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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후기 / 캠핑후기 스크랩 캠핑 후기 푸른 숲 맑은 물 .......그리고 푸른 하늘을 만끽한 산정 호수에서의 캠핑
샤이안 추천 0 조회 25 10.05.09 20:11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일을 하다 보면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미칠 것 같은 상황들이 있다.

그런 경우 우리는 캠핑이라는 탈출구가 있어 일단 떠나 원하는 곳에 머물 수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캠핑은 목요일부터 상당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도망 가듯 서울을 빠져 나왔다.

포천 산정호수에 도착을 하고 보니 역시나 폐속 깊은 곳에서 부터 무언가 뭉쳤던 앙금들이 일 순간 빠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캠핑의 메인이다. 숲속에 파묻혀 온전히 3박 4일간을 머물렀다.

 

도착한 목요일 아무도 없는 산중에 우리뿐이다. 산바람은 벌써 싸늘한 기운을 전한다.

 

언제와도 산정B 지구는 늘 계절따라 바뀌는 새로운 모습과 맑은 공기를 선사한다.

 

이 빼곡한 전나무 숲에서 만들어지는 공기를 있는 그대로 들이 마실 수 있으니 좋지 않을 수 없다.

 

지난주 성당의 300여명 단체가 머물다 갔다는 주인장 어른의 말씀을 듣고 한가할때 정말 잘 찾아와 주었다는 설명을 듣고  캠핑비를 계산하고 내려왔다.

 

집을 짓고 타프 세팅을 하고 앉으니 여기가 무릉도원이요. 세상의 부러울 것 없는 낙원이다. 최소한 나에게는 그렇다.

 

산정의 새벽 기온은 6월에도 가끔 영하로 내려간다. 그래서 화목도 준비하고 누비 쟈켓도 아직까지 끝난 겨울에 대한 미련처럼 이것들을 끌어 안고 있다.

 

목요일은 온전히 우리들만의 시간일 수 있었다. 다들 금요일 늦게나 토요일 입성한다는 전갈을 받은 터였다.

 

모양새 좋게 세팅하고 렌턴들을 밝히니 그 야경이 또한 감동이다. 이 맛에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말이다.

 

이쁘장하게 작디 작은 150CP에게도 한자리를 내어 주어 자신의 자태를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렇게 대강의 준비가 되었으니 우리들만의 조촐한 만찬(?)도 준비했다.

 

술한잔 기울이고 산속 공기 한모금 들이키고 술한잔 들이키고 새소리 한마디에 웃음을 지어 본다.

세상의 극락은 바로 이런 자리였으리라

 

술잔 기울이는 횟수가 되어 가니 밤하늘 산중의 별밭도 궁금하여 또 그렇게 밖으로 나와 앉았다.

쏟아지는 별빛을 안주 삼아 또 그렇게 세월을 탓하며 몇순배 기울이며 다가오는 새벽의 차가운 공기와도 대작을 했다.

 

보이는 풍광 그대로 아침은  고즈넉하다.

누가 무어라 말하는 이 아무도 없고 그저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만이다. 자유다.

 

여름이면 늘상 단체 어린이들로 북적대는 수영장이다. 날짜만 잘 찾아 온다면 여름에도 이곳은 금상에 첨화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내려오는 길에 차가운 날씨 탓에 아직 봉우리를 터트리지 못한 수령이 제법되는 목련의 상태도 보고 왔다.

 

하지만 그래도 봄은 봄이다. 새파랗게 물을 머금고 제 색깔을 자랑하는 나무의 싱그러움에서 돌고 도는 우리네 인생사 진한 흐름도 느껴본다.

 

그리고 말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노란꽃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측은함...... 그래도 살고자 피어있는 그모습이 애처롭다.

 

봄의 산중은 참으로 다양한 색깔의 꽃과 나무가 있어 오게된다. 산정은 사실 겨울에 주로 내가 찾는 아지트지만 봄은 또 그나름의 맛이 있어 좋다.

 

아침에 잠을 깨울 따스한 커피 한잔과 주변을 산책하며 보게되는 아름드리 숲의 모습에서 풍족함을 느껴본다.

 

산속의 풍미에 젖어 늦게서야 잠을 깬 풍자가 아침 커피를 기다리며 어제와 그리고 오늘을 생각하고 있다.

 

가벼운 아침을 들고 산정 호수 아래 콘도 근처로 바람을 쏘이러 갔다. 물론 소소한 일용품을 구할 생각으로 시작된 일이다.

