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다. 이 공간은 1970년대 군사정권 시절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존재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가 2005년 여의도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현지조사 도중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이곳은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있었고 약 180평에 이르는 넓은 공간과 20여 평 남짓한 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서울시립미술관(SeMA)이 운영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 ‘SeMA벙커’로 변신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잊힌 공간이었다. 2005년 서울 여의도버스환승센터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지하 벙커의 존재는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지하에는 10m 이상 너비에 길이가 50m에 이르는 595㎡(180평) 규모의 거대한 공간이다.
거대한 홀 한쪽에는 66㎡(20평) 크기의 방이 연결돼 있었다. 호피무늬 소파가 놓여 있고 개인용 화장실과 샤워장도
따로 설치돼 있었다. 천장과 바닥, 벽체는 모두 50㎝ 두께의 단단한 콘크리트로 감싸여 있었다.
서울시가 조사를 위해 구멍을 뚫어보니 조그만 틈새(공극)조차 없는 조밀한 콘크리트가 드러났다.
지표면에서 2.2m 아래에 설치된 콘크리트 벽체는 폭격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항공사진을 분석해보니, 1976년 11월에는 공사 흔적이 없지만 1977년 11월 사진엔 벙커 출입구가 눈에 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1976년 말이나 1977년 초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숨져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가는 등
당시 한반도에는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높았다.이곳의 위치는 당시 국군의 날 행사 사열대 단상 바로 밑이다.
지금 여의도공원이 된 이곳은 당시엔 5·16광장이라 불렸다.국군의 날 행사와 같은 초대형 행사가 자주 열렸다.
유사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의 대피소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6㎡짜리 방은 박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추정된다.

이 비밀벙커는 지난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건립공사 중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7~8m 아래에서 발견됐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오른쪽에 VIP용으로 보이는 20여 평(약 66㎡)의 공간이 나타나는데, 그 안에는 화장실과 소파,
샤워장을 갖추고
있다. 왼편에는 이보다 넓은 180여 평(595㎡)의 공간에 기계실과 화장실, 2개의 출입문이 있었다.
시는 2개의 방 중 작은 방에는
여의도와 비밀벙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전시물을 설치하고, 2005년 발견 당시 있었던 소파도
복원해서 시민들이 앉아볼 수 있게 하고있다.
발견 당시 같이 나왔던 열쇠박스도 복원, 전시하고있다.


역사 갤러리에는 SeMA 벙커 발견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들과 공간에 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 눈길을 끄는 전시물은 당시 공간에 있던 대통령을 위한 호피 무늬 소파이다. 발견 당시 공간에 물이 차있어
손상되었기 때문에 약간의 가공이 있지만, 1970년대 시대상을 떠오르기에 충분한 전시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