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용인촛불 후기를 며칠째 못 쓰고 있다보니 벌써 이번 주 용인촛불 날이 내일로... - -;;
후기 쓰고 바로 촛불 들러 나가게 되니 또다시 후기의 압박이 예상되네요.
하지만 간단하게라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후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후기를 보고 새로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중에 좋은 시절이 오면 이 후기들을 보면서 그 때의 무용담(?)을 회상할 수 있는 기록물로서의 가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 그날로 잠시 필름을 리와인드 해봅니다.
오늘은 시작부터 일이 꼬이네요.
죽전역 가기 전에 동네 마트에서 필요한 용품 몇 가지를 사고 트렁크를 닫는 순간... 헉! 차키가 어디로 갔지...?
네... 트렁크에 키를 넣고 힘차게 닫아버린 거죠.
부랴부랴 서비스 불러 문 따고 출발하니 20분 정도 늦게 죽전역에 도착을 하게 됐네요.
이렇게 늦게 시작하긴 첨이라, 혹시 왔다가 안 하는 줄 알고 그냥 가신 분 안 계실려나 걱정도...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덜 나오신 것 같네요.
역시나 일사불란한 대열정비로 순식간에 판이 차려지고...
요소요소에 파견 나가서 열심히들 전단지를 돌리십니다.
전단지 돌리다 보면 손이 시릴 정도... 겨울 걱정이 벌써 앞섭니다.
[노련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판을 짜고 전단지를 준비중이십니다.]
[오늘의 전단지는 뉴라이트, 조계사, 언론-네티즌 탄압, 3종입니다. 범국민행동에서 나온 전단지는 알록달록 때깔도 곱네요.]
[오늘은 전단지에 용인촛불의 온라인 활동무대인 "주민소환추진국민모임" 카페 주소도 스탬프로 찍고...
(자동 스탬프라 잉크 묻힐 필요가 없다는... ^^) 이거 보고 새로 오시는 분 계심 감동일텐데...]
[이번 주부터 "양초+종이컵" 모드에서 "티라이트+플라스틱컵" 모드로 바꿔 봤습니다. 불꽃이 좀 작은 감은 있지만 안전성, 관리 면에서 훨 낫네요.]
[죽전역 정문 앞에서 손님 받을(?) 채비를 하고 계시는 두 분. 전철이 이제 막 도착했는지 저~ 안 개표구에서 많이들 나오고 계시네요.]
[신세계 백화점 쪽 출구에서도 두 분이 수고하고 계십니다. 용인촛불다방의 따뜻한 커피와 율무차를 배달해 드리러 가서 한 컷.]
[반대편 출구에서도 역시 두 분이 열심히 하고 계시죠? 성남에서 지원 나와주신 ****님, 감사... ^^]
[지나가는 시민과 심도있는 대화를 하고 계시는 용인촛불 님. 감기 걸려 마스크 하고 계시니 모자이크 안 쳐도 되는데 습관적으로... ^^;;]
[위 님께서 정성들여 만들어 오신 피켓. 정형화된 판넬도 좋지만 이렇게 발빠르고 호소력 있는 피켓들이 더 눈길을 끄는 듯...]
[이제 전단지도 몇 장 안 남았네요.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분주하신 용인촛불 님들.]
오늘 지원 나와주신 분들과 용인 내 지역단체와의 연대, 다른 경기도 지역촛불들과의 연대 문제도 논의하다 보니 지역촛불들의 앞날이 밝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정류장에 전단지 몇 장 들고 가서 나눠 드리다가, 지지난 주 서명용지 들고 대화했던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
지난 번 드렸던 전단지를 꼼꼼히 읽어 보셨나봐요.
오늘 또 드리니까 뉴라이트 전단지가 양면으로 바뀌었다며 알아보시더군요. ^^
금방 버스가 도착해 대화는 얼마 못 나눴습니다만, 이렇게 계속 알리다 보면 조금씩 더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시리라 생각되네요.
파장 분위기라 짐들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남녀 경찰 두 명!
첨엔 용인경찰서 정보과에서 지역촛불 감시하러 나왔나 했는데, 행인의 신고를 받고 근처 수지지구대에서 나왔다네요.
신고할 근거가 뭐길래 같은 시민으로서 신고를 한 건지...
촛불의 인권 자체를 무시하는 이 정권의 국민분열 정책이 그대로 가시화되는 것 같아 씁쓸하네요.
신고한 사람 분명히 종부세 안 낸다에 한 표...
[수지지구대에서 신고받고 나왔다는 경찰 두 명이 용인촛불 나오신 분께 다가가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고 있습니다.]
첨엔 어슬렁거리며 분위기 보다가, 우리가 모여들자 겁을 주기 시작합니다.
전단지 하나씩 내놔 보라는 둥, 대표가 누구냐, 인적사항 대라는 둥...
우리도 사람인데 전혀 안 쫄 순 없죠.
창졸간에 당하는 일이라 회원 한 분이 얼떨결에 연락처 얘기하니 주소도 대라고 하질 않나...
우리가 왜 그런 걸 알려줘야 하냐면서 거부하고, 이때부터 용인촛불의 대반격이 시작!
