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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성배의 족구매거진 원문보기 글쓴이: (신화)송한용
上편에 이어...
송: 자 그럼 이제 장한빈 선수의 현재 이야기를 시작해 볼 텐데요, 이제 하이트진로음료 팀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장: 네 맞습니다. 지난 해 산업기능 요원으로서의 군 복무가 끝나가면서 저도 이제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하이트진로음료팀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었고, 이후 제안이 있었습니다. 근무조건이나 복지 부분에서도 많은 지원을 약속 받았고, 저 뿐만이 아니고 (박)성진이도 같이 취직을 시켜준다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환경이 너무 좋았습니다. 노조 위원장님이신 이성일 위원장님께서 족구를 정말 좋아하시고, 실제로 대회가 열리면 항상 따라다니시면서 응원도 해주십니다. 게다가 노조위원장님과 현재 단장님으로 계신 김동진 단장님께서는 자리만 생기면 족구 선수들을 취업시켜 주시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으셔서 앞으로 제가 좀 더 잘하면 후배들의 취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무엇보다도 우리 족구선수들에게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십니다.
송: 정말 운동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은데, 하이트진로음료 팀의 운동환경에 대해 얘기해 주시겠어요?
장: 우선 직원분들 중에 족구를 하시고, 족구에 관련된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 막내들(장한빈, 박성진, 신진이 등)은 많은 사랑을 받습니다. 그리고 노조 위원장님 및 단장님, 감독님도 모두 족구를 좋아하시고 동아리 활동도 하시기 때문에 좀 더 선수들에게 다가오시고 힘든 점, 좋은 점들을 들어주시고 개선해 주십니다.
그리고 자율적인 운동환경으로 스스로 운동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선수들에게 모든 걸 맡겨 주시기 때문에 보다 편안한 운동 환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무조건도 지금 여름철 성수기라 많이 바쁜 편인데도 불구하고 산업기능 요원 시절이나 일반 아르바이트 공장 일보다 훨씬 편한 편이예요. 다른 팀 선수들의 근무 환경이나 연봉등을 들어 봤을 때도 하이트진로음료가 정말 좋은 회사인 것 같습니다.
송: 네 알겠습니다. 그럼 올 시즌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는데요. 지난 시즌, 각 포지션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는 장한빈 선수, 세터의 박성진 선수, 좌수비 신진이 선수를 싹쓸이 영입을 하면서 '하이트진로음료는 올 시즌 강력한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다.'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시즌 초반에는 좀 힘들다고 봤습니다. 아무래도 조직력을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첫 대회였던 국민생활체육회장배 까지만 해도 전위와 후위가 따로 노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이후 하이트진로음료가 벌써 4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다른 팀들은 2회 우승팀도 없거든요. 게다가 우수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하이트진로’팀과 번갈아 가면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낸 성과입니다.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인데, 비결이 뭡니까?(필자 주: 이 인터뷰는 향수옥천배 이전에 한 인터뷰입니다. 그래서 향수옥천배 결과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장: 뭐 일단 박성진 선수와 신진이 선수 등 좋은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 크고요, 더욱 큰 이유는 많은 연습량입니다. 저랑 성진이, 진이 형은 항상 주간 업무만 하고, 저녁 시간에 함께 운동을 합니다.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현 최강부 팀들 중 저희보다 많은 연습을 하는 팀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연습경기도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게 합니다. 얼마전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하다가 밤 12시가 넘어서 끝난 적도 있습니다. 팀에 좋은 수비수, 세터, 공격수들이 많아서 누군가는 뚫기 위해, 누군가는 막기 위해 더 노력하기 때문에 함께 성장해가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 멤버들을 보시면 한세대학교 출신 선수들과 마산 출신들이 섞여 있는데, 사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마산의 장점인 자유로운 움직임과 한세대의 장점인 이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움직임이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족구가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부상중인 (황)희망이가 복귀해 지금과 같이 연습만 함께할 수 있다면 어쩌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네, 노력하는 자는 독한 자를 이길 수 없고, 독한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는데, 지금의 장한빈 선수가 즐기기 때문에 이러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군요.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황희망 선수까지 복귀한다면 그 땐 정말 절대 강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이제 세신버팔로를 떠났지만 그래도 대회에 나가면 세신버팔로 선수들 그리고 출신 선수들과 자주 만나실 텐데 어떤 대화를 나누나요?
