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엄마에게 도깨비 방망이가 생겼어요
메가톤급 편두통 때문에 도깨비 엄마라는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은 천경희씨(40세).
천 씨는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이라 짜증을 쉽게 냈고, 극심한 두통에 자주 시달리곤 했다.
한 번 두통이 찾아오면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며 2~3일을 끙끙 앓는 정도였다. 이럴 때면
천 씨는 아이들에게 고함을 지르곤 했는데, 목에 핏대가 서고 벌겋게 달아오른 엄마 얼굴이
아이들 보기에 동화책에 나오는 도깨비 같아 보인 것이다.
천 씨는 두통 때문에 몸과 마음이 힘든 것은 물론, 아이들까지 그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두통을 치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중에 뇌와 몸을 동시에 다스리는
뇌파진동이야말로 두통 치료에 도움이 될 거라는 주변의 권유로 뇌파진동을 시작했다.
뇌파진동을 시작하고 일주일 정도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두통을 앓을 때처럼 속이 메스꺼워
지기도 했다. 그러나 메스꺼움이 심해지면 잠시 멈췄다가 다시 하는 식으로라도 날마다 뇌파
진동을 하니 과연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증상이 사라지고 속이 편안해졌다. 한 달이 지날 즈음
또다시 두통이 찾아오려고 하는 순간, 길을 가던 천 씨는 거리에서 걸음을 멈춘 채 얼른 뇌파
진동을 했다. 그러자 두통의 기미가 가라앉고 잠시 뒤에는 깨끗이 사라졌다. 마침내 도깨비
엄마에게 도깨비 방망이가 생긴 것이다.
고질적인 두통에서 벗어난 천 씨는 이제 짜증을 잘 내지 않고 잘 웃는 엄마가 되었다.
뇌전문 한의원인 BR한의원 장윤혁 원장은 뇌파진동의 효과를 이렇게 분석한다. “뇌 관련
질환이란 쉽게 말해서, 뇌와 장기들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지체되거나 차단돼 생기는
병이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뇌와 장기 사이의 막힌 경혈을 뚫어 산소와 혈액,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도록 치료를 한다. 뇌파진동 역시 그런 효과가 있다. 뇌와 장기 사이의 기혈 순환, 비유
하자면 의사소통 능력을 원활하게 만들어 자연 치유력을 활성화하는 장점을 지닌 운동법인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특히 뇌졸중 환자의 재활 치료법으로 뇌파진동을 꼭 권하고 싶다.”
장 원장 자신도 피로를 느낄 때마다 뇌파진동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고 한다.
도리도리 뇌파진동법을 알아본다.
▪ 바닥이나 의자에 허리를 곧게 펴고 앉는다.
▪ 온몸을 가볍게 털어주어 긴장을 풀고 힘을 뺀다.
▪ 몸 전체를 툭툭 털어주는 느낌으로 가볍게 진동을 준다.
▪ 3분 정도 진동을 준 뒤, 주먹을 가볍게 말아 쥐어 아랫배 단전 부위를 5~10분 정도 힘차게 두드린다.
▪ 아랫배에 나타난 따스한 열감을 느끼면서 손바닥으로 가볍게 시계 방향으로 쓸어 준다.
▪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쉰다. 숨을 들이마실 땐 기분 좋은 에너지가 내 몸을 가득 채운다고
상상한다. 반대로 숨을 내쉴 땐 내 안에 있는 분노, 우울, 질투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숨과 함께 몸
밖으로 내보낸다고 상상한다.
내가 두통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쯤에서 진실을 밝혀야겠다. 두통은 사실 맞장뜰 상대가 못 된다. 예를 들어 지금 지끈지끈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 방금 온라인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상품이 당첨되었다면? 그 순간
두통을 싹 잊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또 동료들과 실컷 웃으며 대화에 몰입하고 있을 때도 두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정밀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음에도 지속적인 가슴통증과 두통을 유발하는 화병의
경우도 스트레스 원인이 없어지면 씻은 듯 낫는 것이 특징. 통증의 발병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는 환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아프기를 선택한다는 이른바 '선택이론
(Choice Theory)’이다.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미국의 윌리엄 글라서 박사가 말한 이 이론은 인간관계에서의
문제점이 통증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즉 인간에게는 생존, 힘, 사랑과 소속감, 즐거움, 자유 등
5가지 욕구가 있는데 이 중 힘의 욕구,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는 것.
두통은 노여움, 두려움, 놀라움, 슬픔, 우울, 염려 등 머리에 쌓인 감정들을 풀어내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두통과 맞서기보다 두통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간파해야 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열 식히고
좀 쉬라는, 뇌 구석구석 산소 샤워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