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오르다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뵈는 것처럼 인생이 깊어지다보니 이상한 것도 알게 되는 것 같다.
성안사람들이 공모하여 성밖의 백성들을 울거 먹어도 백성들이 난리치지 않는 이상, 책망하는 자 없고....
억울한 자는 할아버지께 직고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생업에 바쁜지라 성안사람들이 즐겨 쓰는 화법과 법리에 따라 직고할 수 있는 자 얼마나 될까?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할지라도 이상일 뿐, 현실은 아닌 것 같다.
돈 없는 자는 높이 쌓아올린 성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지만, 돈 많은 자는 성안 사람 매수하여 성취할 수도 있고..
형식적으로 원고와 피고 옷을 입고 대리전으로 평생 같이 할자들끼리 서로가 좋으면 됐지 괴롭힐 이유 없지 않은가?
목을 물지 않고 꼬리나 다리 물면서 싸우는 시늉만 낼 뿐이다.
목이 될만한 것을 물어야 되지 않느냐고 주문해도 고상한 표현으로 모르는 소리라며 배척해 버리고....
몇 년 시간 끌어 지치면 그제서야 결정권자의 결심을 요구하게 된다.
돈과 시간 허비하며 법정 들러리가 되지 않으려면 사건이 잉태될 때부터 문제의 본질을 분명히 하여 직접 출두하던지, 정의감 뚜렷한 투견 내세워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돈 없고 무지한 자는 억울한 누명쓰고 희생양이 될 수도 있으니 유전무죄요 무전유죄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자라 할지라도 자신을 위장하여 약자를 잡아먹는 세상이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
이젠 시간에 맡겨 두고 쉬었다 오라신다.
그러고 보니 가야산 산행후 여름이 지나고 가을도 깊어 연말이 가깝지 않은가.
자연을 한마음으로 섬기는 산하가족도 만나보고, 금정산, 백양산, 엄광산, 구덕산, 승학산 신령님...
수학여행, 신혼여행, 출장길에 이런 저런 추억을 쌓은 부산항과 태종대도 보고 싶다하니 마음은 벌써부터 영남산하와 부산항으로...
새로 뚫린 고속도로 달리며 창밖의 풍경에 눈 맞춤 하다 보니 4시간30분만에 노포동이다.
온천장에서 국밥 먹고 보니 온천과 모텔만 많고 후미진 곳에 1개소(백록담)가 있는데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식물원길 따라 금강공원 지나 동래역인데 내가 찾는 곳은 없다.
아름다운 동래천 갈대숲 구경하며 세병교 지나 교대역, 거제역, 연산역, 시청역, 목림 레포츠다.
2010.11.07(일, 맑음)
범어사(11:00~10)→장군봉(12:30~13:20)→마애불(14:10~30)→고담봉(14:50~15:00)→금샘(15:10~20)→북문(15:40)→범어사(16:20~18:00)
미역국이 좋았던 것 같은데 9시부터란다.
우동과 김밥으로 장진한 후 동래천변 거닐어 보니 15년 전과는 전혀 딴 판이다.
금정산으로 끌어 올린 강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수초도 보이니 물고기도 살것 같다.
saiba님, 추만님, 산거북이님, 유순이님, 사니조아님, 울산의 현님, 태아강님, 대구의 mt주왕님, 너구리님, 톨이님, 하나둘 영남 산하가족과 인사 나누고
▼행사를 준비하신 부산의 이두영 선배님, 운영자님, 정관에 사신다는 안 선배님(우로부터)
▼항상 조용히 자연을 탐구하시는 대구의 너구리님
범어사 대웅전까지는 특수한 뜻을 가진 문들을 통과하는데 불이문이라니? 두 가지를 함께 섬길 수 없다는 뜻인지?
세상의 즐거움 버리고 오로지 신의 뜻을 따라 살겠다는 통과 징표인지?
추측으로만 헤아려 보고 대웅전 뜰에서 시원한 물 마음껏 마신다.
대웅전에 들어서면 하나같이 저마다 소망을 이루게 해 달라고 간구하는 것 같은데...
사법고시 합격 감사 플랭카드가 기역 나고, 대입시험 앞두고는 총명과 지혜를 달라는 것 같고....
찬바람 불어야지 열매가 익어가는 법인데 모든 고난을 피해 자신의 원대로 간구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와는 맞지 않은 것 같은데....
너는 진정 불이문을 통과한 자인가?
내게 와서 부르짖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고?
명예와 부를 남보다 많이 오래도록 향유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냐?
그런 것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야
나는 모든 이를 쓸데없이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고 너희들이 간구하지 않아도 필요한 것을 때를 따라 햇볕이 자연을 키우듯이 그러할 뿐인데...
아니 그렇다할지라도 우는 자에게 젖을 더 주는 법 아닌가요?
그런 생각은 사람의 생각이지 나의 생각은 아니지....
울지 않아도 너희들에게 필요한 것을 잘 알고 속까지 살피는 자인데 어찌 나를 너히들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느냐?
네 마음이 내 뜻을 살피고 내 뜻에 맞게 살아가면 되지 않겠느냐?
