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4일 월요일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장엄한 행군
* 울릉도 재입도 성공
어제와 똑같은 순서로 영일만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포항연안여객터미널로 갔다. 다행이 오늘은 일기도 좋고 파고도 어제보다는 낮아 울릉도에 갈 수 있을거라는 예측이다. 포항연안여객터미널에는 인터넷 PC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따로이 방이 마련되어 있었다. 잠시 배를 기다리는 시간을 틈내어 가족에게 이메일로 안전함을 전송하고 나의 시 카페에 안부글을 올렸다. 10시 정각에 썬플라워호는 울릉도를 향해 출항했다. 오늘은 기관사가 물너울이 심해 제1항로로 못 가고 제2항로로 간다는 안내 방송만 하고 잠잠했다. 날씨도 쾌청하여 바다 풍경과 뱃길에 부서지는 하얀 물보라가 장관이다. 맑은 날 배와 바다는 아름다운 향연이다. 지상의 어느 축제가 저리도 아름다울까. 배 양쪽에서 솟구치는 물보라가 하나로 중앙에서 만나 솟구친다. 하얗게 튀어오르는 물방울을 보며 생의 환희를 느낀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단체 객실 C실이다. 이곳이 그래도 배멀미를 덜하는 안전한 곳이다. 다들 시체처럼 누워있지만 평화로운 휴식이다. 시속 100km의 자가용 속도와 동일하다고 어느 분이 말해준다. 다행히 심하지 않은 파도로 오늘은 접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육안으로도 알 수 있었다. 어제는 배가 지나간 자리를 사나운 파도가 금새 달려들어 메웠지만, 오늘은 배가 지나간 자리에 하얀 길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뱃길을 알려주는 부표인듯한 천연 색상의 빨노초 깃발이 간간히 보인다.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배의 창가에 기대어 바다를 바라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갔다. ‘바다를 가르며 하얀 피가 난다’고 무세중 교수는 시처럼 읊었다. 미술 교수인데 감성은 시인과 동일했다. 오후 1시 30분에 배는 무사히 울릉도에 도착했다. 재입도에 성공한 것이다. 조려온 마음만큼 기쁨이 컸다. 울릉도 선착장에서 사물패 장단으로 독도 수호식을 올리고 급히 독도로 가기 위해 이동했다.
포항에서 썬플라워호로 3시간을 달려 울릉도 도동항구에 내린 신비의 섬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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