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내를 지난 영동고속도로는 높고 험준한 고개를 넘는다.
그 고개를 넘으면 산줄기 사이로 아름다운 계곡이 이어지는데,
계곡의 중심점엔 장평이라는 조그만 전원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이자,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펜션과 겨울의 꽃 스키장으로 가는 입구이기도 하다.
여유로움을 넉넉히 쌓아둔 곳이기에 상상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곳.
그 곳의 입구엔 이름 모를 터미널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많은 교감을 나누게 해주는 '메밀꽃 필 무렵'의 장평터미널.
비록 찾아갔던 시기는 소설과 전혀 다른 계절이지만,
그 곳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화음소리는 마치 소설 속으로 빠져든 느낌마저 드는 무척 여유로운 곳이다.
영동고속도로와 바로 마주하고 있는 장평터미널.
터미널 주변으로는 전원주택 수 십채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들도 터미널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다.
사실 마을 규모만을 보자면 전혀 터미널이 세워질 곳은 아니다.
그나마 마을을 구성하는 집들도 터미널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고급 전원주택 뿐이다.
하지만 장평터미널은 수많은 이용객이 왕래한다.
버스가 떠나간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대합실엔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마을의 집채 수보다 터미널의 사람 수가 더 많아보일 정도니...
사진 속엔 늙은 노인 분들밖에 잡히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20대의 젊은이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마을 규모와 맞지 않게 버스 편수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동서울행이 시간당 두세대 꼴로 있고, 원주, 강릉, 평창행도 횟수가 만만치 않다.
그 외에도 춘천, 안산, 성남 등등 의외로 타지역과 연결되는 노선이 꽤 있는 편이다.
장평리 마을이 워낙 작기 때문에 마을의 유일한 군내버스 정류장도 바로 이 곳 뿐인데,
시외버스에 비하면 횟수가 약간 빈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보통 이 정도 규모의 터미널들은 시외버스보다 군내버스의 비중이 높은데,
장평터미널은 오히려 그와 반대로 시외버스의 비중이 훨씬 높다.
장평 바로 윗 동네가 바로 '메밀꽃 필 무렵'의 본거지인 봉평면.
유명 소설의 고장답게 펜션과 스키장으로 북새통을 이루는 '전원지'의 대표명소다.
그런 대표명소로 이어지는 곳이 바로 장평터미널이니...
괜히 젊은 사람이 많고 시외버스의 비중이 높은게 아닌 것 같다.
호젓하고 따사로운 분위기이면서도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묘하게 흥미로운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장평터미널도 얼핏 소설을 닮은 듯, 묘하게 흥미로운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그저 보기만 해도 가슴이 훈훈해지고 한껏 여유로워지는...
따스함이 느껴지는 몇 안 되는 그런 곳인 것 같다.
첫댓글 ^^강릉방면 시간대엔 16시30분,33분-3분간격이고 16시대에 5대나 있네요.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잘봤습니다.
정말 서울, 원주, 강릉방면 버스가 상상 이상으로 많더군요..;
대명 리조트의 바람이 불어서 그렇지 않나 싶네요 ㅋㅋ
대명리조트는 장평과는 거리가 꽤 있죠...^^;;
휘닉스파크랑 제일 가깝죠^^
아 맞다... 그건 홍천이죠.. ㅋㅋ
주변에 스키장이라던가 허브나라같은 관광지가 꽤나 있긴 한데,그렇다고는 해도 노선이 저렇게 발달한 것은 조금 의아하긴 합니다.오히려 군청소재지인 평창보다도 더 발달한 곳이니까요.진부나 횡계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장평, 진부, 횡계가 영동고속도로 라인에 속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원주-강릉을 오가는 완행노선이 저기를 전부 들리니까요. 세 지역 모두 나름대로 관광수요가 짭짤하기도 하니 말입니다..
동서울같은경우는 강릉에서오는것뿐만아니라.. 정선에서 오는것도 있기때문에 편수가많죠.. 춘천행은 아마 강원고속,강원여객,흥업(여객하고 흥업은 거의 장평 미경유가 더 많습니다.)이고.. 안산은 강릉<->안산 중간경유지가 되겠습니다.
강릉행은.. 제천,영월,동서울,원주,성남완행,하남,춘천완행,상봉동 행 노선들이 전부 경유하는지라.. 횟수가 많다고 보심됩니다.
정말 다양한 노선들이 경유하는군요... 확실히 고속도로 옆에 있어서 혜택을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지도를 보니 평창에서 진부, 횡계를 갈때도 장평을 꼭 경유해야하는 구조더군요.
동서울보다 안산이 더 싸다는게 놀랍습니다...! 더 멀지 않나요?
헉... 이제보니 그렇네요.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신기합니다.
이유는 아마도 고속 요율과 시외 요율 차이도 있을테고 아님 운송회사의 재량에 의해서 인가 했을수도 있습니다
저희집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