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중고등부 예배시간, 목사님의 주일 말씀선포중에 우리반 아이가 걸려 혼났다.
거기 OOO집사 아들~!! 야..너 일어나봐.
스마트폰을 만지지 말고 옆 친구하고 떠들지 말고 앞을 보고 똑바로 앉으라고 하셨다.
아이는 이후에도 힐끔힐끔 옆친구와 속닥속닥하고 눈을 아래로 깔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난 일년이 다가도록 변하지 않는, 잡히지 않는 아이들의 예배태도를 고민하다가 한달여전에 아이들에게
부모님 연락처를 수집했다. 그리고 한달이 넘도록 고민하고 있다.
이제와 내가 얘기한다고 어떻게 될까...., 주일에 고작 한번, 두어시간 만나서 예배와 공과를 나누는게 전부인데.....
목사님께 혼난것도 속상하고 나아지지 않는 아이들의 예배태도도 화가 났다.
지금 상태로 이렇게 표현하면 분명 아이들에게 좋게 전달되지 않을게 뻔했다.
생각했다...이제 두어달 남았으니 이렇게 그냥 보낼까....부모님들과 자리를 만들까....아이들과 얘기를 다시 해볼까...
예배를 마치고 공과시간에 모여서도 예배 중 목사님께 혼난것은 안중에도 없이 스마트폰게임에 빠져 있는 눈빛들이
화를 넘어 걱정, 안타까움, 미안함...여러감정이 교차했다.
잠시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게임을 모두 멈추도록 한 후 오늘은 공과를 하지 않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하고
휴대폰을 모두 주머니나 가방에 넣도록 했다.
그리고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질문을 했다.
오늘로 벌써 10월 마지막 예배다. 그리고 올해가 두달정도 남았는데 올해 시작에서부터 오늘까지 각자 자신의 예배태도에 대해서 자기점검을 해보자 하고 잠시 시간을 줄테니 아무말도 하지 말고 생각만 하라 했다.
잠시 후 한명씩 차례차례 질문을 했다.
그래...건희는(중2) 올해 시작부터 오늘까지 예배태도와 달라진 점이 무엇이니?
-없는데요.
그렇구나....
민기는(중1) 어떠니?
-저는요. 성경책을 항상 갖고 다녀요.
혁이는(중1) 어떠니?
-저는 한달동안 안나왔잔아요...그게요..친구가 자기네 교회오면 문상을 준다고해서.거기 갔어요. 근데..한번가고 안갈려고 하니까 이상한거에요...그래서 더 간거에요.
민수는(중2) 어떠니?
-저는요. 예배시간에 떠들구요. 게임하구요. 찬양할때도 가만히 서있어요.
용현이는(중3) 어떠니?
-저는 늘 똑 같은데요.
민성이는(중1) 어떠니?
-전 노코멘트에요.
그래...모두에게 하나 더 물어볼게.
그럼 각자의 예배태도는 그렇고 우리의 예배태도는 어떠니? 괜찮다고 여기니?
(........)
말이 없는 것은 괜찮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되나?
(건희, 민수, 용현: 네.....)
그래...질문에 얘기해줘서 고맙다...선생님이 너희들에게 몇가지 하고픈 말이 있는데 들어줄수 있니?
모두....네. 괜찮아요..!!!
올해초에 우리반이 생기고 나와 너희들이 만나서 두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성경책, 볼펜, 메모지는 늘 가지고 다니기(메모지는 성경책 안에 들어갈만한 사이즈로.....)
둘째-예배시간 최소 5분전에 와서 오늘 선포될 말씀을 한번 읽어보기
지켜질때도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을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너희 생각은 어떠니?
..........(민수: 거의 안했죠.)
용현이는 지금까지 거의 일년내내 선생님이 성경책을 가지고 다니라고 얘기해도 늘 웃고 넘기지....
딱 두번 가져왔었다. 왜 안가져오냐고 하면 엄마가 안사준다고 한다는 말만 한다.
너는 중3인데 언제까지 엄마가 주일날 너의 성경책을 챙겨줘야 하니? 그리고 선생님 생각엔 부모님이 안챙겨준 것이 아니라 네가 성경책을 몇번 잃어버린것 같고 그뒤로 부모님이 안챙겨주시는 것 같은데 아니니? -(용현: 네..마자요) 또 그동안 용돈과 명절때 받은 용돈의 일부였으면 성경책을 준비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부모님이 안준다고 할것인지 궁금하다.
건희는 교회오기 싫은데 엄마가 등떠밀어서 오는거 알고 있다. 맞니? (네...) 그래도 대단하다..집안에 큰일이나 학교일 빼면 거의 예배를 빠지지않고 오는게 기특하다. 그러나 건희가 드리는 예배태도는 참 마음이 아프구나...거의 침대에 누운사람처럼 기대어 드리는 태도는 어찌...올해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거니.
민성이는 와서 가방풀고 성경책 꺼내면 바로 엎드리는 자세는 늘 똑같다, 그리고 선생님이 뭔갈 물으면 늘 대답도 똑같다. 노코멘트 할게요. 거기에 한번 더 물으면 버럭하고.....
민기는 다니엘학습 할때는 새벽기도도 곧잘나오고 예배때 말씀도 잘 받아 적고 하더니 갈수록 예배오는 시간도 늦어지고 말씀메모장은 어디로 간거니?(........)
혁아...네가 OO중학생인데 다 같은 학교라고 다른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면 그 학교 학생이 되는거니?