 

여행지에 가면 늘 읽고 오는 그 곳의 유래가 적힌 것도 한번 찍어 두었다. 후에 다시 보게 될때의 추억 때문이다.

 

아직 풀리지 않은 몸뚱이를 이끌고 몇계단을 올라 구름 다리에 오르니 가히 풍경이다.

그래서 누구나가 그렇듯 아이를 세워두고 증명 사진찍듯 또 그렇게 한장의 사진을 남겨 보았다.

 

산정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을 수십장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 역시 아해를 물리고 내가 그자리에 서서

또 그렇게 한장의 사진을

추가한다.

 

다시 돌아와 캠핑장의 이곳 저곳을 헤메어도 보았다. 목적은 봄에 나는 나물이며 각종 먹거리를 한번

조달해 보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이내 조달의 목적은 온데 간데 없고 주변 풍경에 그저 이유없는 커메라 셔터만을 누루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름답고 멋진 그림이 내 앞에 있음에 잠시 내 할바를 잊어도 그 누구 탓할 사람은 이곳에 없다.

 

탁 트인 산중에 올랐으니 하늘도 한번 올려다 본다.

그림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한 평화는 세상에 없을듯 하다. 그러니 행복할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도 어린 아해는 어른에게 이것은 무엇이며 저것은 무엇이냐를 묻고는 이내 한움큼 먹을 수 있는 것을 손에 쥐고는

너무도 행복해 한다.

 

이맘때 먹으면 보약이라는 두릅도 얻었다.

자연은 그래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하는 것일까?

무엇이든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언덕에 서서 우리네 기거하는 곳을 내려다 보았다.

숲에 파묻힌 그 자태가 아름답다. 색색이 입은 옷도 자연과 닮아있다.

 

그렇게 흔치 않게 금요일 점심을 지나 어제 속을 썩인 렌턴을 고쳐 매고 스스로

흡족해 한다.

근본이 조금은 부실한 녀석이라 언제 또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나

그래도 내손으로 쓰다듬고 보듬었던 녀석이라 더 정이 간다.

 

그렇게 오후가 되어갈때즈음 바깥 세상의 사람들에게서 전갈이 온다. 초저녁쯤 도착을 할 것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풍자와 집한채를 더 만들어 세우는 일을 했다.

너른 마당을 차지하고 있으니 어떤 집을 짓든 또 무엇을 세우든 상관할바 없다.

그러다 문득 도시에 사는 내게 이런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내어 보았다.

친우가 찾을때 내집앞에 또 다른 집을 지어 친우를 초대할 수 있다면 하고 말이다.

  

 그러다 부질없는 세상의 소시민임을 깨달은 나는

처마 밑으로 들어가 또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로 찾아 오겠다는 사람들에게 길안내를

올렸다.

 

풍자는 딸과 운동장에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후 수십분이 지났을까 의정부가 가족들과 함께 먹거리를 잔뜩 사들고 쳐들어왔다.

 

가까운 사람이 쳐들어왔으니 일단 아해들을 위해 따뜻한 군불부터 때어 주었다.

약간의 밑불만을 잡아주니 이내 아해들은 저희들끼리

좋아라 더 큰 불을 만들고 있었다.

 

저녁 준비를 하면서 가져온 렌턴 모두에 불을 붙였다. 해여라도 아이들이

줄에 걸려 다치는 것도 원치않고

손님들이 왔으니 우리네 거처가 썰렁해 보일까 염려되는 마음에서 그리했다.

 

아이들이 왔으니 달짝지근한 양념으로 간을 한 두툼한 삼겹을 꺼내었다.

그 냄새에 아해들은 벌써부터 난리를 친다.

 

그저 그렇게 구워 먹는다면 캠핑을 나온 모습이 아닐지 모른다.

그래서 숯을 만들어 그 불에 불맛도 조금 보태어 아해들에게 만들어 주었다.

 

고기도 익어가고 아이들도 더 난리가 나고 이래저래 북적이는 잔치집 같은 분위기가 되어 간다.

외로움을 죽기 보다 싫어라 하는 나로서는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밥상을 차렸으니 허락된 모든 것을 얹어 먹기를 시작했다.

이날 밥을 세공기나 비웠다.

 

밥을 먹고는 작지만 나만의 잠자리도 꾸며 보았다.

작은 자리이기에 작은 렌턴도 하나 걸어 분위기를 내어 보았지만 왠지 허전하다.