장: 현재 세신버팔로 선수들이 산업기능요원으로의 복무가 거의 끝나가는 무렵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취업 얘기를 많이 합니다. 모두가 그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제대 하기 전의 성적과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부담감으로 인해 고민상담도 많이 하고 조언도 많이 건넵니다.
송: 지난 번 이광재 선수와 인터뷰할 때 한세대 후배들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물어봤는데 역시 족구얘기보다는 생업에 대한 이야기가 더 주(主)가 되는군요.
장: 족구 얘기는 거의 안 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굳이 얘기하면 요즘 연습 때 출석률은 좋은지, ‘문성대학 후배들이 요즘 성적이 잘 안 나오니 너희들이 좀 더 신경 좀 써줘라’, 이런 얘기들이죠.
취업한 형들이나 동료들을 만나면 ‘연봉이 얼마냐?’는 둥, ‘보너스 탔으면 한 턱 쏴라’는 얘기를 하고는 합니다.
송: 네, 족구도 좋지만 역시 선수들의 생업이 걸려있는 만큼 취업이 정말 중요하죠. 족구만 잘해도 금방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형식적인 말 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픕니다. 알겠습니다. 이제 족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 볼 텐데요, 본인을 제외한 공격수 중 최고의 공격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장: 저는 공격수를 평가할 때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평가를 합니다. 첫 번째는 ‘공격’+’수’이고, 두 번째는 말 그대로 ‘공격수’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한 ‘공격’+’수’는 말 그대로 공격을 가장 잘하는 선수를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전(강)만규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만규 형을 보시면 파워도 좋고, 비거리도 많이 나오고, 또한 화려하다 보니 스타성도 있죠. 그런데 두 번째 언급한 ‘공격수’는 공격뿐 만이 아닌 족구를 잘 하는 공격수를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전 (성)락신이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만규 형의 공격 같은 경우,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 힘든 공격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공격들을 잘 보시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공격입니다. 제가 안축파워가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거리가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비껴차기 각이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최강부는 물론이고, 일반부에서도 제가 낼 수 있는 각 이상으로 비껴차기 공격을 잘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송: 지금 장한빈 선수가 너무 겸손 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요.
장: 아닙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들과 저의 차이는 가지고 있는 공격옵션을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비록 락신이 형이 만규 형에 비해 파워도 약하고, 비거리도 적게 나오고, 상대적으로 화려하지도 않았고, 종합적으로 공격은 조금 못 했지만 족구는 락신이 형이 더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락신이 형과 같은 공격수가 되고 싶습니다. 공격이 아닌 족구를 잘 하는 선수 말이죠.
송: 예전에 프로야구의 김응룡 감독님께서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이것과 비슷하게 ‘족구계의 이종범’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 텐데요. 아무래도 공격수이시니 많은 수비수들과 상대를 해 보셨을 텐데, 가장 뚫기 힘들었던 수비수는 누구였습니까?
장: 가장 힘들었던 상대 수비는 과거 박수훈 선수가 주 공격수로 공격을 했을 때의 한세대학교팀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터의 임상욱, 좌수비 신진이, 우수비 박성호까지 팀 플레이를 비롯해 개개인의 능력까지 완벽했던 팀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만약 유빈이 형과 광훈이 형이 제 반대편에 서서 시합한다면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격수로서 생각만해도 끔찍한 조합입니다.
