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의 생일선물2]
(1)
“똑똑!”
“누구세요~.”
영아가 306호 병실문을 열고 들어가자
“웬일이야? 책가방까지 그대로 들고~.”
“오빠 지금 뭐해!”
인규가 일어나 옷을 입고 있다.
“응 나 오늘 퇴원할거야.
일주일 더 있으라고 했는데 갑갑해서
자! 다리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
하며 제자리 뛰기를 해보인다.
“오빠 그럼 어떻하지?”
“뭐가!”
“내 친구 연희가 오늘 온다고 그랬는데 갑자기 학교 써클에서
여의도에 가게되서 그곳 가느라고 못왔어 그 대신 내가 내일 데려오기로 했는데~.”
“야! 꼭 병실에 있을때 데려와야 하나? 퇴원해서도 내일 만나면 되잖아.”
“하지만 걘 오빠 병문안을 하고 싶어하던데.”
“영아야~. 괜찮아 내일 밖에서 만나면 되니까.
그건 그렇고 너 아까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오던데 무슨 일 있었어?”
“아나~ 아무 것도 아니야.”
“뭐가 아무것도 아니냐?
내 동생이 뭔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내가 모를 줄 아니?”
“아휴 참 오빠도, 실은 저...
민한테 선물과 편지를 받았어~.”
“와! 드디어 걔가 그런 용기가 생겼나 보구나!”
“하지만 난 그 애가 싫어.
잘난척도 하고 장난도 심한 거 같아서”
“야 너가 괜히 그렇게 볼뿐이다.
그런데 그 애가 싫다니?
내가 보기에는 너도 그 애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
내말이 맞지? 난 다 안다고~.”
“아! 몰라..! 아...아니야.”
하며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인규를 막 때린다.
“어~. 어! 야 고만 때려라! 그런다고 내가 잘못 말했다고 할 거 같니?”
영아가 또 때리려고 하자 인규가
“아아~ 알았어. 그만!~”
하며 웃는다.
“오빠, 나도 이상해 왠지 그 애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 애가 나한테 말을 걸면 괜히 쌀쌀맞아져~.
아무래도 오빠 말이 맞는가봐~.”
“이그 드디어 실토하는군~.
영아야 너 이 오빠도 여자 친구 하나 없는데
너가 먼저 좋아하는 남학생이 생기니까
괜히 이거 심술 나는데.”
“오빠~ 자꾸 놀리지 마!”
“자 다 준비했으니까 우리 나가자~.”
영아와 인규는 병원을 나와 걷는다.
“영아야~ 너도 좋으면 그냥 우선 친하게 사겨봐.
아마 좋은 애라는 걸 느끼게 될 테니까.”
“하지만 어떻게~.”
“이 바보야, 걱정할 것 없어.
너가 여지껏 하던 대로 밀고 나가다 보면 자연히 친해질꺼야~.”
하며 인규는 영아의 책가방을 들어준다.
“자 너 어느 쪽으로 가니? 내가 데려다줄게~.”
“괜찮아 나 혼자 가도 돼, 오빤 아직 환자잖아?
참 내일이 내생일이니까, 우리집에 와.
큰어머니께서 초대하고픈 사람 초대하고픈 사람 초대하라셨어~.”
“응, 그래.
그럼, 이만 헤어지고 내일 만나자.”
영아와 인규는 헤어져 각기 집으로 향한다.
(2)
영아는 자기 생일날 연희, 동연, 영석, 인규 4명을 초대했다.
영아는 자기가 아는 사람을 다 초대하고 싶어했지만
큰어머니가 번거러울까 염려 되어 그냥 친한 사람만 부른 것이다.
생일파티라는건 한번도 해보지 못하며 자라 온 영아는 눈물이 절로 생긴다.
“자 영아야 생일 축하해!”
연희가 커다란 상자의 선물을 열어보니 상자 안에는 예쁜 핸드백이 들어있었다.
“어머 예뻐라, 연희야 고마워!”
“자~ 우선 케이크의 불을 꺼라.”
큰어머니의 말에 영아는
‘후~.’
하고 촛불을 껐다.
모두 박수를 치며 축하해준다.
“자 영아 네게 이 야구공을 선물로 준다.”
인규는 자기가 싸인한 야구공을 선물한다.
이어 영석이도 선물을 하고 동연은 모든 음식을 먹을 쯤 해서 녹음기를 튼다.
고운 음률의 피아노 소리가 영롱하게 울려퍼진다.
“내가 너를 위해 작곡한 다음 여기다 녹음해온거야~.”
“야! 근사하다 정말.”
연희의 말에 영아도 그렇다고 하며 동연에게 고맙다고 한다.
모든 파티는 저녁까지도 계속되었다.
영아는 이 파티에 민을 초대 할 걸하고 생각한다.
“영아야 민은 왜 초대 안했니?”
인규가 영아만 들리게 귀에 소곤거린다.
영아는 그냥 묵묵히 대답을 하지 않는다.
저녁 7시쯤 되자.
모두 일어서며 간다.