경찰 두 명을 둘러싼 용인촛불 님들의 서라운드 파상공세가 펼쳐집니다.
"경찰병원도 민영화 된다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찰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영화나 부자들 만을 위한 경제정책에 찬성을 하시나요?"
"우리가 촛불 들어 반대함으로써 결국 여러분도 그 덕을 보시게 되는 건데 협조하셔야 하는 거 아니예요?"
"경찰도 서민입니다. 서민 죽이는 정부 반대하자는데 같이 촛불 들지는 못할 망정..."
급당황한 경찰의 멘트,
"어... 우린 경찰이라 이런 거 하면 안 됩니다. 할 수가 없어요..."
그 뒤로 계속 이어지는 용인촛불 님들의 속사포 멘트들...
경찰을 공격하는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설득하려는 내용들로, 걸리면 누구든 의식화(?)시켜버리려는 용인촛불 님들의 투지가 대단합니다.
하도 여러 분이 동시에 봇물 터지듯 할말을 쏟아내시니 같이 있던 제가 들어도 머리가 띵할 정도...
결국 경찰들 떡실신...
한 마디도 못 하고 있다가 머리아파 죽겠는 표정으로 슬금슬금 뒤로 빠지더니 어느샌가 사라지고 안 보이네요.
긴장감 속에 시작되어 폭소로 마무리된 오늘의 이벤트였습니다.
상황종료 후 정리하고 죽전역 주변에 둘러앉아 간단한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정식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없어 아시는 분들만 아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계속 얼굴만 마주치니, 이런 자리가 꼭 필요하겠더라구요.
한 바퀴 돌아가며 자기소개 하는 동안, "아~~. 저 분이 그 분이시구나..." 하면서 얼굴과 닉네임의 퍼즐 짜맞추기 시간을 가졌구요.
몇 가지 공지사항 얘기한 후 먼저 가실 분들 떠나시고 나머지 분들은 뒤풀이 자리로 이동...
[정리 후 죽전역 앞에 둘러앉아 간단한 자기소개 시간. 열심회원이신 용인촛불 아드님의 개구쟁이 표정과 포즈가 압권.]
이번 주엔 용인촛불 회원 중 한 분의 매장에 딸린 작은 방에 테이블 놓고 둘러앉아, 옛날 대학교 자취방에서 세미나하던 분위기로 뒤풀이가 진행됐네요.
"우리 무슨 레지스탕스 지하조직 비밀회의 하는 거 같지 않아요? 흐흐..." 하면서...
쥔장님께서 거하게 쏘신 치킨과 함께 가볍게 한 잔씩 하면서 지역촛불과 시사토론으로 얘기꽃을 피우다 12시가 넘어 파장을 했네요.
쥔장님께 너무 부담드리는 거 같아 담번엔 죽전역에서 가까운 호프집을 물색해 보기로...
그래도 이번 뒤풀이 분위기 아주 좋았네요.
점점 한 가족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엔 금요일이 개천절 휴일이라, 용인촛불은 이번 주만 목요일로 날짜를 이동해 변함없이 7시 죽전역에서 촛불을 듭니다.(사실 촛불은 별로 안 들고 전단지만 열심히 돌리죠. ^^;;)
이번 주에 참여하실 분들은 목요일로 바뀐 거 꼭 확인하시구요.
온라인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주민소환추진국민모임"(http://cafe.daum.net/sowhanje) 경기 동남부 방으로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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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용인촛불 후기 보기
[9/19] 용인지역촛불후기 - 용인촛불은 피세일의 달인 양성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968319&pageIndex=1&searchKey=daumname&searchValue=iskra&sortKey=depth&limitDate=0&agree=F
[9/5] 용인지역촛불후기 - 배운 어르신께서 주신 감동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928932&pageIndex=1&searchKey=daumname&searchValue=iskra&sortKey=depth&limitDate=0&agree=F
[8/29] 철도노조와 함께한 용인지역촛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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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용인촛불집회 난동노인 고소하고 왔습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885550&pageIndex=1&searchKey=daumname&searchValue=iskra&sortKey=depth&limitDate=0&agree=F
첫댓글 이거또 왜워서 써먹어야쥐 써먹지 않길 바라지면.. 이것들이 드리닥치면 방어용으로 싸
와...저 피켓..너무 맘에 들어요.. 그냥 카피해다 써도 될까요? 한눈에 확 알아볼 수 있게 너무 잘 만드신거 같아요..수도민영화... 그리고 경찰을 떡실신 시키다뉘..와..정말 너무 멋지십니다. ㅋㅋㅋ. "걸리면 무조건 의식화시켜버리는" ㅋㅋㅋ...멋집니다. ^^
뭐 저작권의 문제라면... copyright에서 우리가 또 "right"하면 경기가 나게 싫어하지 않겠슴까.. 캬캬캬... 촛불은 무조건 무한불펌 환영하는 copyleft죠.
이스크라님 늘 수고 많으^^
늘 용인성남님들의 활약은 드라마틱합니다. 통쾌하구요. 참 이상하죠. 쓸데없이 으쓱하며 와서 건드리는 견찰님들....안산시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지켜주고 계십니다. 어느날 부터는 지켜주고 계시더군요~~
대단들하십니다.. 우리의 희망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