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08일 월요일
[백] 주님 세례 축일
대영광송
공현 대축일을 1월 7일이나 8일에 오는 주일로 옮겨 지내는 곳에서는, 주님 세례 축일은 바로 다음 월요일에 지낸다. 이때 신경은 바치지 않는다.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 받으신 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주님의 세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그러므로 주님 공현 대축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례력으로는 이 주님 세례 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나고, 다음 날부터 연중 시기가 시작된다.
입당송 마태 3,16-17 참조
주님이 세례를 받으시자 하늘이 열렸네. 성령이 비둘기처럼 그분 위에 머무르시고,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그리스도께 성령을 보내시어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아들로 선포하셨으니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난 저희도
언제나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또는>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저희와 같은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으니
겉모습만이 아니라 내면에서도 저희가 그분을 닮아 새로워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 마음에 드는 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2,1-4.6-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2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3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라.
그는 성실하게 공정을 펴리라.
4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마침내 세상에 공정을 세우리니
섬들도 그의 가르침을 고대하리라.
6 ‘주님인 내가 의로움으로 너를 부르고 네 손을 붙잡아 주었다.
내가 너를 빚어 만들어 백성을 위한 계약이 되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7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물가로 오너라. 들어라. 너희가 살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5,1-1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 없이 술과 젖을 사라.
2 너희는 어찌하여 양식도 못 되는 것에 돈을 쓰고
배불리지도 못하는 것에 수고를 들이느냐?
들어라, 내 말을 들어라.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리라.
3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오너라. 들어라. 너희가 살리라.
내가 너희와 영원한 계약을 맺으리니
이는 다윗에게 베푼 나의 변치 않는 자애이다.
4 보라, 내가 그를 민족들을 위한 증인으로,
민족들의 지배자와 명령자로 만들었다.
5 보라,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네가 부르고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너에게 달려오리니
주 너의 하느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그분께서 너를 영화롭게 하신 까닭이다.
6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가까이 계실 때에 그분을 불러라.
7 죄인은 제 길을, 불의한 사람은 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시리라.
우리 하느님께 돌아오너라. 그분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
8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
주님의 말씀이다.
9 하늘이 땅 위에 드높이 있듯이 내 길은 너희 길 위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 위에 드높이 있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29(28),1ㄱ과 2.3ㄱㄷ과 4.3ㄴ과 9ㄷ-10(◎ 11ㄴ)
◎ 주님이 당신 백성에게 강복하여 평화를 주시리라.
○ 하느님의 아들들아, 주님께 드려라. 그 이름의 영광 주님께 드려라. 거룩한 차림으로 주님께 경배하여라. ◎
○ 주님의 소리 물 위에 머무네. 주님이 넓은 물 위에 계시네. 주님의 소리는 힘차고, 주님의 소리는 장엄도 하네. ◎
○ 영광의 하느님 천둥 치시네. 그분의 성전에서 모두 외치네. “영광이여!” 주님이 큰 물 위에 앉아 계시네. 주님이 영원한 임금으로 앉으셨네. ◎
복음 환호송마르 9,7 참조
◎ 알렐루야.
○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복음<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1
그때에 요한은 7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9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10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1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사랑하시는 성자께서 세상에 드러나셨음을 기념하며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어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이
세상의 죄를 씻으신 성자의 희생 제사가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3 : 주님 세례(주님 세례 축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새로운 세례의 신비를 드러내시고
하늘의 소리로 주님의 말씀이 사람들 가운데 계심을 믿게 하셨나이다.
또한 비둘기 모양으로 성령을 보내시어
주님의 종 그리스도에게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끝없이 외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32.34 참조
보라,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보았다. 그래서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였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양식을 가득히 받고 주님의 자비를 간청하오니
저희가 성자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며
주님의 참된 자녀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1,4). 마르코 복음서는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은 죄인들의 회개에 동참하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여기서 ‘갈라지다’의 뜻으로 쓰인 그리스 말은 ‘찢어 내다’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세례로 하늘이 찢어지게 되고, 성령께서 내려오십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의 음성이 울려 퍼집니다. 천국 문이 활짝 열리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세례 안에 담겨 있는 신비를 묵상하며, 우리가 받은 세례성사의 은총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세례를 받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하늘을 찢어 천국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성부 하느님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예수님께 하셨던 이 말씀의 주인공이 우리 모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예수님께 내려오셨던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오셔서, 하느님 나라로 다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우리를 절대로 떠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여 주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은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
그러니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결코 절망하지 마십시오. 죄의 힘에 지지 마십시오.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우리는 하느님께 사랑받는 자녀들입니다. 이 소중한 신비가 나와 함께 있다는 믿음과 함께, 우리의 영혼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고해소로 향하는 그분의 자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재덕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