“영아 잘있어. 오늘 생일 파티 정말 재밌었어.
아주머니 감사합니다.
저희를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연희는 연신 싱글거리며 이렇게 말한다.
“그래 모두들 잘 가~.”
“안녕히 계셔요 아주머니!”
영아와 영아의 큰어머니의 배웅을 받은 네 명은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모두를 보내고 난 영아는 민이 생각난다.
‘아무래도 연락해 만나야겠어. 그래서 선물 준 답례를 해야 겠어.’
영아는 큰어머니께 친구를 잠깐 만나고 온다며 나왔다.
영아는 일부러 민이 준 빨간 하트 핀을 양쪽머리에 꽂았다.
좀 부끄럽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민의 집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민이 자기를 보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 하면서
영아는 차창 밖을 본다.
‘아마 내가 불쑥 찾아가 고맙다고 하면 그 애가 당황하겠지?’
영아는 ‘이제 민에게 잘 해줘야겠다’라고 다짐한다.
차에서 내린 영아는 어둠 속에서도 민의 집을 발견하고 기쁜듯 걸어간다.
그런데 민이 어떤 여학생과 같이 있는 게 보인다.
영아는 그걸 보고 깜짝 놀란다.
‘저 바보 이제 봤더니 바람둥인가! 그래! 내가 널 잘못 봤지~!’
하며 휙 돌아서 돌아오던 길을 되돌아 갈려는데
“어! 영아구나!”
민이 영아를 본 것이다.
영아는 들은 척도 안하고 그냥 그 골목을 나오려고 한다.
그러나 달려온 민에게 붙들렸다.
“야! 사람이 부르는데 왜 그냥 가냐! 여긴 어쩐 일로 왔어?”
“너가 무슨 상관이니? 난 큰어머니 심부름 때문에 이곳에 왔어.”
영아는 민을 쳐다보지 않고 답변한다.
“어! 내가 준 핀 머리에 꽂았네?”
“으~응!”
“야!~ 그 핀 정말 어울린다.”
“너 아까 어떤 여자애랑 있던데, 왜 여기까지 쫒아왔어?
그 애가 기다리겠다 빨리 가라. 난 심부름 가야 하니까!.”
“아! 여자애? 너 쟤 몰라? 우리 반 미아야.”
“미아라고?”
“그래~.”
“그런데 그 앤 이 밤중에 왜 너네 집 앞에 있니?”
“그 애는 우리 아버지 친구 딸이야 나랑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냈지~.”
“아~ 알아. 들었어.”
영아는 언젠가 미아가 자기에게 하던 말들이 생각났다.
그 순간 더 화가 났다.
“나 갈래~.”
“무슨 심부름이니? 내가 같이 동행해줄까?”
“싫어.”
“야! 너가 싫다고 내가 안 쫒아갈 것 같냐?”
영아는
‘피’
하며 뛰어 도망간다.
민도 질새라 쫒아온다.
영아는
‘저게 지독하네’
하며 계속 뛴다.
그러다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 가픈 숨을 내쉰다.
“휴! 겨우 따돌렸네~.”
영아는 벤치에 앉아 앞에 보이는 야경을 본다.
그때
“야 이거 먹어~.”
민이 핫도그를 두 개 사가지고 와서 영아한테 하나를 준다.
“어!~ 세상에 여기까지 쫒아왔니?
겨우 따돌렸는 줄 알았는데.”
“그럼 너같이 종종 뛰는 걸 못 쫒아 올 줄 알았단 말야?
너가 좀 다리가 짧으니 다리긴 내가 금방 따라잡지.”
“아구 골이야~.”
드디어 영아가 웃어 버렸다.
“거봐 웃으니까 보기 좋다.”
영아는 한참 웃다가 그 말을 듣고 살짝 노려본다.
“너 그렇게 노려보다가 눈 아프겠다.
빨리 이거나 받아라.”
하며 핫도그를 영아 손에 건네주는 민은 기뻤다.
“너 왜 심부름 간다면서 계속 도망만 쳤냐?”
“실은... 나 너에게 고맙다고 하고 싶어서 왔었어.”
“와!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민은 좋아한다.
“이! 멍청아 그런데 왜 자꾸 도망쳤냐?”
영아는 말을 안했다.
자꾸 말을 하다보면 질투 때문이라고 자기 입에서 나올까 두려워서이다.
“민! 이 핀 고마웠어. 그리고 너한테 미안한 게 있어.
오늘 내생일이라 우리 집에서 파티가 있었는데 널 초대 안 한거 미안해!”
“야! 생일 파티 했었단 말야?
그럼 진작에 날 불렀어야지!
어쨌든, 아까 못한 말이 있었는데,
생일 축하해. 늦었지만.”
"응, 고마워"
영아와 민은 이렇게해서 친해지게 됐다.
첫댓글 재미있어여 오늘 다 봐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아랑 민이가 잘되고 동연이랑 연희랑 잘 되면 좋겠어여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로그인했는데 댓글하나 떡 달려있어서 환호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