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9년 1월 2일-4일. ☆ 산행지 : 지리산(1.915m). ☆ 산행 코스 : 대원사-유평리-한판골-새재삼거리-무제치기폭포-치밭목대피소(1박)-써리봉-중봉-천왕봉. ☆ 산행 거리: 15.5km. ☆ 함께한 인원 : 4명.
- 이번 종주의 들머리인 대원사로 향하던 중에 삼장면 대포리에서 바라본 천왕과 중봉~써리봉~황금능선 -
☞ 사랑하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반복하고 찾아가야 한다 ☜ 이 話頭가 20여 년 이상 智異자락을 헤멨고, 수 십번의 縱走山行를 했건만 이번에 또다시 스며드는 至高至善의 禪問答이다.
- 화대종주 들머리인 <方丈山 大源寺>의 편액이 걸린 일주문에서 -
★ 智異山의 또 다른 이름인 方丈山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三神山의 하나!! 금강산을 蓬萊山으로, 지리산을 方丈山으로, 한라산은 瀛州山이라 하여 三神山에 비유하여 불리운다. ☆
- 대원사가 비구니 도량임을 알린다 -
圓覺이 晋照하니 寂과 滅이 둘이 아니라 보이는 만물은 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라 時會大衆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 性徹 스님 -
- 대원사 입구 -
★ 대원사는 해인사의 말사로 신라 진흥왕 서기 548년에 연기조사가 창건(?), 이후 두 번의 화재로 재건되었는데 1948년 여·순사건때 또 소실되어 1959년 김법일 스님에 의해 재건되었다. 양산 석남사 및 충남 수덕사의 견성암과 더불어 대표적인 비구니의 참선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
- 대원사 바로 위에 보여진 탐방로 안내판 -
- 유평리 마을에 널려진 곶감 -
무서운 호랑이가 잡아간대도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를 방긋 웃게 할만큼 매력적인 유혹이었던 곶감. 옛시절, 자연의 산물 중에 곶감만큼 강렬하게 달디단 맛을 선사한 것도 드물었지 싶습니다.
- 화대종주 본 들머리를 알려주는 밤밭골에서 한 컷 -
여느때와 같이 살갑게 맞이하는 智異여~!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레까지 산신령이 허락한 만큼만 入山한다고 결의를 합니다.
- 썬글에 반추된 지리의 향기가 단아하게 피어오른다 -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깨닫는다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타인을 바라 본다는 것은 타인을 통해 자신을 깨닫는 한 방편임을 우선 깨달아야 합니다. 산에 올라 세상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신을 가리고 있는 온갖 왜곡의 군더더기를 닦아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나를 바라 봅니다.
- 한판골에서의 간단한(누룽지) 점심이지만 화기애애한 감정이 흐른다 -
기다림이 미덕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행복이란.. 지루한 인내 끝에 얻는 과실과 같은 것이라고...
- 장당골을 향하는 중에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일행님들과의 첫 泊산행의 서먹함을 달래본다 -
혼자.. 혼자라는 생각은 단지 은밀한 의식일 뿐 고독하다거나 스스로 외톨이가 된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 새재삼거리를 향하는 중에 만져보는 평화로운 겨울빛을 발하는 장당골의 오후 -
마치 모노토누스한 그림 속을 걷는 기분이다. 옅은 갈색 나뭇잎과 신갈나무의 부드러운 빛줄기가 만들어 내는 고상하고 따사로운 느낌.
- 새재삼거리 이정목 -
- 무제치기폭포를 지나 치밭목대피소의 계단의 겨울이 보인다 -
함박눈 내리는 지리산의 밤.. 멧돼지 쓸개주를 마시다 한 수 배웠다. 순결한 꽃은 어째서 일찍 시드는지.. 알콜 백의 술은 어째서 있을 수 없는지. 오르가슴 백의 섹스는 어째서 복상사일 뿐인지.
반종의 멧돼지처럼 길들여지는 것은 아닌가 반문해 보지만 순도 백의 혁명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순결한 야인을 꿈꾸지만.. 그는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란 것을...
- 이원규 시인의 <지리산 멧돼지> 중에서 -
- 치밭목대피소에서 보여지는 이정목 -
- 치밭목에서 바라본 지리태극능선인 산청 웅석봉과 달뜨기능선 -
자연이란 거대한 캔버스 위에 나는 뭔가 꾸물꾸물 의미도 없는 궤적을 남기며 말없이 고요속으로 침잠한다.
