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문화센타 프로그램 중, <국악 유치원>이 있어요.
국악을 모르지만, 국악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에,
장구라도 두들기면서 스트레스 풀라고,
덩기덩기 음악에 맞춰 춤이라도 추라고,
이번 여름학기에 신청하여 다니고 있답니다.
도형이는 매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제 몸보다 큰 장구를 앞에 두고,
뒹굴 뒹굴 굴러가는 장구 잡느라 정신없지만,
그 시간을 매우 좋아합니다.
이번 수업에서 도형이와 동갑내기 아이를 둔 엄마와
30분여 얘기를 나누게 되었지요.
주로 그 엄마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는데요,
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5, 6, 7세 각각 10명이 정원이고, 선생님은 원장님까지 4분.
수업 내용은
레고 닥터, 델타 샌드, 가베, 유리드믹스, 영어 수업, 한자 수업, 과학실험, 미술로 생각하기와 같은 식의 미술 수업 등등등
바람결에 들었던 아이들에게 좋다는 프로그램은 죄다 섭렵하고 있는 유치원이더군요.
한 주의 체험학습이나 수업내용, 아이들의 발달사항을 적은 종이까지 보여주었어요.
국악을 접해주고 싶은데 국악수업을 하지 않아 <국악유치원>에 보내게 되었다고요.
저희 집 위치까지 물어보고, 수업이 가능한 지역이니 생각해 보라는 친절도 잊지 않으셨죠.
원비가 비싸긴 하지만 대기자 명단에 올려야 입학가능하다 하셨구요.
그 엄마의 그 유치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느껴졌답니다.
이런! 또 한 번 흔들리는 엄마의 알량한 교육관.
같은 나이의 도형이는 놀이방에서 그저 놀고만 있는데
그 아이는 그렇게나 앞서가고 있다니.....
다섯살 동안은 실컷 놀아보아라 라는 심정으로 보낸 놀이방이었는데....
도형이를 유치원에 보낼걸 그랬나,
뭘 더 시켜야 하는게 아닐까,
그 엄마 말대로 먹어본 놈이 낫지 않을까....
집에 와서 애 아빠에게 이러저러 말을 했더니 대뜸
-거기 보내!
푸후후
참 부러웠습니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 뚜렷한 목적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놓구선
부는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것이.
그래도 도형이의 놀이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녀석은 녀석의 엄마의 선택대로 다섯살 동안은 생애에서 가장 신나게 놀것입니다.
첫댓글 공감이 가는얘기네요^^14개월된 아들넘 초등학교까진 기본만 가르치고 원없이 놀게 하리라 결심하고 있지만 가능할지 장담은 못하겠네요^^;
아이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엄마가 시키고 싶어도 아이가 싫어하거나, 아이는 의욕이 넘치는데 엄마가 안 시키거나 하면 안 되겠죠. 그리고 '먹어 본 사람이 고를 줄도 안다.'는 말은 서울 강남 엄마들의 의견이기도 하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가 좋아하고 해 낼 능력이 되냐 하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