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건학 6백주년 기념 한시 – 이가원, 이우성>
* 별세한 두 분 모두 국학자로서 성대 출신의 성대 교수였으며
한문으로 글을 지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에 속함.
이 한시 두 편은 성대 건학 6백주년 기념일인 1998년 9월 25일에 즈음하여
두 분이 각자 직접 지은 송축시로서 <성대신문>에 게재됨.
선리홍도정정일(仙李鴻圖定鼎日)
조선이 큰 뜻으로 창업할 제
성균건학조창명(成均建學造昌明)
성대도 건학하여 창성을 기약했네
돌연경치천인학(湥硯經致天人學)
학문을 갈고 닦아
문물한화칭제형(文物韓華稱弟兄)
그 문물이 중국과 위아래를 다투었구나
렬강류수삼천리(冽江流水三千里)
한강물 흐르는 삼천리 강산에
행수춘풍륙백년(杏樹春風六百年)
은행나무 봄바람이 6백년이로세
홍장철사무대핍(鴻匠悊師無代乏)
큰 인걸과 훌륭한 스승이 대를 이었고
인화물상야선연(人華物象也嬋娟)
창조된 문화가 곱고 고왔네
순환대도자무의(循環大道自無疑)
큰 이치가 순환함은 의심할 바 없는 일이니
여고위신정차시(與古爲新正此時)
지금은 옛 전통을 새로움으로 발전시킬 때라
오역동가광잔물(吾亦東家光殘物)
나 역시 유림 속의 한 늙은이일 따름인데
청금요의고풍시(靑衿遙擬古風詩)
옛날 선비를 흉내내어 이 시를 짓노라
성균관대학교건학륙백주년기념송시삼절(成均館大學校建學六百周年紀念頌詩三絶)
성대건학 6백주년을 기념하여 절구 세 수의 축시를 쓰다
일구구팔(一九九八), 구(九), 이오(二五)
1998년 9월 25일
이가원(李家源) 연옹(淵翁) 경송(敬頌)
연민 이가원 받들어 송축함
금년위성균관대학교건학륙백주년총장정범진박사이공한청여송시여이칠절삼수기정(今年爲成均館大學校建學六百周年總長丁範鎭博士以公翰請余頌詩余以七絶三首寄呈)
올해는 성대 건학 6백주년이라 총장 정범진 박사가 공문으로써 내게 축시를 써주길 청하였기에 칠언절구 세 수를 지어 보낸다.
외외삼각한양천(巍巍三角漢陽天)
삼각산 우뚝 솟은 서울의 하늘 아래
전정도성륙백년(奠定都城六百年)
수도가 터잡은 지 6백년이로세
의아성균동세월(猗我成均同歲月)
미쁘도다 성대와 함께한 그 시간이여
양현전통요청편(養賢傳統耀靑編)
인재 양성 전통은 역사에서 빛을 발하였네
태학여금학령신(太學如今學令新)
성대는 이제 제도가 새로워졌으니
광수지식유사민(廣收知識牖斯民)
널리 지식을 받아들여 이 겨레 깨우치리
질고량대종자시(質高量大從玆時)
이제 품격은 높아지고 규모는 성대해지리니
우내웅비만만춘(宇內雄飛萬萬春)
세계에 영원토록 웅비하게 하세나
겸곡단재이계몽(謙谷丹齋已啟蒙)
박은식 선생과 신채호 선생이 계몽하셨고
굉모확립유심옹(宏謨確立有心翁)
김창숙 선생이 큰 계획을 확립하셨다네
노부위촉중당자(老夫爲囑中堂子)
이 늙은이는 정범진 총장에게 부탁하노니
선계전현탁락풍(善繼前賢卓犖風)
이러한 선현들의 뛰어난 기풍을 잘 이어주시오
일구구팔년무인팔월벽사이우성고일탄하한식서(一九九八年戊寅八月碧史李佑成稿一灘河漢植書)
1998년 무인년 8월 벽사 이우성 짓고, 일탄 하한식 쓰다.
(맹강현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