- 고요함으로 치장한 채 산객들을 맞이하는 치밭목대피소… <아래의 싯구가 걸린 산장의 하룻밤을 추억한다>-
산은 스스로 높다고 말하지 않고 산은 스스로 춥다고 말하지 않는다. 산은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고 산은 기다리지도 가지도 않는다. 단지 사람이 산에 오르니 산이 높고 산 앞에 나약할 뿐 산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다.
- 하성목 시인의 <산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다> 全文 -
- 2박3일의 여정 중에 짧고도 널널한 산길을 마치고서 엷은 미소로 산에서의 자유를 음미해 본다 -
자유란 나무를 가꾸어가듯 나를 가꾸는 것. 산을 오르듯 산정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 둘째 날에 써리봉을 향하면서 여명이 일렁이는 동남쪽사면을 주시한다 -
★ 아래 앞쪽은 중산리와 곡점. 멀리 좌측은 경남 사천과 남해바다~사량도~우뚝솟은 하동 금오산~하동화력발전소(하얀연기가 피어남)~ 그 뒤로는 남해 설흘산~그리고 광양제철소가 불야성을 이룬다. ☆
- 여명이 진하게 물든 동쪽사면과 웅석봉 좌측으로 황매산이 눈에 들어온다 -
- 어두움을 밀러 올리고 솟구치는 햇살 -
간결한 몇 줄의 진실에서 오는 깊고도 긴 울림.. 숨겨온 상처를 스스로 치료할 수 밖에 없는 절대 고독...
- 찬란하다고 써야 할 정도일까? -
- 밤새 세찬 바람과 차디찬 얼음과 지세운 천왕과 중봉이 따스함으로 물들고 있다 -
겨울의 숲은 음악적입니다. 숲이 많은 독일에서 음악이 발달한 까닭은 깊은 숲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왔던 독일민족의 오랜 습관에 기인한 것인지 모릅니다. 황갈색의 숲에서 흘러나오는 깊고 오래된 음. 나는 애써 그 소리들을 찾아봅니다.
- 동북사면에 펼쳐진 連峰들도 아침을 맞이한다 -
★ 좌측부터 태극능선인 영랑대~쑥밭재~산청독바위~새봉~새재-왕등재가 흘러가고~ 새재 다음엔 산청의 왕산과 필봉산이 솟아 있고~ 가운데 그늘진 곳은 조갯골~오른쪽은 하룻밤을 묵은 치밭목과 비둘기봉~ 그 다음엔 기백~금원~거망~황석라인과 저 멀리엔 가야산이 드러내고서 우리들을 바라본다. ☆
- 써리봉에서 바라본 동남사면의 아침이 지리를 대변한다 -
★ 좌측은 황금능선~중간은 마야계곡과 중산리계곡~ 우측은 삼신봉과 고운동능선 ☆
- 겨울속의 지리에서의 장엄한 해돋이와 유장한 마루금을 대하고서 희열에 가득찬 일행들과 스며들어야 할 중봉과 천왕을 배경으로 한 컷 -
눈발이 휘날리는 날 산으로 갈 일이다. 작은 억누름에 감사할 줄 알고 잠자는 혼이라도 깨워 희미하게 남겨진 숲길 애써 찾을 일이다.
- 아침햇살에 드러낸 지리의 동북사면의 장관 -
★ 멀리 하늘금은 수도산-가야산~매화산~오도산~황매산라인~ 좌측 중앙엔 뱀사골, 백무동, 칠선골을 거친 임천강이 유유히 흐르고~ 정 중앙엔 가락국의 애환이 서린 왕산과 필봉산이 솟구쳐 있고~ 그 앞쪽엔 지리태극인 새재와(움푹한 곳) 왕등능선이 지나간다. ☆
- 중봉 바로 아래에서 보여지는 코발트빛 하늘과 천왕의 위용 -
만져서 꼭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고 만져서 아니 만짐만 못하는 것이 있다. 후자는 파괴가 결과물일 때 그렇다. 나의 존재는 이 눈과 나무가 만들어낸 智異의 고요한 정물의 아름다움 위에 있지 않다.
