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6일 시복될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전원의 공식 초상화 제작이 마무리됐다. 시복이 결정된 하느님의 종 전원의 개별 초상화가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1925년 79위 시복 때나 1968년 24위 시복 때는 개별 초상화가 제작되지 않고 대형 복자화만 제작됐다. 103위 성인도 '103위 순교 성인화'(1977년 작, 285×330㎝)가 제작됐을 뿐 개별 표준영정이나 초상화는 제작되지 못했다. 다만 시성 이후 성인 초상화 10여 점이 그려졌을 뿐이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최근 시복이 결정된 순교자 124위 초상화 제작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를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 제출해 초상화 저작권 보호 및 자료 보존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해 8월 말 시복시성주교특위 제23차 회의에서 초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한 지 9개월 만에 초상화 제작이 마무리됐다.
이번에 제작이 마무리된 초상화는 순교자들 개별 초상화 124점과 124위 전원을 한 폭에 담은 대형 걸개그림 1점 등 125점이다. 124위 전원을 한 화폭에 담은 대형 걸개그림은 시복 미사 중에 제막,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 걸개그림은 200×300㎝, 개별 초상화는 20×38㎝ 크기로, 유화 기법이 아니라 스케치 화법을 선택, 가능한 한 순교자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초상화 제작에 사용된 수채물감이나 연필, 파스텔의 경우 기교상 다루기가 훨씬 힘들지만, 피부 질감이 잘 살아나고 표현 효과도 큰 데다 내구성도 강해 100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상화 제작에는 김형주(이멜다)씨를 비롯해 최봉자(레지나,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수녀, 김겸순(마리 테레시타, 노틀담 수녀회) 수녀, 권녕숙(리디아)ㆍ김혜림(베아타)ㆍ하귀분(로사)ㆍ조혜숙(실비아)ㆍ엄혜실(안젤라)씨 등 한국가톨릭미술가회 소속 작가 8명이 참여했다.
124위 초상은 4개 교구에서 접수된 초상화와 순교자들의 약전 및 각종 문헌자료에 나타난 순교자들의 모습, 당대 신분계급에 따른 복식 등을 토대로 했으며, 참여 작가들의 여러 차례 작품 검토와 차기진(루카) 청주교구 양업교회사연구소 연구소장 등 역사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쳤다.
초상화의 저작권 보호와 자료 보존을 위한 제반 업무는 주교회의에서 맡기로 했다. 또 시복식에서 사용될 대형 걸개그림 이외에 별도로 준비한 124위의 개별 초상화는 순교자 공경과 현양을 위해 상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