어떻게 친구가 문상을 준다고 해서 그 교회를 가는게 말이 되니? 부모님도 아시니? 어떻게 생각하니?(죄송합니다.)
나에게 죄송할 일이 아니다...
민수야...넌 아까 목사님께 예배중에도 혼났으면서 어떻게 계속 옆친구하고 얘기하고 전화기를 계속 만져?(.......)
건희: 선생님 엄마한테 문자 보냈어요?
나: 무슨 문자?
건희: 전에 엄마한테 문자보낸다고 전번 물어봤잔아요.
나: 아직도 고민중이다.
건희:무슨 문자 보낼건데요.
나:너희들의 예배에 대해서...
이런 얘기 기분나쁘고 자존심 상할 수 있는거 알지만 해야겠다.
선생님 딸 4살인거 알지? (네.....) 선생님 딸도 그렇고 우리교회 4~7세 아이들이 4층에서 예배를 드린다.
선생님은 가끔 그 아이들 예배를 보곤한다. 그때마다 나의 예배태도도 반성하고 너희들 생각도 한다.
어떨땐 너희들을 불러서 그 아이들의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때가 있다.
너희도 저만한 아이들이었을땐 예배를 저렇게 잘 드렸을텐데.....하고 말이다.
일년이 다되어가는 이 시점에 우리의 예배태도가 얼마나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지 돌아봤으면 좋겠다.
아니 지금 우리의 태도가 얼마나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희들이 이렇게까지 하는데 내가 도운 것 같아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나 혼자선 너희들의 예배태도를 고치기가 너무 어렵고 이대로 내버려 두자니 너희에게 너무 미안하고
선생님 양심에 찔려서 부모님들과 얘기해서 대안을 찾아볼 생각으로 부모님 연락처를 모두 달라고 한건데
선생님도 아직 어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중에 있다.
선생님이 예전에 초등부선생님 할때 맡았던 아이들이 지금 고등부 형, 누나들이다.
너희들 고등부 많이 무시하지?...너희들이 무시하지 않아도 난 지금 고등부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때 내가 모른척하고 넘어가서 지금 아이들이 저러는건가...하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 또 그런 생각을 한다. 지금 너희들을 이대로두면 고등부 형, 누나들처럼 대학부 형, 누나들처럼
예배한번 오는게 벼슬인양 아는 아이들처럼 될까봐. 헌금 천원 이천원 내는걸 큰 인심쓰는것처럼 의시댈까봐.
그리고 무엇보다...싫은건...내가 점점 너희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데 싫다.
너희들은 있는 그대로 좋은 아이들인데 너희들이 보여주는 나쁜태도 하나로 인해 내가 점점 너희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게 싫다. 혁이는 지금 주니어대표를 하고 있고 또 국가대표 스키선수가 되는게 꿈이다. 민수는 야구선수가 되서 기아로 스카웃되는게 꿈이다. 민기는 공무원이 되는게 꿈이다. 그리고 몇몇 꿈이 없는 친구들은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찾게 해달라고 찾아서 크게 쓰임받게 해달라고 기도중이다. 너희들은 그 꿈을 위해, 꿈을 찾기 위해 준비하니?...얼마전부터 너희들 기도를 할때마다 입술이 잘 안떨어져...근데 있잔아...그게 너무 슬퍼진다. 왜 너희들을 기도하는데 입술이 떨어지려 하지 않고 마음이 탁하고 막힌것처럼 답답한지....그리고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지...그러고 싶지 않은데 말야.....
너희 중에 누가 교회를 떠나거나 내가 이 교회를 떠나지 않는 이상 우리는 계속 만날사이인데 나중에라도 볼때마다 누구를 누구를 이때 모습으로 기억해서 계속 미워하게 될까봐 싫다.
너희들이 초등학생이 아니고 그래도 생각을 하는 중학생들이기에 선택권을 주려한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다음주부터는 선택을 하고 오기 바란다. 할 수 있겠니? (네....)
..............중략
오늘 목사님께서 지적해주신것도 있고, 우리가 스스로 돌아봐도 예배태도가 엉망이며 그렇게 일년을 보내버린게
속상하다. 그리고 화가 많이 났는데 너희들에게 감정상하게 전달된게 아닌지 모르겠다.
선생님 얘기중에서 너희들 감정상하게 한것이 있다면 미안하구나.
6일동안의 너희들 생활은 내가 알 수 없다. 너희 몫이며, 부모님 몫이며, 학교 몫이지.
그러나 안식일 하루, 거룩한 주일 하루만큼은 내가 너희들을 책임지고 우리가 서로 우리를 돕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로 인해, 우리로 인해 조금은 하나님이 기뻐하셨으면 좋겠다.
마음이 무겁고, 미묘해서 잠도 오지 않는다.
학교는 방학을 했다. 혁신학교여서...일정이 조금 다른 탓에...
방학중에 학생들이 최소6명~최대12명이 팀을 구성, 선생님 한분을 섭외하여 각자 자비부담으로 2박3일 체험활동여행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이 있다. 1학기 중간방학때는 부산가는팀에 섭외되어 부산을 다녀왔고
이번엔 제부도팀에 섭외되어 내일 아니 오늘 아침에 떠나야 하는데...아직 짐도 못챙겼다.
아우~! 얘네들은 이 추운데 왜 바다로 가는 일정을 잡은겨...증말 ~! ㅎ
첫댓글 우리의 모습도 하나님 보실 때는 문제투성이... 겠지요? 노래도 참 좋네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