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그램 닐슨,TNS 시청률.
불량주부 19.1%, 19.3%
열여덟스물아홉 16.1%, 13.5%
원더풀라이프 10.3%, 9.7%
야심만만 13.8%, 13.1%
안녕프란체스카 10.6%, 11.5%
폭소클럽 8.2%, 7.8%
불량주부가 조금 주춤했고 열여덟스물아홉이 다시 떴네요. 어제 불량주부는 조금 야했죠. 부부관계가 대화의 중심이었는데 혹 아이들과 봤다면 다소 민망했을겁니다. 열여덟스물아홉은 박선영이 기억을 되찾았고 원더풀라이프에서는 신비가 안 죽게 되었고요.
기괴 시트콤 프란체스카는 앙드레 대교주로 신해철이 출연하면서 1부의 막을 내렸는데요, 좋은 연기를 보여준 신해철이 과연 앞으로 어느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TV 다시보기-춘향과 열여덟을 넘어서서
올해 1/4분기 가장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를 꼽는다면 무엇보다도 쾌걸춘향을 꼽고 꼽고 싶습니다. 잘해야 17%나 밖에 나오지 않을것으로 기대했던 드라마가 무려 32%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타 드라마들을 압도한바 있죠.이 드라마에는 엄청난 톱스타가 출연하지도 않았고, 드라마 초반까지는 SBS '세잎클로버’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결국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쾌걸춘향’의 성공은 캐릭터와 유머감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사각관꼐나 출생의 비밀따위의 진부한 설정없이 최대한 자유롭게 드라마를 끌고간 것 역시 시청자들에게 어필했었습니다. 열여덟스물아홉의 흥행요소도 이와 비슷합니다. 오히려 10대의 환타지라는 새로운 요소가 가미되었죠. 그런데 시청률은 좀 기대에 못 미칩니다. 이유는 뭘까요.
열여덟스물아홉의 매력은 자유도 높은 캐릭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운명이나 정해진 길이란 없습니다. 마음이 시키는 말에 따라서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사랑을 고릅니다. 덕분에 돌발적인 사태가 많이 발생하지만 그런 자유도가 오히려 톡톡튀는 매력이 되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기억상실을 통해 10대의 감수성은 학교를 넘어 그들이 선망하는 연예계와 스타와의 부부생활로까지 확장되고, 학교안에서는 멋진 남학생과의 로맨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열여덟스물아홉은 그런 자유도를 얻은 대신 초반부 끝까지 드라마를 일관되게 끌고갈 수 있는 메인 스토리를 채워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캐릭터간의 다툼이나 사랑을 제외하면 계속 정체성의 갈등, 10대감성과 20대의 현실의 충돌, 이혼 등등 일관성없는 여러 사건들을 겪고, 그것들이 지나가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사건을 겪으면서 또다시 티격태격하는 싸움을 반복합니다. 그러다보니 등장인물들은 만나고, 싸우게 하는데만 급급해지는 것이죠. 결국 캐릭터로 드라마가 살았지만 그것을 받쳐줄 요소를 찾지못해 캐릭터의 매력마저 상쇄되어 버린 겁니다. 아쉬운 대목이죠.
물론 항상 정해진 틀에서 움직이는 한국 드라마의 트렌드와 달리 운명이나 정해진 길을 무시하는 설정은 매우 참신합니다. 또 캐릭터 중심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것 역시 작가의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캐릭터만큼이나 잘 다듬어진 메인 스토리가 있었다면 유치하고 가벼운 스토리 스토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웠을겁니다. 낭랑이나 춘향역시 이런 비난에 직면해야 했었지요. 결국 아직 이런 유형의 드라마 이른바 10대 취향의 드라마에는 아직 많은 개선점이 있다는 겁니다.
이제 거의 드라마가 끝난 시점이라 이런 비평이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드라마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춘향과 열여덟스물아홉을 철저히 벤치마킹하여 캐릭터의 자유도를 살리면서 동시에 스토리까지 탄탄한 작품이 곧 나오기를 기대하며 아쉬움을 달래는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