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영어 수업을 하는데 ADHD 성향을 보이는 학생때문에 학기초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자꾸 딴짓하기, 친구말에 너무 쉽게 흥분하고 싸우기, 쓸데 없는 말로 자꾸 떠들기 등 이런 교실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보이다가도 아는 내용이 나오면 발표를 못하게 하면 화를 낼 정도로 무섭게 집중하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전담으로서 일주일에 2시간밖에 못 보기 때문에 따로 지도를 할 수 없어서 수업이 힘들 정도로 힘들어서 담임선생님과 고충을 서로 나누기로 했었습니다. 하루는 아이가 차분하고 조용해서 왜 그런가 했더니 그 날은 약을 먹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반대로 약을 안 먹은 날은 또 행동이 엉망이 되고 무엇보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참 어렵더군요.
ADHD 행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실에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특수교육이나 심리학에 대한 지식이 짧은 우리 교사들로서는 그냥 일년이 무사하게 지나가기를 바랄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점차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농촌지역보다 도시지역에서ADHD 아이들이 훨씬 많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까 산만한 아이(ADHD)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안내하고 교실에서 교육 방안, 과잉행동 대처방안, ADHD 교실변화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너무 도움이 되네요. 이 책의 지은이는 정신과 의사로서 프레네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대안학교인 성장학교 별의 교장을 맡고 계신 분이라 교육적인 입장에서,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함께 아이들의 문제를 설명하고 대처 방안을 잘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참 좋네요. 부모도, 교사도 꼭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 내는 아이, 산만한 아이(ADHD), 우울한 아이, 조용하고 예민한 아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 전학생과 이혼 가정의 아이에 대해서 이해하고 교실과 가정에서 돌봐줄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산만한 아이(ADHD) 아이 이해하기에 대한 일부 내용을 발췌합니다. 저도 기억을 하고 있어야 하고 읽지 않은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ADHD의 일반적 특징 : 과잉행동, 집중력, 충동성
- ADHD 넓은 의미로 '전두엽 장애' 전두엽은 모든 동물과 비교했을 때 인간이 가장 압도적으로 발달한 곳이며 생각, 통제, 판단 기능을 관장한다.
- 그래서 ADHD 아이들은 사고의 재료, 즉 어휘 저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집중하는 시간이 짧으며 5분 정도 집중하면 다른 곳으로 집중력 전환이 일어한다.
- 엄마나 선생님이 잔소리를 하는 동안 이미 딴 짓을 한다.
- ADHD 아이들을 혼내거나 행동을 교정하려고 할 때는 세 마디 이상 넘어가면 안된다. 짧지만 집중된 분위기에서, 즉 현장에 직접 데리고 가서,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게 하고, 딱 세 마디로 하는게 바람직하다.
- 부모나 교사가 줄줄이 설명하 다음에 "자, 명심해"라고 말하면 ADHD 아이들은 '무엇을'명심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명심해'라는 말만 기억한다.
- 단체생활에서 질서와 질서유지를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 순서와 규칙인데 ADHD 아이들이 잘 못하는 것이 바로 순서지키기이다.
- 미국에서는 정해진 칸에 글씨를 쓰지 못하는 ADHD 아이들에게 줄이 없는 노트를 쓰게 해서 스트레스를 줄여 주기도 하고 시험을 따로 치르게 한다. ADHD 아이들은 질문이 길 경우 문제를 읽다가 앞의 내용을 까먹기도 한다.
- ADHD 증상을 어렸을 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성장하면 더 악화되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나 배려받으면서 자라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
- ADHD 가운데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래서 차분하고 조용해야 하는 수업에 적응하기 어려워 한다.
- ADHD 아이들이 친구관계가 나쁜 것도 과잉 행동의 발현으로 다른 아이들을 툭툭 치고 다니기 떄문이다. 그래서 친구들이 놀이에 그 아이를 끼워주지 않게 된다.
-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학습부진을 껴안은 채 친구조차 제대로 못 사귄 문제가 겹쳐 위기를 맞이하고 초등학생 때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가해자로 바뀌는 전례를 만든다.
- 청소년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충동성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나 학교 가는 길에 다른 길로 빠진다든가, 욱하는 습관떄문에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고 선생님에게 대드는 행동을 한다.