송: 그런데 과거 마산로봇랜드시절 저 두 선수가 장한빈 선수의 뒤를 바쳤는데, 당시 상대했던 공격수들은 그런 생각들을 했겠군요.
장: 네! 맞습니다. 정말 같은 팀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송: 네, 정말 그때 당시 ‘마산로봇랜드’는 정말 대단했었죠. 그 시절 장한빈이라는 강력한 창과 함께 천유빈, 김광훈이라는 강력한 방패가 있었기에 그런 전성기를 누릴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김종국, 김종세, 박성진이라는 컴퓨터 세터들도 있었고요. 그 조합 다시 보고 싶네요.
장: 아마 조만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요즘 규정이 바뀌어 최강부 선수가 한 팀에 두 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정확히 창신대의 초창기 멤버들이 경기를 뛸 수 있더라고요. 저랑 (김)종국이 형, 유빈이 형, 광훈이 형까지 말이죠. 또 한 팀은 동일이 형, 종세 형으로 조합을 맞추면 규정에 어긋나지 않을 듯 한데요. 조용하게 어디 지방 대회 한 번 참가할까 생각 중입니다.(웃음)
송: 그러지 마십시오. 욕 먹습니다.(웃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저 선수에게만은 정말 지기 싫다’하는 선수가 있습니까?
장: 꼭 그런 선수들은 없습니다. 그래도 후배들에게는 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지금의 세신버팔로팀이 되겠죠. 항상 위에 있는 선배들을 보고 운동하는 동생들이기 때문에 더 멀리 달아나야만 동생들도 더 열심히 할 것이고, 더 따라오려고 할 것이기에 게임 중에는 안 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송한용님과(이)광재 형의 인터뷰에서 시작된 것 같은데 광재 형에게도 안 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따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흥미진진하게 광재 형과 붙여 주시는 것을 보고 승부욕이 더 생기네요. 지금까지 아홉 번 정도 붙은 것 같은데 아직 한 번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안 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웃음)
송: 안 그래도 한 번 짚고 넘어가보려고 한 것이었는데요. 이광재 선수가 장한빈 선수한테 한 번도 못 이겨봤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장한빈 선수는 이광재 선수에게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셨었나요?
장: 사실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원래 그런 걸 기억 잘 하거든요. 그런데 설마 광재 형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이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 세신버팔로가 베스트 멤버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체전 결승전에서 조이킥 스포츠와 붙게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시즌 조이킥 스포츠는 광재 형을 앞세워 일반부를 휩쓸고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최강부인 우리 팀과 일반부 팀의 대결이었기 때문에 이겨도 본전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배들이 ‘이광재’라는 이름에 주눅이 들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나 지금까지 광재 형한테 진 적 없다. 그러니 자신 있게 하자.’라고 했는데 진짜 이긴 거예요. 그 이후 올 연초였는데, 공주 교류전에서 또 조이킥 스포츠와 만났습니다. 저는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첫 실전이었는데, 하이트진로음료팀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광재 형한테 못 이겨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임)상욱이 형한테 말했습니다. ‘형! 저 광재 형한테 한 번도 진 적 없어요.’ 그리고 그 날도 또 이겼습니다.
송: 솔직히 제가 이광재 선수와 인터뷰를 하고 이후의 상황들을 봤을 때 이광재 선수에게 상당히 미안하더라고요. 괜히 그걸 공론화 시켜서 없는 징크스를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이광재 선수가 보신 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광재 선수와 사석에서 만나시면 '한빈아!', '광재 형!'하면서 친하게 지내실텐데 장한빈 선수가 본 이광재 선수는 어떤 선수인가요?
장: 당연히 친합니다. 얼마 전에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을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마치 친동생한테 알려주는 것처럼 자상하고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고마운 것이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에 세신버팔로에서의 지원이 끊기면서 '조이킥'으로 팀명이 변경되었어요. 새롭게 팀을 창단하는 과정 가운데 우리 창원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한세대 후배들만이 아닌 족구 후배들을 많이 챙기려고 하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같은 족구인으로서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도 정말 존경하는 선배입니다.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송: 또 그런 비하인드스토리가 있었군요. 그럼 혹시 장한빈 선수가 지금까지 한 번도 못 이겨본 선수는 있습니까? 없을 것 같기는 한데요.