내 마음이 요즘 그렇게 허전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럴즈음 아홉번째 구름님이 처가 식구들을 대동하고 찾아와 주었다.

 

의정부의 가족은 어제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 행사가 있어 귀가를 하고 한밤중에 꾸쿠리 가족이 들어와

다음날 아침은 여전히 벅적벅적이다.

그래도 좋다.

사람 사는 모습이라 좋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커서

더 좋다.

 

내 친구 정우와 며느리 서연이다.

아침밥상이 차려지기도 전에 이렇게 먼저 수저를 들고 말았다.

그러니 혼이 났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요즘 많이 지쳐 보이는 꾸쿠리다.

어떤 도움이라도 주고 싶지만

나역시도 마음뿐......... 서로가 복잡하기는 매일반이듯이다.

그래도 짧은 시간에 많이도 친하게 된 좋은 사람이라는 기억에는 변함이 없다.

 

아침도 먹었고 딱히 할 것도 없는 시간에

무엇을 할까 시선을 두다 문득 이미 이틀째 말없이 제 소임을

다하고 있는 녀석이 갸륵해

이렇게 답례의 의미로 기록을 남겨 주었다.

오리지날 버터플라이............... 참으로 오랜시간 나와 함께 많은 추억을 간직한 녀석이다.

 

점심으로 마련된 냉면이다.

여름이면 이 냉면 하나만으로도 한여름을 지내고도 남을 나에게는

천상의 제일인 음식이다.

 

그러다 본의 아니게 아이들이 산책을 갔다가 사고를 당해 반나절 이상을 황량한 마음으로 지냈다.

그래도 병원을 다녀와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우리의 정우가 다친 제 누나를 위로한다고

핫케?을 만들어 주겠단다.

 

그렇게 만들어진 핫케?을 나누어 먹고는

여유를 부리고 있는 내 친구 정우의 모습이다.

귀엽고 참 똘똘한 아해다.

 

황망했던 시간도 잠시 토요일 오후에는 또 그렇게 우리들만이 산중에 남았다.

시나브로 걸려오는 지인들의 전화로 다들 무사히 돌아갔음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마음도 가져 본다.

 

그리고는 이 넓디 넓은 산중에 앉아 있는 지금의 내 모습에서 복잡하게 살아야만 하는

내 처지가 제일 처량하구나 하는 생각을 또 해보았다.

 

하지만 아직 내 주변에는 나를 웃게하고 즐겁게 해주는 지인들이 있어

마음한켠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언젠가는 내 인생에도 지금 내 눈앞에서 타고 있는 화롯불처럼 그 위세를 떨치다 사그러질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또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반성하는 시간도 가져 본다.

 

대식구가 있다 떠나 찬밥들이 많다.

그러니 당연 오늘 저녁은 볶음밥에 남은 음식들이 반찬이다.

그래서 그렇게 대충 만들고 지지고 해서 먹었다.

 

하지만 그 맛은 최고였다. 심란할때는 먹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고 어려움 복잡함을 있게 하는 명약일 수 있다.

 

다들 잠을 자러 들어간 시간......... 혼자 남아 이 밤에 긴 담배 한모금으로 위로를 삼아 본다.

 

그렇게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3일간 우리를 따뜻하게 지켜준 텐트와 난로에게 고마움을 말하고 서서히 철수할 준비를 했다.

 

어제 ..... 또는 그 이전에 있었던 일들은 이미 과거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의 일 역시 내일은 과거가 될 것이다.

그런 과거속에서 우리는 추억할 일과 잊고 싶은 일을 나눌 것이다.

내게도 추억만이 남기를 바래보면서 이번 캠핑의 끝을 마무리 해본다.

 

3박 4일간 이어졌던 이번 캠핑의 연주는 끝이 났다.

 

홀가분 함과 서운함 그런 감정으로 묵은때를 벗기는 마음에 내가 설겆이를 했다.

 

근 1년만에 내가 설겆이를 하자. 손가락을 다친 풍자는 이런 포즈로 날아갈 것 같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 ....... 그런 모습이 잘 나타난 사진이다.

 

이곳 산중과도 채 몇시간 후면 이별이다. 언제 다시 찾겠다는 기약도 없이

떠나가겠지만 우리네 인생처럼 마음속 한구석에는 늘

남아있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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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5.10 12:09

    첫댓글 두릅향이 있는 캠핑 부럽소.....^^ 일에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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