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는 한국에서도 공연을 했었죠.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던 것으로
아는데, 너무나도 미국적인 무대더라구요. 한국 배우들이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냈을지 궁금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페라 '라 보엠'에서 모티브를 따온 무대고, 미국
삼류 백수 혹은 예술가 하여간에 삼류 인생들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극중에서 여주인공 이름이 미미이고, 촛불을 구하러 남자 주인공에게
접근한다는 점 외에는 별로 비슷한 부분은 거의 없어요.
록 뮤지컬이었는데, 음악은 솔직히 좀 정신 없었구요. 96년 처음
나올 당시에 퓰리처 상과 토니상을 휩쓸었던 무대라 그런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마음에 와 닿는데, 오, 그 쉴새 없이 빠르게
지껄이는 영어에 비속어에....-- 정신 없이 바뀌는 음악에....
도무지 집중이 안되었어요.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부분이 한 절반밖에 안되 보이지만요...ㅋㅋㅋ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에서 6개월 동안이나 공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봤거든요. 두고두고 한이 되서 여기서 기어코 봤습니다. 엄청 재미
없더라구요. 음악도 '오페라의 유령'이나 '포인트 오브 노 리턴' 같은
유명한 곡 빼고는 별로였고요, 줄거리도 너무 진부하고, 처음 만들
당시에는 무대에 엄청 돈을 들였구나라는 것 밖에는 별로 흥미로운 점이
없었습니다. 역시 만든지 오래된 뮤지컬이라 신선미가 떨어지는 걸까요.
브로드웨이에서는 요즘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 찬밥 신세라는데 정말 그런지 티켓 가격도 제일 쌌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북은 장르가 퍼포먼스인데요. 퍼포먼스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짙은 무대였습니다. 말 그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메모해놓은 모든 과학과 수학, 인체, 우주에 관한 내용을 연극으로
꾸민 것인데, 나름대로 신선했어요. 그 수많은 과학과 수학에 관한
대화를 제대로 이해만 할 수 있다면요. --;;
여기까지가 제가 본 뉴욕의 모든 공연입니다. 저는 내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만 보면 시야가 넓혀질 줄 알았는데,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네요. ㅠㅠ
그래도 거의 2주 동안 혼자 브로드웨이를 헤메던 기억은 저한테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혹시...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스케치 하신건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