장: 있습니다. 지금까지 락신이 형과의 경기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교류전 같은 경우는 가끔 이기기도 했지만 공식전에선 단 한 번도 승리해 본 적이 없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경남대회에서 자주 맞붙었었는데요. 락신이 형은 창원시 대표, 저는 양산시 대표로 출전해 겨뤘는데, 한 번도 못 이겨봤습니다.
송: 글쎄 그건, 아무래도 성락신 선수와 장한빈 선수의 나이차가 큰 만큼 두 선수의 전성기가 달라 그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붙는다면 장한빈 선수가 충분히 이길 것 같은데요.
장: 음...그럴 수도 있겠네요. 얼마전에 벌어졌던 창녕 군수배에서 쟁쟁한 팀들이 많은데도 락신이 형네 팀이 우승을 하셨더라고요.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신 것 같습니다.
송: 자! 그럼 이제 장한빈 선수의 팬 분들이 하신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주실 차례입니다. 제가 인터뷰를 하기 전에 ‘테라의 족구동영상’ 카페에 ‘장한빈에게 물어보세요.’라고 올린 글의 답글에 단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들어보겠는데, 먼저 첫 번째 질문입니다.
‘구례남악-최창록’님께서 하신 질문인데요. ‘뛰어난 신체조건은 아니지만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 받는 자신만의 비결과 공격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장: 네 일단 키는174로 큰 키는 아닙니다. 공격수로서의 자질, 득점력에 대해 말씀을 좀 드리자면 제가 송한용님의 관전평을 흥미 있게 본 이유는 확률이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뛴 경기의 동영상이 나올 때마다 저 혼자 꼭 체크를 하던 것이었거든요. 이렇게 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실전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자신의 경기 모습을 보고 냉철하게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송: 아! 잘 알겠습니다. ‘천재’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노력파’이셨군요. 다음 질문입니다. ‘신지훈’님이 질문을 하셨는데, ‘장한빈 선수에게 토스 박성진 선수는 어떤 존재 인가요?’라고 질문을 하셨네요.
장: 일단 한 마디로 정의 하자면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은 친구’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경기를 하다 보면 항상 고맙죠. 어쨌든 세터는 공격수에게 맞춰줘야 하니까. 그런데 토스할 때 자기만의 색깔이 있습니다. 이것은 공격수의 팁이기도 한데 세터가 무슨 동작을 취하면 공이 이렇게 오고, 성진이가 높은 공에 약하기 때문에 이럴 땐 낮게 띄운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비하고, 성진이도 제가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으면 ‘B’(비껴차기)를 주고, 이런 식으로 저희는 경기 중에 절대 ‘콜’을 안 합니다. 경기 중 ‘이번엔 세팅 잘 해서A로 가보자.’라는 것 외에는 콜을 안 해요. 이렇게 저랑 성진이는 거리를 보고 조절을 많이 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친구이지만 또 알다가도 모를 친구입니다. 어쨌든 성진이는 좀 어려워요.(웃음)
송: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인데요. 아이디가 좀 특이하시네요. ‘후후후후’님께서 질문을 하셨는데, 공격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그리고 실력상승을 위하여 어떻게 연습을 하셨는지 그리고 뛰어차기나 넘어차기등은 어떻게 연습을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장: 일단 서두에 언급했듯이 공격은 중학교1학년 때부터 시작했고요. 기본적인 공격은 선수셨던 아버지와 많이 했습니다. (공을)매달아 놓고 연습하는 것(헤딩볼)으로 많이 연습을 했고, 게임은 많이 안하고, 태권도 발차기하는 미트 차기, 테니스 공 차기, 철조망 같은 것을 앞에 놓고, A,B,C킥 각각 50개 씩 차는 연습, 족구코트에 코스마다 페트병 열 개 정도 세워놓고 다 맞출 때까지 계속 차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계기는 과거 많은 족구동영상을 촬영하셨던 '샤이너(SHINER)'로 알려지신 이봉래 감독님께서 저희 옆 집에 사셨어요. 그래서 그 분 촬영가실 때 꼭 따라가고, 그 분이 못 가시면 저 혼자 버스 타고 가서 구경하고 그러다 보니 전 최강부 경기를 매 주 직접 본 거예요. 그 걸 따라서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공격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은 것은 락신이 형이었습니다. 락신이 형의 공격 방법을 제 몸에 맞춰 습득하려고 했고, 경기 운영은 (오)석봉이 형한테 많이 배웠습니다.