- 구랍 31일에 2박3일 일정으로 화엄사~대원사로 화대종주를 하시는 서울 그린산악회 님들과 한 컷 -
★ 지난해 설악태극종주 시에 리딩을 해주신 조령산 대장님을 비롯하여 처음 뵌 산우님도~ 그리고 몇 년만에 뵌 산우님과 조우한 산길이어서 더욱 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
- 중봉에서 바라본 지리의 골과 마루금이 뚜렷하게 드러낸다 -
★ 왼쪽부터 대원사골~장당골~내원사골~황금능선~마야계곡. 가운데 하얀 부분은 시천면 덕산. ☆
- 중봉에서 바라본 동북사면의 산너울들 -
★ 앞에서부터 써리봉~치밭목~비둘기봉라인과 왕등능선~밤머리재~웅석봉~달뜨기능선. ☆
- 중봉에서 바라본 智異의 上峰인 天王峰 -
지리산은 바라보아서는 모른다. 관광길 눈요기로는 더욱 모른다. 저 큰 가슴팍에 온 몸을 파묻고 통곡해 보라. 呼魂의 바다속 깊숙이 잠겨보라.
- 이기형 시인의 <55편 실록연작시중 서시> -
- 중봉에서 바라본 지리의 주 마루금과 왕시루봉~노고~반야~만복대라인, 그리고 멀리 무등산이 보인다 -
산을 찾는 일은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차잎을 덖어내는 일과 같습니다. 좋은 차맛을 우려내기 위해 몇 차례나 뜨거운 불로 차잎을 덖어내듯 산행은 나를 강하게 단련시킬 것입니다.
- zoom을 이용하니 주 마루금과 북사면, 그리고 지리의 柱峰인 般若의 속살이 훤하게 드러낸다 -
이번 지리화대종주에서 어떤 삶의 의미를 담아가는 것일까요? 그리고 세상에 돌아가 또 어떤 맛이 나는 나로 거듭나게 되는 걸까요?
- 더 북쪽으로 zoom을 가하니 서북능선과 삼정산 능선이 바로 앞이다 -
★ 멀리 좌측부터 지리태극구간인 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 그 앞에는 삼각고지에서 비롯된 삼정산능선~영원령~삼정산~ 그 앞 골은 벽소령임도와 광대골이 깊게 흐르다 음정마을에서 만난다.☆
- 더 북쪽으로 올라가니 지리태극의 깃점과 대간길 및 전북내륙의 산군들이 보여진다 -
★ 앞에서부터 바래봉~덕두봉과 태극의 날머리가 꼬리를 낮추며~ 오른쪽은 대간길인 남원 고남산라인 저 멀리는 전북 내륙의 산군인 회문산이 아스라히 잡힌다. ☆
- 중봉에서 zoom을 가하니 한 없이 아름답고도 고혹한 산너울과 그 품에서 꿈틀거리는 덕산이 자리한다 -
행복이 있어야 할 재너머를 보니 첩첩 산중이네요. 쉰을 바라보는 즈음에 돌아 보아야 할 지난 세월이 너무도 깊고 멀어 이제 부득이 다시 앞만 보며 걷게 됩니다.
- 또한 zoom으로 대하니 왼쪽의 치밭목과 왕등능선, 그리고 대원사계곡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
사물에 無名을 붙이는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者의 올바른 습관이 되지 못한다. 모르는 것과 더불어 그것을 알려 애써는 가운데 앎의 역량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山은 知慧의 道場이다.
- 눈을 호강시킨 조망에 빠지고서 천왕을 향해 일어서다 담아낸 중봉의 겨울 -
狂氣와 敵意가 가득한 세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智異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風塵을 빗겨 서 있는 지금의 내 현실은 일순 얼마나 다행인가.
첫댓글 가슴이 확 트이고,경이롭습니다.감사드립니다.
정상에서 바라본산맥의 풍경이,마치 내가 산에올라온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경이롭습니다,
산행을 통해. 지금의 나를 함 바라보고싶어 집니다.멋진 산행하셨군요.하루 산행소요 시간은 몇시간 였을지..즐감하고 갑니다.
아!!~~지리산이여~~~
덕분에 지리산 산행 잘 하고 갑니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거 같으네요.....저 같은 초보는 겨울산행이 무척 힘으들드군요~~` 감사하게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