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2년 5월 29일(수)∼30일(목)
장소: 중앙대학교 아트센터 대극장
주최: 중앙대학교 한독문화연구소·Goethe-Institut Seoul
후원: 문화관광부·통일부·KBS·EBS·동아일보사
초대의 글
안녕하십니까?
한반도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남북의 하늘을 뒤덮어온 적대와 대립의 먹구름을 뚫고 마침내 화해와 협력의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의 햇살이 통일한국의 미래를 밝혀주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우리는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국내의 통일논의에서 관심의 사각지대에 머물던 통일의 '문화적' 국면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 위해 통일문제에 남다른 공력을 쏟아온 한국과 독일의 대표적인 지성들을 연사로 모셨습니다. 특히 독일의 통일논의를 이끌어온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를 모실 수 있게 된 점을 더없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반도 통일의 바람직한 방향에 관심을 갖고 계신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꼭 참석하시어 더불어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대학교 한독문화연구소 소장 전 영 운
국제심포지엄『통일과 문화』를 개최하면서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통일은 더 이상 소원이나 꿈이 아닙니다. 통일은 이제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로, 급박한 현안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 한반도에 불어닥친 급격한 상황변화는 우리에게 통일에 대해 보다 철저하고 주도면밀하게 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통일에 관한 한 독일의 사례는 우리에게 분명 타산지석이요, 반면교사입니다. 한국에서 독일통일에 대한 논의가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것도 이런 연유일 터입니다. 하지만 독일통일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지금까지 지나치게 통일의 정치적, 경제적 측면, 특히 연방제와 통일비용과 관련된 부분에 집중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알다시피 독일의 통일과정과 통일 이후의 통합과정은 의외의 난관이 전혀 예상치 못한 영역에 잠복해 있음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통일의 어려움은 정치·경제의 영역보다 문화의 영역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던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동서독간의 정치제도의 차이와 경제적 격차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극복되어 가는 반면, 심리적·정서적 간극, 즉 문화적 이질감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독일통일 12년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외적 통합이 내적 분단을 어정쩡하게 봉합하고 있는 독일의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아야 할 때입니다. 한 국가 내에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두 집단의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것, 두 개의 이질적인 가치관과 의식이 엄존한다는 것이 통일의 내용 자체를 공동화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통일은 '제도'나 '체제'의 통합이기에 앞서 '인간'과 '정신'의 융합이어야 한다는 것, 통일 독일 12년이 우리에게 주는 생생한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국제심포지엄『통일과 문화』 를 기획하고 준비한 뜻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한독문화연구소
▶2002년 5월 29일(수) 프로그램
13:30 개회사 전영운 (중앙대학교 한독문화연구소 소장)
우베 슈멜터 (주한독일문화원 원장)
축사 박명수 (중앙대학교 총장)
페터 비난트 (주한독일부대사)
14:00 기조강연 한반도 통일의 구상과 전망
14:00 귄터 그라스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독일통일에 대한 성찰
15:00 백낙청 (서울대 교수, <창작과비평> 편집인)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지구적 시각을 찾아서
15:40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독일의 동방정책과 한국의 대북정책
16:20 휴식
16:50 종합토론 사회: 김누리 (중앙대 교수)
토론: 강내희 (중앙대 교수, <문화과학> 발행인)
이우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홍윤기 (동국대 교수)
18:00 폐회 및 리셉션
▶ 2002년 5월 30일(목) 프로그램
13:00 주제 I 통일과문화, 문화정책과 언론정책
13:00 외르크 디터 코겔 (독일 브레멘방송국 문화부장)
통일을 위한 언론의 역할
13:40 김문환 (서울대 교수, 전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원장)
통일과 문화정책. 햇볕정책을 중심으로
14:20 주제토론 토론: 윤형식(한국문학번역원)
15:00 휴식
15:30 주제 II 통일의 문학, 문학의 통일
15:30 우베 콜베(작가)
독일통일과 작가의 역할
16:10 황석영 (작가)
남북통일문학의 전망
16:50 주제토론 토론: 임홍배 (서울대 교수)
17:30 휴식
17:50 종합토론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모델의 모색
사회: 노영돈 (중앙대 교수)
19:00 심포지엄 폐회
프로필
귄터 그라스 G nter Grass
작가,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
독일 통일문제를 다룬 소설『무당개구리의 울음』,『광야』발표
대표작:『양철북』,『넙치』,『나의 세기』등
백 낙 청 白 樂 晴
문학평론가, 서울대 영문과 교수
계간『창작과비평』편집인
저서:『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흔들리는 분단체제』,『민족주의란 무엇인가』등
최 정 호 崔 禎 鎬
울산대 석좌교수
한국일보 논설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임
저서:『우리가 살아온 20세기』,『정치와 언어』,『세계의 무대』등
외르크 디터 코겔 J rg-Dieter Kogel
언론인, 방송작가
독일 브레멘방송국 문화부장
저서:『유럽의 영화예술』,『신독일. 통일 독일의 내부풍경』등
김 문 환 金 文 煥
서울대 미학과 교수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역임, 한국미학회 회장
저서:『문화입국론』,『북한의 예술』,『분단조국과 통일문화』등
우베 콜베 Uwe Kolbe
동독 출신 시인
1987년 프리드리히 횔덜린상 수상
시집:『이 땅 안에 태어나』,『조국운하. 운항일지』등
황 석 영 黃 晳 暎
작가
분단과 이데올로기문제를 다룬『오랜된 정원』,『손님』발표
대표작:『객지』,『장길산』,『무기의 그늘』등
강연자 인용문
"성급한 통일의 심각한 결과는 일종의 새로운 다층분열이다. 그것은 많은 분야에서 장벽과 철조망으로 이루어진 정치적 분단보다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독은 서독에 종속되었고, 서독은 동독을 소유하게 되었다. 이것은 아주 결정적인 분단이다."(귄터 그라스)
"분단이 항구화된 상태에서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각기 자기 식으로 순조로운 발전을 지속하는데는 엄연한 한계가 있다. 단순히 핏줄을 나눈 민족이라거나 옛날에 함께 살았다는 이유가 아니라, 분단된 한반도의 체제적 특징이 통일을 요구한다는 것이다."(백낙청)
"아주머니, 남하구 북하구 어디가 좋소?"
"그건 꼭 아이들 놀리는 식이군요. 어머니가 좋냐 아버지가 좋냐 하구 말이지요. 큰나라 탓이지 백성들이야 무슨 죄가 있나요."(황석영)
"친구들이여, 행복은 절반뿐 온통 고통이라네.
이곳에서는 가장 여린 비둘기들도 결국 질겨진다네." (우베 콜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