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한글 『법요집』의 축원문 / 종범 스님
대한불교조계종의 현행 『법요집』에는 한문 『법요집』
과 한글 『법요집』이 있다.
한문『법요집』은 『석문의범(釋門儀範)』으로서
예경, 헌공, 기도, 시식, 다비, 점안, 수계 등의
전통의식을 봉행하는 예전(禮典)이다.
그리고 한글『법요집』은 근래에 각종 법회를 진행하는
의식집(儀式集)이다.
책자의 체재는 발행하는 기관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책의 제목도 『불자독송집』,『불자지송집』등이 있으며,
수록내용도 약간의 차이점들을 보인다.
몇 종의 한글『법요집』에서 일상의 축원을 초록해 본다.
“일상축원①
한량없는 광명이시며 자비하신 부처님!
저희는 맑은 마음을 일으킨 불자들이기에
희망의 가슴을 열고 축원합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어둠 속에 방황할 때
부처님의 눈빛을 보게 하시고,
고난에 헤매고 있을 때 부처님의 손길을 잡게 하시며,
미워하고 원망할 때 부처님의 미소를 보게 하시며,
나태와 절망에 허덕일 때 부처님의 고행을 보이시어
용기를 배우게 하여 주십시오!
자비하신 부처님! 신구의 삼업으로
부질없이 지은 죄를 모두 참회합니다.
탐진치 삼독으로 다시 또 업을 짓게 하지 마시고,
부처님의 지혜와 용기로 충만케 하여
따뜻한 자비의 품안에서 영겁토록 떠나지 않게 지켜 주십시오!
부처님! 저희가 진정 땀 흘리는 노고를 통하여 자신을 극복하고,
청정한 법 수레를 운전하여 모든 사람들의 가슴마다 보리심을 가꾸어,
이 땅에 부처님의 광명을 밝히는 참다운 불자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일상축원②
자비하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부처님! 저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깨달음의 길로 나왔습니다.
저희들은 항상 욕심 많고 성 잘 내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몸에만 집착하여 참 성품을 등지고 살아왔습니다.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던 나쁜 버릇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이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보리도를 이루며 바른 마음, 바른 행동으로 살아가고자
서원합니다. 인도하여 주십시오!
부처님! 나보다 대중을 위해 일하고,
정의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서원이 이루어지게 하여 주십시오!
발원합니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법계에 충만하여
행복과 평화와 보은이 함께하여 주시기를 부처님께 발원합니다.
일상축원③
우주에 충만하시어 안 계신 곳 없으시고,
만유에 평등하시어 두루 살펴 주시는 부처님!
자비의 문을 열어 구제의 실상을 밝혀 주십시오!
부처님! 오늘 이곳에 모인 저희들은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 발원합니다.
비롯함이 없는 영겁부터 탐냄과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밝고 맑은 본래의 성품을 등지고 살아왔습니다.
이제 부처님의 가르침을 만나 불법의 참뜻을 믿고
바른 업을 닦으며 살아가고자 발원합니다.
이 발원이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뜻과 같이 이루어지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 세계와 국가가 평화롭고, 사회와 가정이 화목하며,
중생의 지혜와 복덕이 구족하여
다시는 윤회의 업보를 받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은 병든 이에게 좋은 의사가 되어 주시고,
가난한 이에게 보배를 얻게 하시며,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에게는 등불이 되어 주십니다.
멀리 있거나 가까이 있거나 모든 생명,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과 평화가 있게 하여 주십시오!
지금 저희들이 간절히 원하는 일들이 모두 이룩되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 발원합니다. 이르는 곳마다 정토요,
하는 일마다 원만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자비롭고,
처음과 같이 한결같아 일체 장애를 벗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마음은 안온하고 신체는 강건하며, 정진심은 날로 더하고,
퇴굴심은 날로 줄어들어 세계와 중생을 위하여
더욱더 큰일을 하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법계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상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한글 『법요집』에서 초록한 축원문이다.
축원문은 자신이 보리심에 의하여 새롭게 성장하기를 결심하고
그 결심이 이루어지기를 염원하는 축원이다.
축원은 기존의 삶에 대한 참회로부터 시작한다.
“신구의 삼업으로 부질없이 지은 죄를 모두 참회합니다.”
참회는 자신을 고통에서 구제하는 진실한 시작이다.
참회는 자연히 서원을 일으키며, 서원은 공덕의 삶을
부처님의 자비원력에서 배우려 한다.
“부처님은 병든 이에게 좋은 의사가 되어 주시고,
가난한 이에게 보배를 얻게 하시며,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에게는 등불이 되어 주십니다.”
참회와 서원의 정진으로 자신을 구제하고
더불어 사는 이웃들에게도 아름다운 도움이 전해지면
그것이 바로 ‘자비복지’의 실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의 법회에서 서원하는 축원은
동시에 자비복지의 구현을 위한 축원이 아닐 수 없다.
자비복지의 구현은 대승불교의 이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 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