 사흘 후에 니네베 육지에 뱉었다. 요나 예언자가 그 도시로 가서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요나 3,4)”고 외쳤더니 모든 사람이 임금까지 단식하며 자루 옷을 입고 회개하였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고 한다.
요나 예언자가 하느님 말씀을 전한 방식은 너무 간결해서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하다.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어떤 설명도 없고 간곡한 호소도 아니었다. 아주 건조하게 하느님 말씀을 들은 그대로 전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말씀에 즉각 반응했다. 어떻게 된 걸까? 사람은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믿는 게 아니라, 그를 보고 그의 말을 믿는다.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가 어떻게 자기들에게 오게 됐는지 알았을 거다. 그들이 알게 된 것은 고래 뱃속 얘기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당신의 뜻을 전하시려는 하느님의 애타는 마음이었다.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 있고, 또 수많은 짐승이 있는 그 커다란 성읍 니네베를 하느님은 불쌍히 여기지 않으실 수 없었다(요나 4,11).’
우리는 예수님 말씀을 듣는다. 그분이 주신 계명이 따르기 쉽지 않아도 있는 힘을 다해 실천하려고 하고, 그렇게 못 하면 가슴을 치며 용서를 청하고 다시 시작한다. 왜? 그분이 우리를 위해서 한없이 낮아지셨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다시 땅속으로, 창조주가 피조물이 되고, 생명이 죽음으로, 빛이 어둠 속으로 들어가셨는데, 이 낮아짐이 온전히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 모르고 당장 30년 후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 부활하신 주님은 제발 회개하라고 하시는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간절한 호소다. 느네베가 회개하지 않으면 하느님이 그 벌로 재앙을 내리시는 게 아니라, 그들의 죄스러운 삶 자체가 재앙이 될 것이었다.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계속 그렇게 살면 그 끝은 멸망이었다. 지금 우리도 예수님 말씀을 실천하지 않으면 마찬가지다.
교회는 인간 전문가다. 신앙과 윤리 분야에 있어서 교회가 가르치는 것에는 오류가 없다고 믿는다. 그것은 교황님과 그 참모들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성령님이 앞뒤 분간 못하고 사리 분별 못 하는 철부지 같은 이 교회와 함께하시기 때문이다. 십자가 수난과 죽임을 당하시기까지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하셨던 예수님, 그분은 죽음의 세상까지 내려가셔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분은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셨다. 그분이 지혜로웠던 솔로몬 대왕보다 더 크신 이유는 그분이 지혜 그 자체이고, 요나보다 더 큰 이유는 고래 뱃속이 아니라 죽음에서 되돌아오셨기 때문이다. 회개하지 않으면, 그분 말씀을 듣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죽는다. 하느님이 벌을 내리시는 게 아니라 죄스러운 삶의 결과는 재앙이다. 죄의 결과가 죽음인 거처럼 말이다. 소비주의와 물질주의, 한두 번 사용하고 버리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자연 착취를 멈추지 않으면, 우리 후손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자연에는 용서가 없다. 우리가 한 그대로 얼마 후에 우리에게 되갚는다. 이미 그 되갚음이 시작됐다. 지구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가 시작됐고, 기후 재앙 그리고 생선 살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 등이 그것이다. 몇 년 후에는 방사능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들릴지 모른다. 교회를 통해서 간곡히 호소하시는 주님 말씀을 들어야 한다. 믿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 믿는 우리가 이웃사랑으로 먼저 삶을 바꾸어 보여줘야 한다. 우리도 귀찮고 힘들고 비싸지만 그렇게 한다고. 그렇게 안 하면 머지않아 우리 모두 죽는다고.
예수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주님 말씀이 진리고 주님이 하늘나라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 시대 가장 확실한 예언은 환경보호와 회복입니다. 익숙해진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지만 주님이 그렇게 호소하시니 바꾸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가 아드님 말씀을 실천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