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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이 희망이다.
안중덕 목사(샘터교회/샘터꿈의도서관 대표)
우리는 평생학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라 한다. 자고일어나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이 창출된다. 현대인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기란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망설이거나 지체하면 경쟁에서 밀려날 것 같아 극도의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한마디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배우지 않고는 달리 살아갈 방법이 없다.
사람은 애초부터 배우는 존재로 태어난다. 동물이나 가축들은 태어나서 학습에 필요한 시간은 고작 몇 십 분이다. 동물들은 스스로 몸을 가눌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생리를 따라 살아가는 데에 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부모나 보호자의 헌신적인 돌봄과 가르침 속에서 자라난다. 아이는 감각기관을 총동원해서 세상에 대하여 한 가지씩 배워간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사람은 사람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사람인 것이 아니라 배움으로서 비로소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은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사람다워져 간다.
‘사람답다’는 말은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또한 자아실현을 통하여 자신과 가정은 물론 지역사회와 민족공동체, 더 나아가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배움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만일 사람이 배우기를 포기한다면 그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평생학습이 필요한 것이다.
독서기술의 대가인 모티머 J. 애들러가 말하기를 독서는 ‘교사 없이도 배우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했다. 시간과 장소와 금전에 관계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이 ‘독서’이다. 독서는 책을 읽는 행위를 말한다. 즉 인간적인 책읽기이다. 독서는 텍스트를 통해 저자와 대화하는 것이며, 배경지식을 통해 의미를 재구성하는 내적·정신적 활동이다. 따라서 독서는 언어능력, 사고능력을 계발할 뿐 아니라 창의적 인성과 역량을 증진시키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탈(脫)독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읽기’보다는 ‘보는’ 문화로 급속하게 전이된 것이다. 예컨대 요즘에 지하철이나 기차에서 책 읽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스마트 폰의 출현은 정보통신 상의 다양한 기능과 함께 텍스트보다는 영상콘텐츠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모든 지식과 정보의 원천은 텍스트, 즉 책읽기에 있다. 사람은 책읽기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읽고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가 있다. 사회의 올바른 변혁의 밑거름은 독서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책읽기로 평생학습 하는 사람들이 변혁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부산에서도 남구는 자연적 환경과 교육·문화적 기반이 매우 좋은 곳이다. 평생학습도시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7월 부산시 남구는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았다. 평생학습도시로서의 환경적 조건과 자치단체 및 지역 공동체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임에 틀림없다. 이는 참으로 기쁜 일이다. 이제부터는 시설과 행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성숙한 평생학습도시답게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더 이상 전시성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면 평생학습도시로서 성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삶을 가꿀 수 있는 환경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기존의 평생학습기관들이 있지만 보다 다양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 평생학습을 가장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숨어있는 공간이 있다. 그것은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진흥법(2012. 2. 17)과 시행령으로 인해 작은도서관이 공공시설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개정된 학원법의 제약 없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다. 작은도서관은 단지 책 읽는 곳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 등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이며, 접근성이 좋고 누구와도 격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우리 남구가 평생학습도시로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관내에 있는 작은도서관을 평생학습시설로 지정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작은도서관은 풀뿌리공동체이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