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전통음식 맛 즐길 수 있는 곳
한식전문점『청석골』
“음식 맛이 좋으면 첩첩산중에서도 성공한다.”라는 경영철학 뒤에는 자기만의 경영 노하우와 맛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마무리 손질을 받지 못하여 더욱 삭막하게 보이는 회색 빛 콘크리트 건물들이 첩첩이 산을 이루고 있는 고잔신도시, 당초 계획과 달리 상인들의 입주가 늦어지면서 적막한 도시의 섬이 되어 버렸고 개발붐과 함께 입주했던 음식점들을 제외하고는 개업을 꺼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오늘은 장사가 안되어 경영이 어려운 고잔 신도시에‘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밑천으로 음식점을 열어 ‘맛있는 음식은 장소와 상관없이 성공한다.’라는 원칙을 증명하고 있는 한식전문점『청석골』(대표: 윤지녀, 초지동 743-2 전화 485-9289)을 소개한다. 개업할 때부터 한적한 장소를 택한 만큼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적중했고 붐비지 않는 주변환경은 손님들에게 주차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이 되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여유있는 마음으로 음식을 즐기고 간다고 한다. 청석골의 맛을 표현하자면 전라도 장맛에 경상도 아낙의 음식솜씨라고 할까? 땅끝마을 해남에 계시는 친정어머니는 청국장을 포함하여 장류를 만들어 보내고, 어머니의 정성이 담겨 있는 장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딸은 대구에서 10년 동안 ‘사골해장국’을 끓여 내던 솜씨로 반찬을 포함한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장사가 잘 되면서부터 시골집에는 아예 청국장을 만드는 방이 따로 만들어졌고, 땅끝마을의 짭짤한 해풍(海風)속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청국장은 특별한 조미가를 쓰지 않아도 구수한 토속적인 맛을 내며 ‘청국장’과 쌍벽을 이루는 ‘사골우거지탕’은 딸의 야무진 손끝에서 깊고 시원하게 우러나와 이 집의 최고 음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을 모여 들게 한다. 이곳 ‘청국장’과 ‘사골우거지탕’의 깊은 맛을 달리 표현할 길은 없지만 처음부터 그릇을 비울 때 까지 입맛을 돋우는 국물 맛은 배가 불러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또 다른 특색이 있다면 밑반찬을 제외한 다른 반찬들은 조금씩 그때그때 만들어 내어 놓는데 일정하게 메뉴를 정해놓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손님들의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만들어 낸다. 깨끗하고 깊은 산골의 맛을 낸다는 의미와 인적이 드문 신도시의 한적함에 비유하여 ‘청석골’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는 사장님의 말씀처럼, 한적한 ‘청석골’에 고향에 맛과 며느리의 정성에 반한 손님들이 취재 중에도 때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줄지어 들어 선다. 취재를 마치면서 단골손님에게 이 집의 맛을 물었더니 “아마 겨울까지 기다려야 할 겁니다.”하고 너무나 엉뚱한 대답을 하여 둥거러니 서 있는데 “겨울철 동해안에서 잡히는 곰치와 콩나물과 김치를 넣어 끓이는 해장국이 또 다른 별미입니다.”라고 자신의 말만 남기고 먼저 자리를 떠난다. 겨울이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겨울이 올 때까지 청국장은 몇 번이나 익어야 할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며 취재를 마쳤다.<김정애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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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0일 기사등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