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정말 세찬 2월 마지막 주였습니다.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날도 있었습니다. 손녀 재윤이가 신종 플루에 걸려 체온이 40도를 오르내려 간호하는데 무리가 왔는지 아내도 몇 일전부터 심한 독감에 걸렸습니다. 허리마저 아파서 할 수 없이 손녀를 사돈집에 일주일을 맡겼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의 자유시간이 생겼습니다. 농장에 갔습니다. 3월 중순 쯤 강낭콩을 심어야했기에 작년의 멀칭을 걷어내고 땅도 새로 파고 골랐습니다.
영농후계자님께서 장성 남면농협조합원 회의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날 회의에서 과일나무를 지금 심어야된다고 했습니다. 4월 5일 식목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구 온난화로 식목도 빨리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새로 산 땅에 대봉 20 그루, 단감 10 그루, 대봉단감 10그루를 심었습니다. 그 땅엔 이미 감나무가 10그루의 있기에 그만하면 주변사람들과 나누어 먹기엔 충분하겠지요. 땅을 둘러보니 산수유, 은행나무, 구지뽕나무, 뽕나무, 석류나무, 호두나무 등이 튼실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자두나무 10그루, 살구나무 10그루를 새로 심었습니다. 그리고 작년까지 3,400원에 40포 구입했던 퇴비도 올해는 농협조합원이라 1,800원에 200포를 구입해 밭둑에 쌓아두었습니다. 모든 게 든든했습니다. 그만큼 지난 일주일 동안 세찬 칼바람을 라면으로 떼우면서 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개학일이 되어 거울을 보았습니다. 얼굴이 얼어버린 상태에서 햇볕에 타서인지 정말 새까맣게 변해 있었습니다. "움머, 그런 얼굴로 어떻게 출근하실라요?" 아내의 걱정도 담담한 웃음거리였습니다. 3월 4일 입학식이 되어 출근했습니다. 하하, 여교사 한 분이 "선생님 얼굴이 왜 그렇게 까맣게 변했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림프암 환자였던 경력 때문에 엄청 걱정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올 한 해의 농사도 웃으며 지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