그리고 뛰어차기나 넘어차기는 처음 할 때 상당히 두려웠어요. 속된 말로 ‘코가 한 번 깨져봐야’한다는 말처럼 저 역시 바닥에 무수히 머리를 많이 부딪혔습니다. 매달아 놓은 공으로는 뛰어차기 연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닥에 얕게 띄워놓고 살짝 점프해서 하다가 점점 높여가면서 연습했습니다. 넘어차기는 예전에 하다가 다쳐서 요즘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혼자 생각하기를 땅에 손을 짚으면 상대 수비들한테 읽힌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뛰어차기를 좀 더 집중적으로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뛰어차기가 좀 더 멋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웃음)
송: 네! 잘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은요, ‘김기선’님께서 하신 질문인데, 두려운 공격수가 있다면?
장: 음...일단 제 또래나 저 보다 위에 선수들보다는 저 보다 어린 선수들이 두렵습니다. 얘기하자면 지금 군 복무중인 부천중앙의 쌍둥이 전휘진 선수, 한국승강기대학의 이재현, 그리고 가장 가까운 후배 세신버팔로의 김태우 선수가 가장 두렵네요.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2,3년 뒤에는 저와 충분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 잡히지 않기 위해 저 또한 최선을 다해야겠죠.
송: 정상의 자리는 오르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는 더 어렵다고 하던데, 무서운 후배들의 도전 역시 정상의 자리에 있는 이들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네요. 다음 질문입니다. ‘송기욱김기룡은 내친구’님께서 하신 질문입니다. '골반 여는 스트레칭이나 운동 방법은?'하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장: 꼭 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골반 열어서 못 칩니다. 많은 분 들이 제가 부천중앙의 휘진이처럼 골반을 열어서 때린다고 생각하시는데 전 서서 손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뻣뻣합니다. 그래서 안축도 잘 못차요. 그런데 선천적으로 무릎이 좀 유연한 편입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무릎에 뭔가 하나가 없는 것처럼 무릎이 좀 자유자재로 움직여요. 그래서 비껴차기를 찰 때 무릎을 한 번 더 접어서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서 차는 ‘브라질리언킥’ 형식으로 찹니다. 그러다 보니 아마 상대 선수들이 잘 못 읽는 것 같습니다.
송: 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네요. 알겠습니다. 다음 질문은요, 우리 ‘테라의 족구 동영상’의 ‘테라’님께서 직접 질문을 하셨습니다. 장한빈 선수의 나이를 고려하면 조금 이른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요. ‘군복무도 해결되었고, 안정된 직장도 구했고, 애인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결혼은 언제쯤 생각하고 있는지? 애인이 족구에 대해 잘 알고 결혼 후에도 족구에 전념할 수 있게 이해해주는 편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장: 일단 지금 여자친구와 계속 만난다면3년 안에(결혼)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여자친구가 제가 족구를 하는 이유가 취업, 곧 생업과 연결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많이 이해해 주었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주말마다 시간 나서 데이트를 해도 전 꼭 근처에 있는 족구대회가 있는 족구장에 가서 구경하고는 했거든요. 그런데 항상 전제조건이 붙었어요. ‘결혼하고도 이렇게 할 거야?’라고 묻고는 했죠. 솔직히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서 여자친구가 허락을 하든 안 하든 제가 최강부에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계속 선수생활을 할 것입니다. 제가 버티기 힘들다고 느낄 때, 박수칠 때 떠나고 싶은 마음은 솔직히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지금과 같은 연습량과 함께 지금과 같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은 솔직히 없습니다.