ADHD를 돕는 현명한 지도법
- 훈련을 통해 뇌의 집중력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저학년떄는 스톱(stop) 훈련이 좋다. 어떤 행동을 하려 할 때 잠깐(stop)->엄마(선생님) 말 듣고-> 생각하고-> 살펴보고 -> 행동해 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알려줌으로써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다.
- 한꺼번애 여러 개의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 3개월에 하나의 목표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ADHD를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통해 개선하려는 부모들은 이런 과정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분들이다.
-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ADHD 아이들을 혼내지 말아야한다. 날마다 혼만 나면서 자란 아이는 나중에 어떤 선을 넘어 버리면 마음에 미움만 남기게 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스톱을 배우고 몸에 베게 해서 행동 장애를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와 교사는 끊임없이 참고 또 참는, 끈질긴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 ADHD 가운데는 은근히 까다로워서 입이 짧고 편식하는 아이가 많다. 우리는 전체주의적이고 획일적인 문화가 지배하는 편이라 편식하는 아이에게 골고루 먹게 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이건 고문이나 다름없다. 믿음을 가지고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톱 훈련을 반복하는 방법, 몸의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방법, 통제를 가르치는 방법, 약을 먹는 방법, 자리에 앉히는 방법, 이런 방법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서 적어도 수업시간만큼은 ADHD 아이들이 차분하게 앉아 있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ADHD 아이의 수업은 어떻게 도울까?
- ADHD 아이들에게는 협동 학습이 효율적이다. 먼저 교사가 10~15분 정도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하고, 모둠이 진행되면 아이들끼리 의견을 나누게 한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한 곳에만 오래 집중하지 않아도 되고, 앉아서 그냥 듣기만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 ADHD 아이들 가운데는 시각적 주의력이 좋은 아이가 있고, 청각적 주의력이 좋은 아이가 있다. '프레네 교육 이론'에서는 학기초에 아이의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여 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도 한다. 청각스타일은 보는 것에 집중이 안되므로 스토리로 설명한 다음 기억했다가 얘기하도록 하고, 반대로 시각 스타일은 먼저 보여주고 이야기하도록 한다. 모두 배려하기는 어렵지만 배려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해 주는 것이 좋다.
- 협동학습에서 모둠을 구성할 때는 청각 주의력이 좋은 아이들과 시각 주의력이 좋은 아이들을 따로 배치한다.
-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사회적 배려가 깊고 ADHD를 잘 도와줄 수 있는 교사가 많다면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므로 약을 적게 쓸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한 교사가 없다면 상대적으로 약을 많이 써야 한다.
- 약을 쓰는 이유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머리에 저장시키기 위해서, 즉 인지를 돕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심한 아이는 약을 꼭 먹도록 해서 '사람들이 꺼리고 피하는 아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 ADHD 치료의 전체적인 주제는 약물치료와 같은 외적인 통제에서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내적인 통제로 가는 것이다.
-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지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교사도 학부모도 당장 회초리를 들어서 강압적으로 고치려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아이의 행동을 분석하고 배려해야 한다.
- 아이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칭찬해 주고 인정해 주며 좋은 평판을 받게 할면 '일취월장'의 관점에서 봐 주어야 한다. 실내화를 신고 온 날은 박수를 쳐주고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칭찬을 해 주어서 특별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첫댓글 부모참여 수업때 보면 이러한 증상의 아이들이(확실하지는 않지만)간혹 보여집니다. 내 아이에게 피해가 될까봐 수업에 방해가 되서 내 아이가 뭔가 놓치기라도 할까봐, 그 분위기에 휩슬려 내 아이도 그렇게 될까봐 고민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증상을 가진 아이들이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느리게 발달하는 전두엽의 미숙한 실행기능으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아이들이 다르게 보여지더군요..무조건 혼내고 억제시키는 것보다 그러한 아이들에게 맞는 수업방식이 간절히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 한편으론 그런 부모님들은 속으로 얼마나 애가 타실까라는 마음도 조금 헤아려
보고 싶구요...사실 아이들이 천편일률적이면 얼마나 삭막하고 재미가 없을까요??(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쉽게 말하는 것으로 들리지 않기를 ....)선생님 말씀에 귀 쫑긋, 눈 반짝반짝, 자세 흐트러짐 없이...이런 아이들은 아이들이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