춘하추동 자연을 통해서도 알 수 있으련만 어찌 늘상 내 앞에만 오면 복만 달라 하느냐?
이제까지 우리들처럼 생각하시는 줄로 알았는데....
계속 꼬리를 물지만 산하가족 뒤쫒아 서둘러 장군봉을 찾아간다.
장군봉까지 드넓은 억새숲이 마치 영남알프스 같다.
작은 소나무 그늘 갈밭에 누워 파란 하늘 보니 그동안 무슨 일로 연말이 가까워졌는지?
가을로 깊어지는데도 새로 부과되는 숙제는 한이 없는 것 같구나
하나가 끝나면 쉴 수 있으려나 했는데...
모든 것 내팽게 치고 내맘대로 유랑하면 좋겠는데 배고프고 춥고 비바람 피할 곳 없다면 그것도 큰 고역이겠지...
장군봉에 이르니 반가운 산님들과 조우한다.
양산 위로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신령님께 눈인사 드리고 맞은편 천성산, 대운산 신령님께도...
▼혼자서도 밤길을 날라다니시는 부산의 유순이님과 과묵하신 영남산님?
▼행사를 노심초사 준비하신 울산의 추만님과 겉은 우직해보여도 정이 많으신 부산의 사니조아님
▼체중관리에 열심이신 창원의 saiba님, 저마다 하나쯤은 발목잡히는 것이 있으니 너무 걱정마시라고....
이제까지 내려오면서 이곳 저곳에 생명수 공급한 낙동강도 양산, 김해, 부산시를 끝으로 사명을 다한듯이 물의 고향 바다로 향한다.
▼영남알프스의 가호하에 몸과 마음이 늘 평온하신 산님들....
비단길로 고담봉이 가까운데 낙동강쪽 사면에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듯한 바위 돌무더기가 여기저기다.
▼자연과 함께만 하면 외롭지 않고 좋다하시는 대구의 너구리님
마애여래불이 새겨져 있는 거대한 직벽을 보니 주변 일대가 신선이 머물렀던 곳인가 보다.
돌무더기 위엔 천사욕탕도 있고....
고담봉 올려다보고 낙동강과 양산 들녘, 장군봉 능선 바라보니 신선의 경지에 오른 듯하다.
천사욕탕은 전망이 뛰어난 팔부능선에서만 본 것 같은데 돌이 많다고 어디나 있는 것도 아니고, 욕탕의 생김새도 모두가 비슷한 것 같으니 참으로 신비롭다.
고담봉도 개별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니 분명 위에서 떨어져 내린 것인데 부딪힌 흔적이 없고 사뿐히 얹혀 있다.
위치도 군데 군데 집중되어 있으니 도대체 어떻게 생겨났을까?
기역에 가물대는 금샘을 찾아보니 바위 위로 솟구친 물이 흘러내린 흔적도 뚜렷하고 영낙없는 샘터이면서 틀림없는 천사욕탕이다.
10여일동안 비 내린 적이 없으면 바닥을 들어낼만도 한데 어찌된 일일까?
동양철학에서는 금생수라 하여 바위에서 물이 만들어 진다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바위는 빠르게 냉각되어 부딪히는 습기는 곧바로 미세한 물방울로 되기 쉬울 것이다.
그렇다할지라도 이렇게 고일 정도일까?
고담봉에서 범어사로 이어지는 계곡 일대도 거대한 바위들로 가득한데 이곳에만 집중적으로 쏟아 부은 형상이다.
북문 샘터에서 고담봉 주시는 시원한 약수 마시고 보니 금정산은 바위산이면서도 물을 내어주는 산임에 틀림없다.
바위틈에 발 담그니 이내 물고기가 뽀뽀하며 마사지도 해 준다.
참으로 고마운 녀석들 이렇게 높은 곳까지 어떻게 올라왔는고?
너에게도 너만의 특별한 재주가 있구나. 나처럼 긴 다리는 없을지라도...
▼한쌍의 비둘기처럼 조용히 자연을 벗하시길 좋아하시는 부산의 문종수 선배님과 형수님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이지요.
모습에서도 천생연분이심이 분명하신 것 같아요. 선배님, 너무나 부럽습니다.
▼산행의 피로도 잊은체, 정성으로 생선회무침을 준비하시는 대구의 코스모스님과 부산의 유순이님
덕분에 맛있는 회무침 마음껏 먹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산에만 들면 독특한 꿈을 꾸신다는 산몽님의 인사말에 진지한 모습으로 우리도 자연과 함께 좋은 꿈을...
첫댓글 세상에 서울에서 영남 산하가족 모임에 참석하시는 그 산우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해 이맘때 부산 금정산 산행을 위하여 가던날이 그때도 영남 산하가족 만남 날이었는데 많은 그리운분들 모습 보니 마냥 반갑습니다. 그리고 일박 하시며 부산지역 일대를 거의 일주 하신듯 합니다. 아니 그런데 김삿갓 아우님은 부산 사람이신가요. 어쩌면 부산에 산들이란 산 그리고 지형적 위치를 그렇게 개나리 엮듯 모조리 다 아실 수 있나요? 늘 더욱 안전 유의 하시며 즐산 이어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