송: 여자친구 분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오랜 시간 만나셨는데, 20대 초반의 연애를 족구장에서만 했다고 한다면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해해 주고 응원해 준 것만은 사실일 테니 결혼 이후에도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선수생활을 하는데 오히려 더 큰 천군만마를 얻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MotionStar’님께서 하신 질문인데요. ‘개인적으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팀이나 선수가 있나요?’
장: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선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항상 제 위에 선배님들과 또 최강부 정상급 팀들에게 도전하는 입장에서 배우려고 하고 어떻게든 이겨보고자 노력해왔기 때문에 달려오는 동안 같이 달려온 선수들과 제 밑에 후배들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굳이 꼽으라고 한다면 경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했고 많은 분들이 라이벌이라고 붙여준 부천중앙팀, 그리고 그 팀의 공격수인 휘진이를 꼽겠습니다.
송: 예! 좋습니다. 전휘진 선수 전역 이후, 장한빈 선수와의 그 라이벌전 기대해 보겠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미주족구의 홍기용 회장님께서 질문하신 내용입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하셨는데, 나누어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요, ‘청소년 시절부터 족구를 시작한 선배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청소년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장: 지금 청소년 선수들의 꿈을 깨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먼저 본인이 ‘정말 족구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하기 싫어서 족구를 하는 것인지?’ 꼭 구분했으면 좋겠습니다. 후자에 언급한 ‘지금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은 ‘공부’가 될 수도 있고요, 자신이 지금 열심히 배우고 있는 ‘기술’, 또는 다른 '운동'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니 그 두 가지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요, 정말 그런 친구들이 많았어요. 제가 청소년 시절 족구를 했었던 선수들 중 남아 있는 선수들이 지금 몇 명 없어요. 그만 둔 선수들이 태반이고, 그만 둔 선수들 중 지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선수들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학생 신분인 만큼 ‘주(主)’는 반드시 ‘공부’가 되어야 해요. 족구는 어디까지나 ‘부(副)’입니다. 지금 족구는 아직은 생활체육입니다. 그러다 보니 족구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는 바로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것 이예요. 족구만 해서는 먹고 살 수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 이예요. 저도 지금 최강부에서 올 시즌 네 번의 우승을 했다고는 하지만 대회가 끝난 날, 단 하루만 대접 받을 뿐 바로 다음 날, 월요일에 회사에 출근하면 말단 직원일 뿐입니다. 이렇듯 현실을 인지하고 그 상황을 꼭 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송: 네! 우리 청소년 선수들이 이 말을 꼭 들어줬으면 좋겠네요. 홍 회장님의 두 번째 질문입니다. 족구계의 선배 혹은 단체 임원들에게 요구사항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장: 그 분들은 항상 우리 최강부 선수들에게 말합니다. ‘너희들은 엘리트니까, 프로니까 000 해야 한다.’라는 말씀들을요. 그리고 ‘조만간 000 해줄 테니 기다려라.’라고요.
