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미숙의 남편 홍성호 박사가 자신이 운영하던 성형외과 병원 문을 닫고 유학 중인 두 자녀를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를 두고 이미숙 부부의 ‘불화설’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는 상태.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고 연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이미숙의 요즘 생활을 취재했다.
영화배우 이미숙(43)이 ‘기러기 엄마’가 됐다. 미국에 유학 중인 아들(16)과 딸(12)의 뒷바라지를 위해 남편 홍성호(56) 박사가 지난 3월말 병원을 정리해 4월초 미국으로 건너갔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홍박사는 유명한 성형외과 전문의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병원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뤘다.
병원 문을 닫기 전 홍박사를 방문했을 때 그의 진료실 한쪽 벽면에 놓인 콘솔 위에는 늘 가족사진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두 아이의 어린시절 모습과 이미숙이 아들과 딸을 감싼 채 살포시 미소짓는 사진 등 한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전시되어 있었던 것. 콘솔 위의 사진들은 시간이 지날 때마다 ‘업그레이드’되었고 홍박사는 그 사진을 바라보면서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지난해 여름 홍박사의 진료실을 찾았을 때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은 그는 “알았다”고 대답하고는 이내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간호사가 홍박사의 딸을 데리고 진료실에 들어왔다. 촬영 때문에 방학 중에 귀국한 딸의 점심을 제때 챙겨주지 못한 이미숙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밥을 좀 챙겨달라”고 부탁했던 것. 엄마의 눈매와 아빠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딸은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홍박사의 품에 안겼다.
“엄마보다 딸이 더 예쁜 것 같다”는 말에 활짝 웃으며 “정말 그렇죠? 제가 봐도 딸이 더 예쁜 것 같아요” 하며 맞장구를 치던 그의 얼굴에 밝은 웃음이 묻어났다. 딸을 데리고 병원건물 4층에 있는 직원용 식당으로 올라간 홍박사는 딸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재잘거리는 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마냥 행복해했다.
아이들도 돌볼 겸 재충전 위해 1년 예정으로 떠난 것
손수 마실 물까지 챙겨준 그는 딸을 무릎에 앉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여느 아버지처럼 딸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방학 때마다 한국을 찾는 두 자녀에게 베풀지 못했던 사랑을 한꺼번에 채워주기라도 하듯 홍박사는 바쁜 아내를 대신해 아이들을 보살폈다.
그러나 이렇듯 ‘부부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는 이미숙 부부에게 늘 따라다니는 소문이 하나 있다. 그것은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잘 나가는’ 성형외과 중 하나로 손꼽혔던 병원을 정리하고 홍박사가 미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미숙 부부는 또다시 ‘불화설’에 휩싸였다.
홍박사가 병원을 그만둔 것이 불화설의 ‘증거’라도 되는 양 ‘별거 중’이라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미 헤어졌다’로 확대 재생산됐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형님의 미국행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일이었어요. 의사생활을 완전히 접은 것도 아니고 재충전하기 위해서 1년 동안 쉬러 간 겁니다. 공부하고 있는 조카들을 직접 돌보고 형님도 공부를 좀 하려고요. 형님이 미국에 갔다고 하니까 기자들이 저를 찾아와서 ‘형님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냐’고 묻는데 별 일 없이 잘살고 있어요(웃음).”
홍박사와 같은 건물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해오던 홍박사의 남동생 홍지호씨는 형님 내외의 불화설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지난 3월 중순 다른 장소에 새로 개원한 홍지호씨는 “형님이 병원건물을 팔고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병원건물이 팔린 것은 사실이지만 건물 주인이 판 거예요. 그 병원은 형님 소유의 건물이 아니라 형님이 5년 동안 임대계약을 맺고 사용했던 거예요. 병원을 계약하면서부터 계약이 만료되면 잠시 동안 병원 문을 닫고 미국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병원을 옮겨서 새로 개원하기 전에 잠깐 쉬기 위해서 미국에 갔다고 보면 돼요.”
3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홍박사를 만났을 때 조심스럽게 ‘부부 불화설’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그는 “연예인인 아내는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인’인 저에 대한 소문도 떠돈다면서요?” 하고 호탕하게 웃으면서 “톱스타의 남편으로 오래 살다 보니 세간에 흘러다니는 쓸데없는 소문에는 신경도 안 쓰이게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이젠 남들이 무슨 얘기를 하든 그냥 웃어넘기고 만다”고 말하곤 했다.
병원 문은 닫았지만 홍박사가 운영했던 병원의 전화번호는 ‘살아’ 있다. 자신에게 진료받은 환자들을 위해 성형외과 전문의인 후배 A씨에게 병원의 전화번호를 넘겨주고 떠났기 때문이다.
홍박사는 아이들을 보러 미국에 갈 때마다 후배 A씨에게 자신에게 진료받은 환자들의 상담과 추가 진료 부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18일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온 홍박사에 이어 이미숙도 지난해 연말을 미국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 KBS 미니시리즈 ‘고독’의 종방파티에 참석한 후 두 자녀를 만나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으로 건너가 오랜만에 ‘엄마노릇’을 하고 1월 중순 귀국했다.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뒤로한 채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이미숙. 마흔 나이를 훌쩍 넘기고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는 요즘 배용준의 데뷔작인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이재용 감독)의 막바지 촬영에 여념이 없다. 18세기 말 프랑스의 작가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에서 이미숙은 다양한 성적 편력을 지닌 조선 최고의 요부 조씨 부인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 중일 때는 인터뷰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사적인 일에서도 완전히 손을 뗀 채 오직 ‘연기’에만 몰두하지만 지난 5월초에는 짬을 내 열흘동안 미국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왔다고 한다.
바쁜 가운데 미국 건너가 남편과 아이들 만나고 돌아와
이미숙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잊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고. 시차에 맞춰 미국에 있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다. 시어머니가 두 아이를 잘 보살펴주고 있지만 이국땅에서 공부하고 있는 어린 자녀들이 걱정되기는 ‘스타 엄마’도 ‘보통 엄마’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이들 곁으로 떠난 후 분당에서 친정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미숙은 배우로서의 자기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사흘은 2∼3시간씩 운동을 하며 몸매를 가꾸고 있다.
이미숙의 두 아이는 ‘연기자’인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박사 또한 아내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잃지 않고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홍지호씨는 “형님은 미국에서 아이들을 돌보다 시간이 나면 한국에 돌아와 생활할 것이고 형수님 역시 일이 없을 때는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이 어린 자녀가 해외로 유학을 갈 경우 보통은 아내가 자녀들을 돌봐 우리 사회에 ‘기러기 아빠’라는 새로운 용어가 자리잡았지만, 이미숙은 그 반대로 ‘기러기 엄마’가 된 셈.
남편의 ‘특별한’ 외조를 받는 이미숙의 차기 영화는 7월에 크랭크인하는 ‘…ing’.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고3 여주인공에게 어느날 이상형과는 전혀 딴판의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경쾌한 터치로 그린 작품으로, 이미숙은 젊은 신세대 엄마 역으로 출연한다.
‘기러기 엄마’가 된 이미숙은 이 작품에 출연을 결정하면서 사춘기에 접어든 열여섯 살짜리 큰아들을 떠올리며 ‘혹시 내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고 한다.
한편 항간에선 이 작품 출연료로 이미숙이 국내 최고액인 6억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숙 측에서는 액수를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