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눈높이 서명원 감독은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애제자인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라경민(29ㆍ대교눈높이)이 은퇴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빡빡한 경기출전으로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라경민은 "대표생활만 10년째다. 운동이 너무 힘들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라경민의 공백을 메울 선수가 없는 배드민턴계는 비상이 걸렸다. 서 감독은 며칠동안 라경민을 어르고 달래며 설득했고 결국 성공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현역생활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라경민은 몇달 간 치열한 재활에 매달렸고, 결국 더욱 위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단짝 김동문과 혼합복식조를 이룬 라경민은 차례차례 국제대회를 석권했다. 안방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세계선수권, 덴마크 오픈 등 국제대회 10연속 우승과 함께 50연승의 쾌거를 일궈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