하지만 우리 최강부 선수들이 바라는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다른 종목의 프로 선수들과 같은 대접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지금 상황에서 최강부 선수로서 우리가 자부심 같은 것들을 가질 수 있도록 뭔가 작은 대접을 해 주면서 우리에게 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큰 걸 바라지도 않습니다. 하다못해 최강부만의 ‘전용코트’, 최강부 본선 경기부터는 일반부와는 좀 다르게 ‘6심제’정도, 이런 것들이거든요. 이 정도만이라도 해주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요구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득에 의해서 족구계가 좌지우지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대한족구협회’, ‘전국족구연합회’라면, ‘족구계에서 공신력 있는 카페들’이라면 어느 한 군데 치우치지 말고 중립을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족구를 위한 정보와 알림들을 공유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송한용의 족구칼럼’처럼 말이죠.(웃음)
송: 뭐, 저야 어디 갈 데가 없어서 그런 것이고요.(웃음) 좋은 말씀 너무 감사 드립니다.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해 볼 텐데요. 장한빈 선수가 족구를 하면서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장: 일단 목표라고 한다면 오랫동안 최강부에 남아 열심히 운동해서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하는 것이고요, 지금은 생활체육이지만 우리 족구가 엘리트 종목이 되어 우리 후배들은 족구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송: 네! 감사합니다. 저도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보겠습니다. 다음 질문은요, 족구를 하면서 은사님? 혹은 감사한 분 들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장: 우선 가장 크게 영향을 주시고 키워주신 이상석 감독님께 감사 드리고요. 항상 철없는 막내였던 저를 성장시켜주기 위해 이끌어 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따랐던 영원한 캡틴 유빈이 형, 또 다른 캡틴 광훈이 형 그리고 종세 형, 동일이 형, 종국이 형, 이 형들께 너무 감사 드립니다.
함께 운동하는 우리 동기들, 항상 응원해주고 반겨주는 후배들에게도 감사하며, 저를 하이트진로음료에 취직시켜주신 이성일 위원장님, 김동진 단장님, 신동민 감독님과 회사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리며 항상 동생들 잘 챙겨주시는 남자다운 명구 형님과 돼지띠 형님들, 하이트진로음료의20대 팀원들, 안 가르쳐주는 듯하면서도 은근히 짚어주시는 락신이 형(웃음), 족구 스승이자 큰 무대를 경험하게 해 준 석봉이 형 그리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존함을 모두 올리지 못하는 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 이렇게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장한빈 선수가 계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장한빈에게 족구란?
장: ‘예쁜 여자’라고 할까요?(웃음) 항상 다가가고 싶고, 보고 싶고, 그런데 막상 뭔가 하려고 하면 하기는 싫은, 뭐 그런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오늘도 족구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덧 오후에는 또 흙 바닥에서 뒹굴고 있고, 그러네요.
사실 족구 하나만을 바라보고 이곳까지 왔던 것 같습니다.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고, 응원도 많이 받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외롭고 힘든 자리라고도 생각합니다. 뒤 돌아보면 정말 힘들었던 시간들이었고, 같이 이 길을 걸어준 이상석 감독님과 선배, 동료, 후배들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물론 최강부 선수, 그리고 이 곳에서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제 개인적으로 포기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개인 시간,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등...
기술적인 것들보다 정신적인 것들 그리고 족구에 대한 열정과 시간 투자가 현재의 저를 있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제까지 최강부에서 선수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 몸과 성적이 버텨주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송: 오늘 오랜 시간 이렇게 성심 성의껏 인터뷰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 드립니다. 팬 분들은 물론이고, 족구 후배들, 그리고 나아가 선배들에게 많은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가오는 향수옥천배 꼭 좋은 성적 거두시고, 앞으로의 장한빈 선수의 앞날, 선수로서, 그리고 직장의 직원으로서도 승승장구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장: 저도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장한빈 선수와의 인터뷰를 마치도록하겠습니다. 정말 적극적으로 임해준 덕분에 몰랐던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되었고, 긴 글을 쓰는데도 힘든 줄 모르고 쓴 것 같습니다. 장한빈 선수의 앞날 승승장구하시길 바라겠고, 전 앞으로 더 좋은 글 쓸수 있도록 또 노력해 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 블로그에도 많은 방문을 부탁드립니다~아무도 방문해 주시지 않으셔서 너무 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